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순수함을 지켜주는 침묵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32. 순수함을 지켜주는 침묵


인간이 침묵과 연관되어 있을 때, 인간은 자신의 지식으로 인해서 무거운 짐을 지지 않는다. 그에게서 짐을 덜어주는 것이다. 예전의 인간은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었을지라도 짓눌리지 않았다. 그 지식을 침묵이 인간과 함께 짊어졌던 것이다.

지식은 인간 내부에서 울혈 되지 않았고, 자식의 과잉은 침묵 속에서 사라졌으며, 그리하여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순수함으로써 사물 앞에 섰다.

그러한 인간의 경우에는 인식의 틀 전체에 침묵이 짜여 들어가 있다. 모든 것을 벗겨서 드러내고 하는 충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많은 사물들을 언어로써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침묵에게도 사물들에 대한 한몫을 부여한다.

<침묵의 세계/막스 피카르트 지음>



빵을 만들 때에 이스트가 필요하다. 적당히 부풀어야 제 맛을 낸다. 이처럼 침묵은 지식의 무거움을 덜어줄 뿐 아니라 가장 적절한 활용을 하도록 도와준다.

예전에 인간들은 지식에 대해 침묵을 많이 활용했다. 때로는 침묵이 지식을 지켜주기도 했고, 지식 과잉을 덜어주기도 했다. 더욱이 인간의 인식에 틀을 알맞게 짜주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지식정보 시대에는 침묵은 그 자리를 잃었다. 무분별한 지식의 남용과 악용까지 널뛰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인간의 인식의 틀은 무너져버렸다. 점점 지식의 충돌이 인간의 인식마저도 혼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점점 인간은 침묵을 잃어버림으로써 인간의 순수함과 인간의 본질을 망각하고 말았다. 이성이 없는 야성, 짐승의 모습으로 닦달을 하고 있다. 결국 인간은 불안과 욕망으로 얼룩져버리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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