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섬 소녀 이야기]
소녀는 친구들의 응석에 못 이겨 엄마의 동굴에서 자기로 허락을 했다. 동굴 입구에 소파와 의자에 모여 앉아 소녀와 친구들은 수다를 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이때에 엠마가 말했다.
“우리 넷이 모이니까 대화가 끝이 없다야. 남자들이 여자 셋 이상 모이면 대화가 끝이 없다고 그러잖아~”
“맞아!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좀 말이 많지.”
소피아가 그렇게 응대했다. 그러자 노라가 한마디 했다.
“그게 남자보다 여자가 더 이성적이어서 그래. 남자들은 뭐~ 입이 무겁다나? 웃기지도 않아. 생각이 짧은 거야.”
친구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
“이거 알아? 창조주는 왜 여자를 만드신 지 말이야.”
“글쎄, 아담이 외로워할까 봐? 보기 좋지 않더라고 했지.”
엠마가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고개를 둘레둘레 흔들었다.
“그럼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소피아가 되묻자 소녀는 차분히 말하기 시작했다.
“창조주께서 천지를 창조하심은 사람을 거기 두고자 함이었어. 그래서 모든 것을 다 창조하신 후에야 아담을 창조한 거지.”
“그래서.”
소피아는 재차 물었다. 소녀는 깊이 생각하듯이 여유를 가지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아담을 위해 에덴동산을 꾸미셨어. 그리고 아담의 지혜를 보시고자 모든 생물들의 이름들을 어떻게 짓나 보셨지.”
“그래, 우리도 알아. 그런데 여자는?”
“왜 창조주께서 아담에게 동물들의 이름들을 짓게 했을까?”
“그야,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창조하셨으니, 음……. 모르겠다.”
엠마도 소피아도 노라도 모르겠다며 소녀를 쳐다보았다. 마치 뭔 답을 듣고자 하는 것처럼 말이다. 소녀는 차분히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에게만 주신 자유의지였던 거야. 아담이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말이야.”
“맞아, 자유의지를 주셨지.”
엠마는 뭔가 알겠다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서 에덴동산에 홀로 있는 아담을 보니 좋지 않게 보인 거야.”
“그래서?”
“홀로 있는 아담이 왜 좋아 보이지 않았을까?”
“다른 동물들은 짝이 있었잖아. 아담만 짝이 없었지.”
“그래? 그뿐일까? 동물의 짝은 번식을 위한 것이지……. 물론 사람도 번성하라고는 했지.”
“그럼 뭔데?”
“이제 말할게, 아담이 홀로 있으면……. 뭐가 문제가 될까? 대화의 상대가 없는 거야. 그럼 아담에게 준 자유의지, 즉 이성의 활동이 위축되는 거지.”
“오~ 그러네.”
이제야 엠마도 노라도 소피아도 뭔가 감이 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담에게 보필이 될 여자를 창조한 거지. 그런데 이걸 남자들은 악한 생각으로 여자는 남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알고 있는 거야.”
“맞아! 남자애들도 그래.”
“그건 악한 생각이야. 창조주의 뜻을 모르는 거지. 무엇보다 여자를 아름답게 창조했지. 왜? 그리고 여자의 아름다움은 외모에만 있는 게 아냐.”
“그럼?”
“만일 여자에게 외모의 아름다움뿐이라면, 그것은 향기 없는 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 되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역으로 창조주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될 뿐이야.”
“맞아, 여자의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오는 거야.”
노라가 좀 아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소녀도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했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존재 그 자체야. 즉 여자는 남자보다 선하게 창조된 거지. 그러므로 창조주는 여자에게 아기를 잉태하는 권한을 주신 거지. 그뿐 아냐, 남자보다 더 지혜롭게 창조하셨지. 그래서 남자는 하나님의 형상만 닮았지만, 여자는 하나님의 성품을 지녔지. 그래서 여자는 남자보다 더 이성적일 수밖에 없지.”
“맞아, 여성이 말이 많은 것도 이성적이기 때문인 거지.”
노라와 소피아가 동시에 말했다. 엠마도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소녀는 더 중요한 것을 말하려고 손으로 주의를 끌었다. 그리고 소녀는 말했다.
“여성의 목소리도 아름답게 창조하셨지. 그러므로 창조주 하나님은 여자들의 대화를 아름다운 찬양으로 들으시는 거야. 그걸 남자들은 몰라.”
“와~ 너 멋지다. 그런 걸 어디서 안거야?”
엠마도 노라도 소피아도 감탄을 하며 궁금했다.
“응, 나중에 알려줄게. 너무 늦었다. 집에서 우릴 기다리시겠다.”
“어머, 벌써 어두워지려고 그래. 그만 내려가자!”
소피아가 일어나면서 말했다. 노라도 엠마도 같이 일어났다. 소녀는 일어나자 의자를 정리했다. 그리고 소녀는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왔다. 마루에 앉아 있던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애들을 보자 반가워하면서 어디서 뭘 했느냐며 질문이 쏟아졌다. 소피아가 말했다.
“우린 동굴에 있었어요. 거기서 대화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그래, 여자들이 모이면 말이 많아지지.”
소피아의 어머니는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는 다 놀았으면 씻어야지 하고 말했다.
“등대 집에도 샤워할 수 있어요. 우리 거기서 할레요.”
소녀는 친구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엠마도 노라도 소피아도 그렇게 하겠다는 시늉을 보였다. 그리고는 엠마와 노라는 마루에 걸터앉았다. 소녀는 엘리자의 옆에 앉았고, 소피아는 어머니 옆으로 가서 앉았다. 엘리자는 소녀를 팔로 안으며 속삭였다. 소피아는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노라는 엠마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권사님 두 분과 할머니가 저녁식사를 위해 마당에 식탁을 꾸미며 차려놓았다. 소녀는 할머니께로 달려가 두 팔로 할머니를 힘껏 안았다. 할머니는 웃으시며 식탁에 다들 앉게 하라고 눈짓을 했다. 소녀는 마더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를 식탁으로 모시며 친구들에게 와 앉으라고 했다. 모두들 달빛 아래서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차를 마시며 마당에 피워놓은 모닥불 주변으로 모여 앉았다. 소녀는 할머니 옆에 앉았다. 할머니 옆에는 권사님 두 분이 나란히 앉으셨고, 엘리자는 소녀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엠마와 노라가 나란히 앉았고, 소피아는 어머니와 같이 앉았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녀는 통역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멀리서 통통배 소리가 들려왔다. 할머니와 권사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두로 갔다. 자매 섬에서 목사님이 오셨다. 엘리자는 일어나 의자 하나를 가져왔다. 그리고 목사님에게 앉으시라고 권했다. 목사님은 영어로 말씀하셨다가 한국말로 말씀을 하셨다.
“지낼 만합니까? 불편한 곳은 없었는지요.”
“잘 지내고 있어요. 애들도 신났어요. 종일 뭘 하고 노는지 보기가 힘들 정도예요.”
엘리자는 애들을 돌아보면서 웃으시고는 목사님께 말했다. 목사님도 웃으시면서 소녀에게 물었다.
“잘 지내는 거지? 어떻게 보내는지 좀 궁금한데…….”
“비밀이에요. 그지?”
소녀는 친구들을 향해 동조를 구하듯이 목사님께 말했다. 목사님도 끄덕이시며 할머니께 다가가셔서 조용히 말씀을 하셨다.
“힘드시지는 않으시죠? 뭐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셔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점점 날은 어두워지면서 태양광 등들은 더욱 밝아졌다. 여름밤이지만 모닥불이 따뜻하게 느껴지고 훈훈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목사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두 권사님께 수고하신다고 격려해주시고는 모두에게 편안한 밤이 되시라고 하고는 배로 소라 섬을 떠나셨다. 그러자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등대의 집으로 달려갔다. 동굴에서 자는 것에 흥분되어 소녀의 친구들은 서둘렀다. 등대의 집에서 각자의 잠자리만을 들고 동굴로 향했다. 동굴 안에는 침대가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각자 이불과 베개를 들고 왔다. 소녀와 친구들은 동굴을 향하여 이불을 깔았다. 그리고 나란히 누웠다. 소녀가 가운데 눕고, 왼쪽에는 소피아와 노라, 그리고 오른쪽에는 엠마가 자리를 했다. 그때에 소녀는 달을 가리켰다. 친구들은 소녀의 손짓을 보고 함께 동굴밖에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오늘 밤에는 좋은 친구를 소개할게. 놀라거나 의심하지 마.”
소녀는 친구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달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달이 동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친구들은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긴장을 했다. 소녀는 달에게 말했다.
“안녕, 오늘은 내 친구들을 소개할게. 내 옆에 엠마와 소피아와 노라야. 알고 있지?”
“물론, 잘 알지~ 모두 반갑다. 오늘은 모두 여기서 보는구나.”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줄래?”
“음, 솔로몬의 지혜에 대해서 말해볼까? 낮에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놀랍더라!”
“우리들의 이야기를 엿들었어?”
“엿듣기는……. 좀 일찍 나왔었지. 자연스럽게 들려온 거야.”
소녀와 함께 동굴에서 자리를 펴고 누운 친구들은 놀라고 신기함에 넋을 잃은 채 소녀와 달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러자 달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솔로몬은 성경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야. 실제 역사 속에 인물이지. 그가 얼마나 지혜로웠는지 동방에 있는 왕들까지도 찾아왔지. 이들은 무엇을 얻고자 먼 길을 떠나 솔로몬에게 왔을까?”
“글쎄? 백성을 통치하는 비법?”
노라가 자기도 모르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자신도 놀랐다.
“맞아! 오늘날에 세계의 국가들이 바로 그 당시에 왕들이 솔로몬에게 와서 배운 지식으로 성장한 나라들이지. 솔로몬이 얼마나 지혜로웠는지는 잘 알겠지. 그런데 솔로몬은 만족하지 못했지. 왜 만족하지 못했을까?”
“그야, 언제인가는 죽는다는 걸 알았으니깐.”
이번에는 엠마가 용기를 내어 대답을 했다. 그러자 소녀는 웃으며 엠마를 쳐다보았다. 점점 친구들이 달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소녀는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솔로몬은 깨달은 거지. 인생이 허무함을 말이다. 세상의 다른 왕들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지. 그래서 영원히 권력을 누리려고 했지만, 솔로몬은 그렇지 않았어. 그래서 솔로몬은 전도서를 쓰게 된 거지.”
“그래서 ‘헛되고 헛되며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전도서 첫 글에 나와!”
이번에는 소피아가 말했다. 성경을 많이 읽었나 보다. 노라도 엠마도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지, 예루살렘에 있는 왕 다윗의 아들인 전도사로서 솔로몬은 백성들에게 가르친 말이다. 인생이 헛되다는 것은 쓸모없다는 것이 아니야. 가치가 없다는 것도 아니야. 그것을 소라는 잘 알 거야. 아침마다 해변에 나와서 모래성을 쌓지만 다음날에 오면 사라지고 없지?”
“맞아. 그래도 다시 모래성을 쌓은 거야.”
소녀는 자신의 일이니깐 대뜸 대답을 했다. 그러자 친구들이 소녀를 쳐다보았다. 소녀에게서 들은 이야기란 것이었다.
“사람이 사는 것도 그런 거야. 그렇다고 인생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도 솔로몬은 말했어. 이제 정리해볼게,”
소녀와 친구들은 더욱 집중해서 들으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솔로몬은, 먼저 인생은 헛되다고 시작했지만 뒤에 결말에는 ‘젊을 때에 즐겨라’ 고 말했지. 왜냐하면 인생에 모든 일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거야. 소라가 아침에 일어나면 해변에서 해를 맞으며 시작하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보며 시작한다는 것이 되지. 이는 창조주도 역시 그렇게 시작하셨거든,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렇게 시작하셨지. 그래서 솔로몬은 ‘해를 보고 산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라고 말했어. 그리고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것은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란다. 특히 여자들의 대화를 즐겨 들으시지.”
“왜?”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그리고 소피아는 매우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것은 여자를 아름답게 창조하였기 때문이지. 즉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품으로 여자를 창조한 거야. 여자는 사람을 키우는 특권이 있지. 그 특권 속에는 선한 성품과 아름다운 것. 즉 목소리, 생각하는 것, 그리고 외모의 아름다움이란다. 여자는 축복 중에 축복으로 창조된 거지. 그러므로 여자들이 모여 대화를 하는 소리를 창조주는 즐거워 들으신단다. 남자들은 이것을 질투하는 거지. 너무 늦었구나. 여기서 끝내자. 모두 잘 자! 안녕~”
달은 그렇게 말하고는 동굴에서 멀어져 갔다. 소녀와 친구들은 하품을 하면서 서로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