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들어준다면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41. 들어준다면


아이의 말을 참으로 잘 들어주는 일은 진정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그런 수고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도록 동기를 주는 사랑이 없다면 그 일은 행동으로 옮길 수가 없다.

왜 그런 일을 해야 할까? 첫째로 당신이 그렇게 관심을 가는 것이 당신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존중감의 가장 좋은 구체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아이들은 자신이 귀중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귀중한 것들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다. 셋째로는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면 줄수록 당신은 아이들이 말하고 쉬고 더듬거리는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재잘거림 속에서 아이가 참으로 가치 있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넷째로 당신 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은 더욱더 잘 가르칠 수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아이들이 당신이 그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독특한 점을 이해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꺼이 당신의 말에 순종하고 당신이 그들을 대했던 것처럼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캇 펙 지음>



한국의 가정이나 사회에서는 들어주는 사람보다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려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윗사람일수록 심하다. 신세대들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존중과 사랑의 상실감에서 빚져진 결과이다. 들어줌은 인간관계의 기초이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학생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란 것은 서로 상대편의 대화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의 말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서로가 불편함 없이 장시간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오늘의 한국의 실정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히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환경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파고다 공원에서 한 노인의 하소연을 장시간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일부러 파고다공원을 다시 찾아갔다. 그러자 그 노인은 날 반기며 장시간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듣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만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러한 관계의 상실성은 더욱 자신들을 고립시키고 외롭게 할 뿐이다. 그럼 가정에서는 어떨까? 마찬가지이다. 식구들이 모여 대화를 할까? 아니다. TV를 보던가 아니면 각자의 폰을 들여다볼 뿐이다. 간혹 대화를 한다고 하면 오래가지 못해 감정이 상하고 흩어지고 만다.

이러한 환경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조선 오백 년의 문화라고 말이다. 신분사회, 유교 전통성, 동방예의지……. 이러한 것들과 자본주의 문화의 융합된 사회라고 생각된다. 특히 한국 언어에서부터 상하 계층을 상징하고 있다. 철저한 존댓말과 웃어른을 존칭 하는 언어 그리고 부와 직위에 따른 상호 수직관계 등이 한국사회에 뿌리가 깊다.

이러한 계층 사회에서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절대로 평등사회, 개인의 자유……. 이러한 것은 한국 정통성 바탕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극히 제한된 평등과 자유를 형성할 뿐이다. 이런 것을 보고 누가 말했다.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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