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소라 섬에 친구들을 초청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by trustwons Sep 20. 2021
17. 소라 섬에 친구들을 초청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소녀가 홈스쿨링을 시작한 지 6 개월이 지났다. 소녀가 스스로 짠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한 총시간은 670 시간이었다. 이러한 학습활동을 기록한 일지를 미국에 계신 마더 엘리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그러자 마더 엘리자는 소녀의 학습평가를 위한 학습 평가서를 이메일로 보내었다. 소녀는 받는 즉시 엄숙한 시간에 따라 학습 평가서에 자신이 그동안 학습한 대로 정직하게 모든 질문에 대답을 기재했다. 그리고 바로 마더 엘리자의 이메일로 보냈다. 소녀가 학습 평가서를 받는 시간과 기재하여 보낸 시간이 이메일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자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사랑하는 나의 딸, 소라리자! 그동안 학습활동을 잘 지키고 오늘 학습 평가서의 질문에 답하느라 수고했다. 이제 이 학습 평가서를 봉해져서 미국 정부 교육기관에 보내었단다. 곧 있으면 결과에 대한 통지서가 올 거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파이팅!”
“네, 마이 마더, 저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요.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그랬어? 네가 열심히 했구나. 나도 네가 잘할 거라고 믿었단다. 결과가 나오면 다음 교육과정에 대한 교재가 올 거야. 그동안은 방학인 셈이다. 뭐 하고 지낼 거니?”
“저……. 펜팔 친구들이 여기에 오고 싶다고 했어요. 친구들과 지내고 싶어요.”
“오! 그렇지~ 펜팔 친구들이 있었다고 했었지. 잘 됐네. 이번 여름방학에 오라고 하렴. 내가 지원해줄게.”
“정말요? 와~~~~~~”
“그렇게 좋니? 우리도 시간이 되면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
“예, 마더, 파더, 보고 싶어요. 그럼 오늘 초청할게요.”
소녀는 1학년에서 6학년까지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평가결과와 다음 교육과정인 7학년에서 8학년까지의 교육교재가 오기까지는 자유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소녀는 '우리들의 세계'의 공유 이메일로 펜팔 친구를 초청하게 되었다.
“모두들 안녕! 좋은 소식을 알린다. 이번 여름방학을 여기 소라 섬에 와서 보내는 것은 어떠니? 나의 마더가 허락해주셨다. 일정을 어떻게 할까? -소라리자-”
“와~ 드디어 소라 섬에 갈 수 있게 됐다. 당장 부모께 말씀드려야지……. 기다려~ -엠마-”
“대환영!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왔다~ 그렇잖아도 우리 부모도 매우 궁금해하셨지. 얼마나 가보고 싶었는데. 여긴 벌써 방학했어. 2주 전에 수영 캠핑을 학교의 주관으로 5일간 다녀왔단다. -노라-”
“나도 대환영해~ 여기는 겨울이야! 덕분에 따뜻한 나라에 가게 됐네. 여기도 방학 중이야. 일정은 8월 15일부터 8월 30일까지는 어때? -소피아-”
“그렇게? 너무 길어. 5일간 하자~ 우리 할머니가 수고하셔야 하거든. 내 생각엔 8월 15일에서 8월 20일 정도면 좋을 것 같아. -소라리자-”
“그새 서로 얘기가 된 거야? 나도 그 일정이 좋은 것 같아. 할머니께서 고생이 많으시겠다. 여기 우리 이모를 데리고 갈까? 할머니를 도와달라고? -엠마-”
“그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 할머니와 대화를 해보고……. 엠마! 네가 사는 곳이 시카고잖아? 우리 부모님도 시카고에 사셔. 만날 수 있겠니? -소라리자-"
“맞아, 일전에 말했었지. 시카고에 네 부모가 산다고……. 연락해볼게. -엠마-”
“그럼 정리해보자~ 일정은 8월 15일부터 20일까지니깐. 너희는 14일에 한국에 들어와! 인천공항에 우리 목사님이 마중 나가실 거야. 그리고 20일을 마지막 날로 정하고 그날을 피날레 축제를 하자~ 어때? -소라리자-”
“좋아~ 그날 봐! -노라-”
“나도 좋아, 우리 서로 선물 교환하면 어때? -소피아-”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시중에서 사지 말고 직접 만들어주기~ -소라리자-”
“그래, 그게 좋겠다. -소피아-”
소녀는 펜팔 친구들과 여름방학을 소라 섬에서 함께 지내기로 마음을 먹고는 너무나 흥분되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녀는 쪼르르 할머니께로 갔다.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는 손녀가 호들갑 떨며 요란을 피우자 일손을 놓고는 마루로 와 앉았다. 그리고 손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셨다. 소녀는 할머니를 덥석 끌어안으며 아량을 피웠다. 할머니는 당황하며 손녀의 몸을 밀쳐냈다. 소녀는 안정을 취한 후에 할머니 앞에 바싹 다가가 앉았다.
“음, 할머니, 내가 어떤 부탁을 해도 다 들어줄 거지?”
할머니는 언제는 안 들어주었냐는 듯 고개를 한없이 끄덕이셨다.
“됐어, 그만 흔들어요. 말할게.”
소녀는 다시 심호흡을 한 후에 할머니께 차분히 말했다.
“이번 여름에 우리 소라 섬으로 펜팔 친구들을 초청해서 함께 지낼라고. 허락하는 거지? 미국에 부모도 허락했어. 그리고 응원해주시고 지원도 해주신 됐어.”
할머니는 잠시 생각하는 척하시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셨다. 소녀는 할머니를 덥석 끌어안았다. 그리고 소녀는 자매 섬에 계신 섬 목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목사님, 샬롬!”
“오, 울 소라! 웬일이지?”
“이번 여름에 저의 펜팔 친구들을 여기로 초청했어요. 목사님이 도와주셔야 해요.”
“무슨 도움?”
“14일에 인천공항으로 저의 친구들이 오면 누가 마중 나가요? 목사님이 도와주셔야죠.”
섬 목사님은 슬쩍 장난 끼가 생각났다. 목사님은 웃으시면서 말했다.
“울 소라가 초청했으니 본인이 마중 나가야지……. 그게 당연한 거 아닐까?”
“제가 어떻게요.”
소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혼잣말로 내가 어떻게, 내가 어떻게 하며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자 목사님은 한바탕 웃으시고는 말했다.
“소라야, 알았다. 당연 내가 마중 가야지. 안심해~”
“목사님! 감사합니다. 우리 목사님 최고!”
“그러지 말고 같이 가면 어떠냐? 친구들도 좋아할 걸~”
“저도요? 할머니께 여쭤볼 게요.”
“그래.”
소녀는 전화기를 놓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그때에 할머니가 소녀에게 다가오셨다. 그리고 소녀에게 메모를 보여주었다.
“다녀오렴. 목사님과 함께 가서 친구들을 데리고 오렴. 할머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말? 우리 할머니~ 최고야!”
소녀는 일어나 할머니를 부둥켜안고는 덩실덩실 춤을 췄다. 할머니도 함빡 웃음을 지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