엄마의 일기

[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오늘도 소녀는 밤늦도록 엄마의 동굴에서 나 홀로 머물며 뒤척이다가 엄마의 일기장을 열었다. 육지 생활 9년에 엄마는 많이 힘들어했었구나 하고 소녀는 생각을 했다. 엄마의 일기장을 읽어가던 소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오늘이 벌써 당신이 나를 버리고 떠나간 지 7 개월이나 흘러갔네요. 아직도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왜, 그날 이른 새벽에 말없이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잠든 나를 깨우지도 않고, 인사도 없이 소리 없이 집을 떠나갔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어딜 갔다고나 며칠 후에 돌아온다고 메모 한 장 없이 가버린 당신의 흔적은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요. 텅 빈 집에 혼자 있을 수 없어 어머니에게로 돌아와 소라 섬에 머물게 되었어요. 여기 나의 유일한 공간, 소라 동굴에 있으면서 당신이 돌아올까 하는 기다림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오. 여기 동굴 안에서 바라보는 것은 오직 해와 구름 그리고 달과 별들 뿐이에요. 불쌍한 나의 어머니는 아침마다 이 동굴로 음식을 차려 놓고 가신다오. 점점 불러오는 내 배속에 있는 어린 아기는 이러한 엄마의 애절함을 모르고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어요. 당신을 잊으려 해도, 포기하려고 해도 밤이 깊어질수록 더욱 생생하게 내 마음을 애절하게 만들고 마네요. 다시 해가 뜨고 달이 떠도 내 마음은 멈추지 못하네요."


소녀는 아버지가 한없이 미워지고 있었다. 이토록 기다리는 어머니의 애절함을 소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녀도 어머니처럼 아침에 해가 솟고 구름들이 나타났다가 서서히 어두워지며 달이 뜨고 별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 모습을 엄마의 동굴에 머물며 회상하고 있었다.


"결국 어머니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저 하늘나라로 가셨구나~ 나는 어머니의 몫까지 챙겨서 더욱 보람되게 살아줄거야!"

소녀는 엄마의 일기장을 내려놓고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큰소리로 외쳤다.


"엄마~ 내가 엄마의 몫까지 살아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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