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침묵의 존재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36. 침묵의 존재


침묵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인간은 침묵에 의해서 관찰당한다. 인간이 침묵을 관찰하기보다는 침묵이 인간을 관찰한다. 인간은 침묵을 시험하지 않지만, 침묵은 인간을 시험한다. 오직 말(언어)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상상할 수 없지만, 오직 침묵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아마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침묵은 자기 자신 안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침묵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완전하게 가득 채운다. … 침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하게 현존한다. 침묵은 그 어느 먼 곳까지라도 뻗어가지만, 우리에게 가까이, 우리 자신의 몸처럼 느낄 정도로 가까이 있다. 침묵은 잡을 수는 없지만, 옷감처럼, 직물처럼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침묵은 언어로써 규정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이며 분명한 것이다. 멀고 가까움, 멀리 있음과 지금 여기 있음 그리고 특수와 보편이 그처럼 한 통일체 속에 나란히 존재하는 것은 침묵 말고는 다른 어떤 현상에도 없다.

<침묵의 세계/막스 피칼트 지음>



언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침묵은 있었다는 말이다. 언어는 육을 가진 인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신의 세계에는 언어가 필요 없다. 언어는 유일하게도 영혼이 있는 인간에게만 있다. 침묵은 신의 영역에까지 뻗어있다. 침묵은 인간을 신에게 이끌어준다.

입술로 중얼거리는 기도도 신은 듣지만, 침묵의 기도를 더 기뻐하신다. 침묵의 기도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침묵은 영적 범주에 있다. 그러므로 오직 피조세계를 창조한 창조자만이 침묵의 세계를 다스리고 관리하신다.

사탄(악마)도 역시 피조세계에 속한다. 그러므로 사탄은 인간의 침묵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 단지 인간의 언행과 몸짓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그래서 창조주 하나님은 침묵의 기도를 더 좋아하신다. 그 침묵의 소리는 하나님과 인간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Sister's I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