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피리 부는 형아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버들피리 부는 형아


어느 산골 작은 마을에는 염소 두 마리를 키우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형아라 부르는 청년이 있었다. 형아 청년이 사는 마을에서 산언덕을 넘어가면 큰 동네가 있다. 큰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동네에 있는 학교를 다닌다. 그러나 작은 마을에 사는 형아는 일찍이 아버지를 잃고 난 후에는 학교를 다니지 못하였다. 아니 형아는 한 번도 학교를 가본 적이 없었다. 큰 동네의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동안에 형아는 염소 두 마리를 이끌고 산언덕을 넘나 든다. 청년 형아는 수양버들 가지 하나를 따서는 피를 만들어 불며 염소를 돌본다.

"음메~'

멀리 퍼져가는 염소의 울음소리에 동네의 어린아이들이 몰려와 풀을 뜯어 먹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종이를 찢어서 염소에게 먹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형아는 모른 채 하면서 조금 떨어져 있는 나무 그늘에 앉아서 버들피리를 불고 있었다.

"삐리리~ 삐리리~"

여자 아이들은 피리 부는 형아에게 몰려와 둘러앉아서 형아의 버들피리 소리를 듣고 있었다.

"와~ 잘 분다."

"소리가 참 예쁘다. 그치?"

잠시 후에 남자아이들도 몰려와 여자 아이 곁에 끼어 앉았다.

"형아~ 어떻게 불어?"

"형아! 우리도 만들어주라~"

형아는 본래의 이름이 있었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은 염소를 몰며 피리 부는 청년을 형아라고 불렀다. 동네 아이들도 형아의 본래의 이름은 모른다. 그냥 자기들보다 나이가 많으니깐 형아라고 불렀던 것이었다. 이 청년도 자기의 본래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형아라 부르는 것에 별 관심이 없었다. 아이들이 형아라고 부르면 씨잇 웃어줄 뿐이었다. 형아가 큰 동네 근처 산언덕을 지나갈 때면 아이들은 몰려와 염소랑 놀기도 하고 형아의 버들피리 부는 소리를 들으며 즐거워하였다.

형아는 아이들이 피리를 만들어 달라고 성화여서 할 수 없이 버들나무 가지를 꺾어서 즉석에서 버들피리를 만들어 주었다.

"와~ 피리다!"

아이들은 형아가 만들어 준 버들피리를 하나씩 들고는 신바람이 나서 서로 부느라 얼굴들이 벌게져 야단들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열심히 불어 보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삑!"

"푸~"

"형아~ 왜 안돼?"

형아는 다시 버들피리를 불며 시범을 보여주었다. 아이들도 형아를 따라 피리를 불었다.

"삐리리~"

"우와~ 난 돼! "

"나도야~"

아이들은 신났다. 저마다 피리를 불며 형아의 뒤를 따라 산언덕을 내려오고 있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하늘에는 붉은 노을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하나 둘 동네로 내려갔다. 형아만이 산길을 따라 염소를 이끌고 버들피리를 불며 저녁노을 숲 속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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