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미국에서 기술자가 왔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창작동화 편]
10. 미국에서 기술자가 찾아왔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소녀는 섬 목사님이 편지를 가져갔을 때에는 미국에 계신 두 분께 빨리 전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었다. 그리고 보름이 지나고서 목사님이 미국인 남자 두 분을 모시고 소라 섬에 찾아오셨다. 섬 목사님은 소녀에게 미국인 기술자 두 분을 소개를 했다. 미국인 남자 두 분의 이름은 카이와 카슨이라 부른다. 두 분은 쌍둥이 형제이었다. 카이는 소녀에게 편지를 건넸다. 소녀는 편지를 받아 조심스럽게 봉투를 개봉하고는 내용을 읽었다. 미국에 계신 스미스 씨와 엘리자 부인에게서 온 편지였다.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 편지를 전하는 두 분은 소녀를 위해 소라 섬에 등대를 설치해줄 분이시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놀라지 말고 잘 도와드리라고 했다. 할머니는 손님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대접했다. 목사님의 설명을 들은 할머니와 소녀는 미국인 두 분에게 수고하시라고 인사를 했다. 잠시 후에 섬 목사님은 소녀에게 두 분을 모시고 섬을 구경시켜드리라고 말했다. 카이와 카슨는 소라 섬이 그렇게 큰 섬이 아니라서 소라 섬을 살펴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미국인 카이와 카슨은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섬의 크기와 구조를 측정을 했다. 그리고 두 분은 소녀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할머니는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 놓으셨다. 목사님도 할머니를 도와드렸다. 미국인 카이와 카슨은 식사를 마치고 소녀에게 말했다.
“섬이 아담하고 참 아름답습니다. 덕분에 잘 살펴보았습니다. 다시 저희가 미국으로 가서 제작해서 재료들을 운반해 올 것입니다. 아마도 한 달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때에 다시 뵙지요.”
소녀는 영어로 말하는 것을 잘 알아들었다. 그리고 소녀도 영어로 두 분께 말했다.
“먼 길을 오셔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제가 해야 할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아니, 없습니다. 저희가 다 알아서 할 것입니다. 등대와 태양광 발전기와 위성통신을 설치하게 됩니다. 모든 비용은 미국에 계신 스미스 씨가 제공할 것입니다. 혹시 등대에 대해 생각해 둔 것이 있으면 말해주시지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아는 게 없어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카이와 카슨 두 분이 알아서 해 주세요.”
“그럼, 스미스 씨와 엘리자 부인과 상의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저희는 돌아가겠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미국인 카이와 카슨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사님과 함께 소라 섬을 떠났다. 할머니도 소녀도 갑자기 일어난 일들이라서 한참 동안 마루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소녀는 멀리 바다 위에 달이 보이자 할머니에게 손으로 달을 가리키며 말했다.
“할머니, 저기 달이 일찍 나왔네요. 뭔가 할 말이 있나 봐요.”
할머니는 그럴 거라는 듯이 대답 대신 고개를 끄떡였다. 소녀는 할머니의 팔을 감싸 안고는 달을 지켜보고 있었다. 할머니도 말없이 달을 바라보고 계셨다. 할머니와 소녀는 별 생각이 없어서 간단하게 과일과 찐 감자를 먹었다. 그리고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할머니는 심적으로 많이 피곤하셨나 보다 자리에 눕자 바로 잠이 들었다. 그러나 소녀는 별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침대에 누운 채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에 달이 창가에 다가와서 말했다.
“마음이 심란하니? 왜 아직 잠들지 못하고 있어?”
“응, 마음이 묘해! 사람들은 변화하는 걸 두려워한다지.”
“당연하지 않니?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환경이 바뀌면 두려워하지.”
“무엇이 두려운 걸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줄까?”
“뭔데?”
“노아의 아들이 셋이 있는 것은 알지?”
“알아~”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노아의 아들이 셋이 있었는데, 셈과 함과 야벳이었지. 이들이 땅 위에 흩어져 살았는데, 함은 가나안을 중심으로 해서 아프리카에 거주하며 살았고, 야벳은 주로 바닷가를 끼고 있는 곳에 거주하며 유럽에 살았으며, 셈은 주로 산간지역에 거주하며 소아시아 지역에 살았다고 한단다. 그런데 함의 후손들은 각종 미신들을 잘 섬기는 편이며, 한 곳에 머물며 살았다고 하지. 그리고 셈의 후손들은 유목생활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살았다고 하지. 그리고 야벳의 후손들은 바닷가에 주로 살다 보니 항해를 하며 먼 곳까지 돌아다니며 개척하며 살았다고 한단다.”
“참 재밌는 이야기네. 그래서 …….”
“그렇게 흩어져 살기 전에 함의 후손 중에 하나님도 인정하는 영웅이라는 니므롯이 태어났지. 그는 사람들을 시널 평야 주변에 모이게 하고는 일인 통치를 하려고 했던 거야.”
“그런데 …….”
“여호와께서 인간들이 어떻게 하나 보려고 땅에 내려오신 거야. 그런데 인간이 인간을 다스리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 거야. 이때는 인간들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했거든……. 그래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게 했지. 그랬더니 인간들이 흩어지게 되었던 거야. 그때부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들끼리 모여 살게 된 거지.”
“그랬구나. 그래서 나라마다 말이 다른 것이었네.”
“그때에 인간들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 거야. 한 인간이 일인 통치를 할 때부터 두려움이 있었지. 같은 언어를 하는 인간들끼리 여러 곳으로 흩어져 민족을 이루며 살아가면서도 항상 두려움을 버릴 수가 없었던 거야.”
“그렇구나. 그래서 민족끼리 싸우고 나라끼리 싸우는 것이네.”
“그게 왜 그렇겠니? 다 두려움 때문이지.”
“이제 알 것 같다. 알고 나니 잠이 오려고 해!”
“잘 자!”
소녀는 잠에 들었고 달은 미소를 지으며 창문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깊이 잠이 든 소녀는 꿈속에서 엄마를 만났다. 소녀는 엄마의 동굴 속에서 엄마와 함께 있었다. 둘이 나란히 앉아 동굴 밖을 바라보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소라야, 내가 너와 같은 나이였을 때이지. 여기 동굴을 처음 발견한 때였어. 나중에는 나의 유일한 장소가 되었지. 지금 너하고 같이 있으니 엄마는 참 기쁘단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어서 여기에 오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단다. 그런데 너하고 여기 올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단다.”
소녀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소녀는 엄마에게 묻고 싶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엄마, 엄마는 왜 날 낳고 일찍 하늘나라로 간 거야? 내가 미웠어?”
“아니란다. 어찌 너를 미워하겠니?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내 배속에서 너랑 이백팔십 일을 같이 있었는데 어찌 미워하겠니? 엄마는 단지 아빠를 기다리다 지쳤던 거야. 그래서 앓다가 세상을 떠난 거지. 너에게는 너무나 미안했단다. 할머니께 너를 부탁하고서야 엄마는 마음을 놓고서 하늘나라로 갈 수가 있었단다.”
“난 엄마의 얼굴도 몰랐어. 여기 동굴에 와서 엄마랑 나랑 함께 찍은 사진을 본 거야. 엄마는 참 예뻤어. 그렇지?”
“네가 그렇게 생각해주니 참 고맙구나. 더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아냐, 엄마랑 이렇게 같이 있는 것으로 만족해! 이제 엄마를 사랑할 수 있을 거야. 사랑해!”
“그래 엄마도 너를 사랑한단다. 너를 위해 엄마는 항상 기도하고 있단다.”
“엄마~”
소녀는 엄마를 큰소리로 불렀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밖에는 어두웠다. 소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창가에 서서 엄마 동굴 쪽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에 달이 엄마의 동굴 위에 떠있었다.
“달아, 거기에 있었어?”
“그래, 엄마와 대화를 좀 해봤니?”
“넌 어떻게 알았어? 내 꿈까지 염탐한 거야?”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가 어디 있어?”
“지금 네가 말했잖아? 내 꿈까지 어떻게 알았어?”
“어찌 내가 그러해! 나는 하나님의 도구일 뿐이야.”
소녀는 뻔히 알면서도 달을 놀리려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다. 그러면서 소녀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하나님, 감사해요. 잠시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소녀는 일어나 할머니 방으로 갔다. 할머니는 아직 자고 계셨다. 소녀는 슬그머니 이불속으로 들어가 할머니의 곁에 누웠다. 그러자 할머니는 소녀가 옆에 온 것을 알고는 팔로 소녀를 끌어안았다. 소녀도 할머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할머니 품에서 엄마 냄새가 나네.”
소녀는 엄마를 생각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할머니도 소녀를 엄마의 어렸을 때로 생각하며 소녀와 함께 다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