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펜팔 친구를 만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by trustwons Sep 24. 2021
19. 펜팔 친구를 만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해가 저물고 어둠이 하늘을 덮었다. 전에 같으면 어둠이 내리면 호롱불 아래에서 소녀는 일찍 잠자리에 누웠을 것이다. 지금은 소라 섬에도 전기가 들어온다. 소녀는 밝은 전등 아래에서 할머니와 저녁식사를 했다.
“할머니, 오늘 저는 교회에 있다가 인천공항으로 가요. 혼자 있어도 괜찮죠?”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다 아는 일인데 뭔 새삼스럽게 그러냐는 듯이 눈을 휘둥그레 하셨다. 소녀는 히죽 웃었다. 할머니의 표정이 너무 웃겼던 것이다. 오늘은 소녀가 설거지를 혼자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바로 부엌으로 상을 옮겨 갔다. 할머니는 마루에 그대로 앉아 태양광 전등 아래 마당이 환하게 밝아져 있는 것에 넋을 잃은 듯이 바라보고 계셨다. 소녀는 그릇들을 깨끗이 씻어서 제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소녀는 마루로 나와 할머니 곁에 앉았다.
“할머니, 왜 이러고 있어? 어디 아파?”
할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는 할머니는 소녀의 손을 끌어당겼다. 할머니는 두 손으로 소녀의 손을 곱게 쓸러 내시며 흡족한 표정을 지으셨다. 소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이러지 말고 우리 텔레비전을 봐요.”
소녀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자리까지 펴놓고는 앉혔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켰다. 요즘 할머니는 드라마에 흥미를 느껴져서 자주 보는 편이었다. 할머니와 소녀는 늦도록 채널을 돌려가며 시청을 하였다. 텔레비전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며 종료를 알렸다. 소녀는 할머니를 자리에 눕혀드리고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때에 누가 창문을 두드렸다. 소녀는 창문을 향해 다가가니 교회 최 집사님이 손짓을 했다. 빨리 나오라는 것이었다. 소녀는 옷을 신속히 갈아입고는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 최 집사님을 따라 배를 타고 자매 섬으로 갔다. 교회에는 목사님과 사모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그리고 교회의 중등부 친구들이 몇 명이 와 있었다.
“어서 와! 피곤하지? 여기 따듯한 차를 마셔.”
교회의 사모님이 차를 내 오셨다. 교회 친구들은 이미 와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너희들은 왜 여기 있어? 같이 갈려고?”
“아냐, 네가 심심해할까 봐 동무하러 온 거야.”
“고마워, 목사님! 사모님! 너무 죄송해요. 저 때문에 이렇게 수고하시게 됐어요.”
“아니다. 이건 우리 교회에도 큰 행사야.”
목사님은 웃으시며 말했다. 사모님은 소녀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할머니는 주무시니?”
“예, 제가 자리를 펴 드렸어요. 그리고 주무시는 것 보고 왔어요.”
“잘했다. 어쩜 기특할꼬!”
소녀는 교회 친구들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멀리 떨어져 계신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최 집사님이 쳐다보고 계셨다. 어느덧 벽시계가 2시를 알리더니 금세 2시 반이 되었다. 친구들은 잘 다녀오라고 하고는 각자 집으로 갔다. 소녀는 목사님과 함께 최 집사님의 배를 타고 육지로 향했다. 배는 30분을 달려서 육지에 도착을 했다. 소녀가 목사님을 따라 터미널에 왔을 때에는 3시 10분이 되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 소녀는 목사님과 함께 올라탔다. 이른 시간이라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버스 안에는 7 명의 손님이 타고 있었다. 리무진 버스는 정확히 3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한 다섯 시간이나 걸리니 잠을 자려무나.”
목사님이 그렇게 말하시고는 눈을 감으셨다. 소녀는 목사님을 힐끔 쳐다보고는 자신도 눈을 감았다. 소녀는 눈을 감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목사님이 소녀를 깨웠다. 소녀는 눈을 뜨자 밖을 쳐다보았다. 인천공항이었다. 소녀는 인천공항에 처음 온 것이다.
“와,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 몇 시예요?”
“지금? 딱 여덟 시구나. 내리자!”
목사님은 시계를 보시더니 그리 말하시고는 먼저 버스에서 내리셨다. 소녀도 목사님의 뒤를 따라 내렸다. 공항 안으로 들어선 소녀는 눈이 커졌다. 공항 안에는 엄청 넓고 높았다. 그리고 멋진 상점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목사님, 소피아가 먼저 왔을 거예요.”
“그래, 어디서 만나기로 했니?”
“출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소녀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그때에 출입구 쪽에 웬 어머니 같은 분과 소녀의 또래로 보이는 사람이 주변을 살피며 기다리는 것을 소녀는 발견했다.
“목사님! 저기, 저분 아닐까요?”
목사님은 소녀가 손짓하는 곳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가갔다. 그러자 소녀는 소피아를 알아보았다.
“소피아~ 나야!”
“어머, 소라리자! 한참 기다렸다.”
소피아는 어머니께 소녀를 소개하고는 목사님께 인사를 했다. 목사님도 소피아에 인사하고는 소피아 어머니께 인사하면서 영어로 말을 했다.
“굿모닝! 안녕하세요. 먼 길을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편안히 왔습니다. 대한항공편으로 왔는데 아주 편했습니다. 친절도 하시고.”
소피아 어머니는 목사님께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시면서 말했다. 소녀도 소피아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에 목사님이 공항 안에 있는 커피숍으로 안내를 했다. 소녀는 공항 안에 있는 시계를 보고는 목사님께 말했다.
“목사님, 곧 있으면 노라도 도착할 거예요. 8시 40분 도착이래요.”
목사님은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소녀에게 말했다.
“아직 시간이 많다. 지금이 8시 30분이니깐 나오려면 9시는 넘어야 될 거야.”
“그래도 노라는 혼자 온다고 했어요. 미리 가서 기다려요.”
소피아도 근심스러운 표정을 하며 안절부절못했다. 소녀가 목사님께 말했다.
“저희 둘이 미리 가 있을 게요. 목사님은 소피아 어머니랑 여기 계셔요.”
“그래, 그러자.”
목사님은 그렇게 소녀에게 말하고는 소피아 어머니께 설명을 해드렸다. 소피아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소피아에게 같이 가라고 했다. 소녀는 소피아의 손을 이끌고 출입구 쪽으로 갔다. 사람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에 한 소녀가 스튜어디스와 함께 나오는 것을 소피아가 보았다.
“저기, 노라 아니야? 여승무원과 함께 오는 소녀~”
“맞아, 노라야!”
소녀는 여승무원과 같이 나오는 노라를 향해 영어로 크게 소리쳤다.
“노라! 여기야. 여기~”
노라는 소녀가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여승무원에게 말했다.
“저기 제 친구들이 나와 있어요.”
노라는 여승무원과 함께 소녀와 소피아가 있는 쪽으로 왔다. 그러자 여승무원은 노라에게 뭐라고 말을 하더니 쪽지를 꺼내어 보였다. 노라는 쪽지에 사인을 했다. 그러자 여승무원은 잘 지내라며 인사를 하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노라는 캐리어 가방을 끌고 소녀와 소피아를 따라 커피숍으로 갔다. 그리고 소피아 어머니께과 목사님께 인사를 했다.
“어서 와요. 혼자 오느라 힘들었겠다. 대단해!”
목사님은 노라에게 격려하는 말을 했다. 소피아 어머니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말을 했다.
“그래요. 노라는 참 훌륭하다. 매사에 혼자 하는 편이니?”
“예, 저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늘 혼자 할 수 있도록 밀어주셔요.”
“참 좋은 모습이다. 여기 소라도 대체로 혼자서 하려고 한단다.”
목사님은 노라를 칭찬하면서 소녀에 대해서도 덧붙여 말했다. 그러더니 목사님은 시계를 다시 보고는 소녀에게 말했다.
“엠마가 도착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구나. 어떻게 시간을 보내지?”
“근처에 바닷가로 구경 가요.”
소녀가 그렇게 말하고는 소피아와 노라에게는 영어로 말해주었다. 소피아도 노라도 좋다고 했다. 목사님은 소피아의 어머니께 아이들의 생각을 말하고는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공항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공항 근처에 있는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리자 소피아와 노라 그리고 소녀도 함성을 질렀다. 우선 점심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목사님은 일행들을 데리고 을왕리 부둣가에 있는 조개구이 집으로 갔다. 그리고 일등 조개구이를 주문했다. 소피아의 어머니도 감탄을 했다. 조개구이가 이렇게 맛있는 줄을 몰랐다고 했다. 소피아도 노라도 맛있다고 신나게 먹었다. 소녀는 늘 집에서 먹는 것들이었기에 덤덤했다. 그러나 친구들이 좋아하니 소녀도 덩달아 좋아했다. 모처럼 배불리 먹었다고들 말했다. 목사님도 덕분에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그리고 조개구이 집 옆에 언덕을 올라가 멋진 커피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목사님은 커피를 주문하고는 소피아의 어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녀는 소피아와 노라를 데리고 언덕을 내려와 조개구이 집 근처에 있는 바위들이 있는 곳으로 왔다. 그리고 조개를 줍기도 하고 게를 쫓아다니기도 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소피아도 노라도 재밌어했다. 노라는 사진기를 꺼내어 소녀와 소피아와 함께 을왕리 해수욕장의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해변으로 나왔다. 거기서도 사진을 찍었다. 갈매기들이 날아와 주변 해변에 앉았다. 소녀는 갈매기 울음소리를 내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갈매기 한 마리가 소녀의 손 위에 날아와 앉았다. 소피아와 노라는 소녀의 손 위에 갈매기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감탄을 했다.
“어떻게 네 손에 갈매기가 앉아 있을 수 있어?”
“나? 갈매기하고 친해!”
소녀의 손에 앉아 있던 갈매기를 날아갔다. 그리고 다시 소녀와 소피아 그리고 노라는 해변을 달렸다. 모래사장에 있는 돌을 들어 바다를 향해 던졌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소녀와 소피아와 노라는 사람들 사이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신나게 놀고 있었다. 그때에 목사님이 소피아의 어머니와 함께 언덕을 내려오셔서는 아이들을 찾았다. 어느새 시간이 3시가 훨씬 넘었다. 아이들을 발견한 목사님은 손을 흔들었다. 소녀는 손을 흔들고 계신 목사님을 발견하고는 소피아와 노라에게 그만 가자고 했다.
“이제 갈 시간이 되었나 봐. 목사님이 우릴 부르시고 계셔.”
소녀는 소피아와 노라를 데리고 목사님께로 왔다. 소피아의 어머니는 소피아에게 말했다.
“재미있나 보구나!”
“응, 너무 재밌어. 여기는 참 아담하고 좋아~”
“맞아요. 여기 해수욕장은 아기자기해요. 그리고 귀엽게 생겼어요.”
노라가 덧붙여 말했다. 소피아도 그렇다고 했다. 목사님은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제 엠마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어간다. 그러니 다시 공항으로 가야겠다.”
그리고는 목사님을 택시를 잡아 소피아의 어머니와 소피아 그리고 노라 그리고 소녀를 택시에 태웠다. 그리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 안에 출구 쪽으로 다 같이 갔다. 마침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소녀는 소피아와 노라와 함께 사람들이 나오는 모습들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목사님과 소피아의 어머니는 아이들 뒤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에 노라가 먼저 엠마를 발견했다. 그리고 소리쳤다.
“저기다! 엠마야~ 여기야~ 여기…….”
엠마는 소라리자의 어머니와 함께 캐리어 가방을 끌고 나오고 있었다. 엠마는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찾았다. 엠마는 소라리자와 소피아와 노라를 발견하고는 급히 캐리어를 끌고 달려왔다. 뒷따라 엘리자도 왔다. 그리고 엘리자는 목사님께 먼저 인사를 했다. 목사님은 인사를 하고는 옆에 계신 소피아의 어머니를 소개를 했다. 한편, 소녀는 엠마와 소피아 그리고 노라가 서로 엉켜서 말하랴 야단법석이었다. 소피아는 을왕리 해수욕장에 대해 신나게 말하고 있었다. 노라도 덩달아 맞장구를 쳤다. 엠마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소라리자의 말을 듣자 하니 또 소피아가 말하고, 소피아의 말을 듣자 하니 노라가 말하고 엠마는 손으로 진정하라는 시늉을 하고는 한 사람씩 말하자고 했다. 그때에 소녀가 말했다.
“여기서 그러지 말고 우리 집에 가는 길에 차에서 대화를 하자. 아주 천천히……. 오케이!”
모두들 좋다고 했다. 그리고는 소녀는 엘리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엘리자의 팔을 꼭 잡았다. 엘리자도 소녀를 두 팔로 감쌌다. 그리고 말했다.
“우리 딸,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친구들이랑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더구나.”
“마더, 미안해요.”
그리고는 소녀는 울먹였다. 엘리자는 소녀의 목소리에 놀라서 꿇어앉아 소녀를 크게 안았다. 소피아와 노라와 엠마는 당황했다. 목사님과 소피아의 어머니는 이해하는 듯이 바라보고 계셨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엘리자는 일어섰고 소녀는 친구들 쪽으로 왔다. 조용해진 친구들은 소녀를 서로 안아주었다. 그리고 목사님의 안내를 따라 공항을 나와 리무진 버스를 탔다. 엘리자는 소피아의 어머니와 함께 자리를 했다. 그리고 목사님은 맨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소녀와 친구들은 버스 안에 맨 끝에 일렬로 앉았다. 그리고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정신이 없이 수다를 떨었다. 리무진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려 다섯 시간 반 만에 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목사님의 전화를 받고 최 집사님은 미리 와 있었다. 터미널에서 일행이 나오는 것을 본 최 집사님은 다가가 인사를 했다. 엘리자는 최 집사님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그리고 목사님이 소피아의 어머니도 소개하고 소녀의 친구들도 소개를 했다. 최 집사님는 인사를 나누고는 배가 있는 부두로 안내를 했다. 그리고 일행을 배에 태우고 자매 섬으로 출발을 했다. 배가 자매 섬에 도착을 하자 교회에서 많은 교인들과 중등부 친구들도 마중 나와 있었다. 소녀의 친구들과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환영을 받으며 교회로 갔다. 늦은 시간인지라 날씨가 매우 어두워졌다. 교회에서는 국수잔치를 벌였다. 소녀의 친구들과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놀라워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저녁식사 대용으로 모두들 둘러앉아 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일행들은 최 집사님의 배로 소라 섬으로 갔다. 소라 섬에서는 할머니가 부두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배가 오는 것을 보고는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손을 흔들었다. 이를 본 엘리자는 반가워서 손을 힘차게 흔들었다. 이제는 할머니도 엘리자에게는 어머니가 되는 셈이다. 배가 도착하고 일행은 집으로 갔다. 최 집사님은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배를 돌려 자매 섬으로 돌아갔다.
모두들 마루에 둘러앉았다. 할머니가 준비한 야식들을 즐겁게 먹었다. 소녀는 친구들을 데리고 자기 방으로 갔다. 그리고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할머니와 함께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영어를 할 줄 몰라서 눈치로 대충 하시고는 그릇들을 부엌으로 가져갔다. 엘리자는 소피아의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때에 소녀가 와서는 엘리자에게 말했다.
“마더, 우리는 등대에 있는 집으로 올라가서 거기서 잘 거예요. 어머니랑 두 분은 제 방에서 주무셔요.”
“그래야겠구나. 괜찮겠니? 할머니가 힘드시겠다. 말이 안 통하니 말이다.”
엘리자가 미안해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소녀는 괜찮다고 말하고는 할머니 방으로 갔다.
“할머니, 괜찮지? 제가 도와드릴게요. 등대에도 전화가 있잖아요. 뭔 일이 있으면 전화해~ 응?”
할머니는 고개를 좌우로 흔드셨다. 그리고 괜찮다고 했다.
“아참, 미안~ 할머니는 말을 못 하신다는 걸 깜빡했네. 미안, 미안.”
소녀는 할머니의 자리를 펴드리고는 방을 나왔다. 소녀는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를 모시고 자기 방으로 갔다. 그리고 친구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친구들은 자기의 필요한 물건만 챙기고 따라 나왔다. 그리고 소녀의 뒤를 따라 바위산으로 올라갔다. 가는 길에는 태양광 가로등들이 있어서 어둡지는 않았다. 등대에 달린 집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선 소녀의 친구들은 함성을 질렀다.
“와~ 멋지다. 여기는 우리들 세상이잖아!”
소녀의 친구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야단이다.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엠마가 큰소리로 말했다.
“소라리자! 너 정말 멋진 친구야~ 야호!”
“맞아! 야호~ 야호~~~”
소녀의 친구들은 침대 위에 뛰어올랐다 뛰어내리고 창문을 열고 고함을 치며 정신이 없다. 이때에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등대 쪽을 바라보며 웃으셨다. 소녀는 친구들에게 진정을 시키고는 각자의 침대를 정해주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 누워서는 서로 떠들며 대화를 밤늦도록 하다가 모두들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