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한 라마승의 행복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33. 한 라마승의 행복


오늘 어쩜 레에 계시는 어머님이 오실지 모른다며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물통을 메고 사원으로 오르는 소남이 행복해 보입니다. 축제는 오후 한 시부터 시작합니다.

소남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 먼 길을 오실 어머님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님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 76세입니다. 작년 축제 때도 못 오셨는데, 올해는 꼭 오신다고 했어요.”


소남의 눈에 물기가 번집니다. 난 이곳까지 왔던 길을 생각해봅니다. 그 연세로 30시간의 버스여행을 견딜 수 있을지. 전쟁 지역인 카르길을 무사히 지나올 수 있을지, 또 버스가 레에서 출발하긴 할 건지, 내 가족 일처럼 걱정됩니다.

소남도 걱정스러운 눈치입니다. 그래도 어머님이 오시면 드실 걸 준비해두어야 한다며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선반에 얹어둔 냄비를 닦고 보릿가루 참바를 통에 채우고 비스킷은 나무상자에 넣어둡니다. 나무상자 속에는 진주목걸이도 있었습니다. 어머님이 오시면 드릴 선물이랍니다. 압력밥솥에서는 밥이 끓고 다른 솥에는 녹두로 만든 달 요리가 들어 있습니다. 어머니를 만난 지가 오래돼서, 어머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산 히말라야만큼이나 높습니다.

<10루피로 산 행복/ 사진작가 이혜선 지음>



비록 불교에 몸을 담고 있어 불도를 한다 해도 자신을 낳아주신 어머님에 대한 효심은 하늘을 찌르는 법입니다. 아무리 불심이 크다 해도 효심을 넘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기독교에도 효심을 저버린 믿음은 하나님을 감동케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정에 구심력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인 것입니다. 문뜩 어머님 은혜의 가사가 생각납니다. 아무리 불러도 다함을 이룰 수 없는 노래이지요.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넓고 넓은 바다라고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넓은 게 또 하나 있지

사람되라 이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바다 그보다도 넓은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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