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동화 편]
깊은 산골에는 작은 흙집에 열 살 된 계집아이가 홀아비와 살고 있었다. 홀아비는 나무를 해서 마을에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었다. 눈이 많이 온 날에 아내가 아기를 낳게 되었는데, 산파 노인을 불러 올 수가 없어서 남편이 손수 아기를 받아내었다. 이때부터 아내는 시름시름 앓다가 얼마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때에 태어난 아기가 바로 홀아비와 함께 사는 계집아이 었다. 홀아비는 염소의 젖으로 아기를 키웠으나 아이의 이름조차 지워주지 못했다.
이 깊은 산골에는 찾아오는 사람이란 없었다. 계집아이에게는 오직 봄이 오면 찾아오는 나비들 뿐이었다. 흰나비, 호랑나비, 제비나비, 그리고 부전나비, 태극 나비 등 많은 나비들이 찾아와서 계집아이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골짜기 물가에서 발을 씻고 있는 계집아이의 머리 위에 제비나비 한 마리가 남실 춤을 추며 날아와서 앉았다. 계집아이는 물을 튕기며 손을 높이 들어 올리니 제비나비가 날아 올라서는 계집아이의 머리 위를 맴돌다가 손등에 앉았다. 계집아이는 살며시 손을 내리고 손등을 바라보니 제비나비가 반갑다고 날갯짓을 흔들어 보였다. 계집아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는 턱을 들어 올리니 제비나비가 계집아이의 입가에 와 살짝 앉았다가 날아갔다. 잠시 후에 호랑나비도 날아오고, 부전나비도 날아왔다. 나비들이 계집아이의 머리 위를 팔랑팔랑 날아다니다가 멀리 날아갔다. 계집아이는 바위 위에 올라가 팔 베고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나는 나비가 될 거야! 나비가 돼서 저 높은 하늘을 훨훨 날아올라가 엄마의 품에 안길 거야!"
계집아이는 팔 베고 누운 채로 사르르 잠이 들었다. 잠이 든 계집아이 주변에는 나비들이 훨훨 날아와 앉았다. 제비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흰나비, 부전나비, 그 외에도 이름 모를 나비들도 날아와 계집아이 주변에 앉았다. 잠이든 계집아이의 얼굴에서는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아마 꿈속에서 계집아이는 나비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서 엄마에게로 날아갔나 보다. 마치 제비나비가 날아와 계집아이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였듯이 계집아이는 나비가 되어 엄마의 입술에 뽀뽀를 했겠지. 봄바람도 살며시 불어와 계집아이의 이불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