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 소녀와 그의 친구들은 자고 있었다. 아직도 설레는 친구들은 꿈속에서도 달과 대화를 이어가는지. 노라의 잠꼬대에 엠마는 눈을 떴다. 울퉁불퉁한 바위로 된 동굴 속 천장을 엠마는 바라보며 동굴에서 자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노라는 살며시 일어나 동굴 입구에 앉았다. 어느새 해는 바다 수평선을 넘었다. 은은한 햇빛이 동굴 속으로 들어왔다. 엠마는 어젯밤에 달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솔로몬이 말하기를 해를 바라보며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한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소녀가 엠마의 곁으로 와 앉았다. 그리고 엠마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함께 바다 위에 떠있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엠마가 소녀에게 말했다.
“소라리자, 너는 어릴 때부터 저 해를 바라보았니?”
“응, 해보다 내가 먼저 일어났었지. 그리고 해가 바다 위로 나오는 것을 늘 보았어. 그러면 하루가 즐거워져~”
“그랬구나, 나도 오늘 이 동굴에서 바다에 떠있는 해를 바라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
소녀와 엠마가 자근자근 대화를 하고 있을 때에 노라와 소피아가 일어났다. 그리고 둘은 소녀와 엠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피아가 노라에게 말했다.
“저기 동굴 안에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그림 같지 않니?”
노라는 소피아의 말을 듣자마자 카메라를 찾았다. 그리고 소녀와 엠마의 뒷모습을 찍었다. 찰칵하는 소리에 소녀와 엠마는 뒤를 돌아보았다. 엠마는 노라를 쳐다보며 말했다.
“일어났어! 뭘 찍은 거야?”
“소피아가 너무 그림 같다고 해서 한 장 찍은 거야.”
“이리 와~ 저기 해를 바라보자.”
소녀가 노라와 소피아를 동굴 입구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 네 명의 소녀는 동굴 입구에 나란히 앉았다. 그때에 소녀가 말을 했다.
“어때? 마음이 확 트이지~ 나는 여기 앉아서 엄마를 생각하곤 했어.”
“돌아가신 네 어머니를……. 어머니의 얼굴은 기억하니?”
소피아가 그렇게 말했다. 노라는 묵묵히 바다 위에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내가 너무 어릴 때에 돌아가셨어. 그래서 전혀 기억이 없어.”
“그래? 참 안됐다. 그럼 널 키우신 분은 할머니 시구나.”
엠마는 안쓰러운 심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소피아가 소녀에게 물었다.
“그럼, 어떤 모습인지 네 어머니의 얼굴을 전혀 모르겠구나.”
“여기서 알게 되었지. 저기 책상 서랍 속에 사진이 있었어.”
“어머, 다행이다. 어떤 사진? 저기 책상 위에 있는 사진이야?”
“응, 그것이 내게 유일한 엄마이지. 보고 싶을 때마다 이 동굴에 와!”
소피아와 노라와 엠마는 일어나 책상 쪽으로 갔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자 소녀가 다가와서는 책상 위에 있는 사진을 집어 들고는 설명을 해주었다. 소녀가 한 살 때에 기념사진으로 찍었던 것이라고 할머니가 말해주었다고 했다. 그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소녀는 친구들에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친구들은 소녀를 안아주며 위로해주었다.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소녀의 눈물을 보자 함께 울었다. 그러자 해가 잠시 구름 속으로 자치를 숨겼다. 소녀는 마음을 가다듬고는 친구들을 동굴 입구 쪽으로 데리고 가서 앉았다. 소녀와 친구들은 한참 말이 없었다. 그저 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해가 다시 구름을 벗고 나와 햇무리를 이루며 사랑스러운 소녀들에게 햇빛을 보냈다. 소녀의 친구들은 감탄을 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햇무리를 소녀들은 바라보았던 것이다.
“어머나, 저 해를 봐~ 너무나 아름다워!”
소피아가 소리쳐 말했다. 엠마와 노라도 흥분되어 가슴이 두근두근하였다. 이때에 소녀가 입을 열어 말했다.
“저 햇무리는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게 아니야. 나는 가끔 햇무리를 보곤 했었어.”
“어머, 그래~ 가끔 보았다고? 좋겠다.”
소피아는 부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엠마도 노라도 역시 부러운 심정이었다. 소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졌어. 사람들은 믿지를 않아~”
“뭔데?”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몹시 당황하며 그냥 말했다.
“저 햇무리에 대해서야. 해오름을 자주 보다가 성경을 이해하게 됐어. 노아 홍수 이전에는 사람들이 저것보다 더 아름다운 햇무리를 날마다 보며 살았다는 걸 알게 됐어.”
“지금의 해와는 달랐어?”
“그럼, 해뿐만이 아니야. 달도 별도 다르게 보였던 거야. 저 하늘을 봐~ 구름들이 떠있지? 어떻게 떠있을 수 있지?”
“그러네? 비행기에서 보면 구름이 같은 높이에 있어. 신기하다고 생각했지.”
엠마가 그렇게 말하자 노라도 소피아도 보았다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소녀는 이어서 말했다.
“홍수 이전에는 구름이 없고 구름 대신 물로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바닷속에서 해를 바라보았지. 그런데 파도 때문에 해를 선명하게는 보이지 않았어.”
“그랬어? 나도 해봐야지~”
소피아는 흥분되어 말했다. 소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홍수 이전에는 항상 하늘이 맑았던 거야. 그리고 햇무리를 바라볼 수 있었던 거야. 지금은 해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잖아~”
“그래.”
“지금은 해를 직접 보기 때문이야. 그때는 물로 된 층을 통해 해를 보았던 거지. 그 대신 우리는 무지개를 보잖아?”
“그래.”
“그거야. 무지개의 의미는 다시는 창조주가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표징이지?”
“그래 맞아.”
“그전에도 창조주는 햇무리를 통해 약속을 해주시고 있었던 거야. 에덴동산을 떠난 아담의 후손들은 가인처럼 하나님을 외면하면서 자기들을 떠났다고 생각했던 거야.”
“아~ 가인? 맞아. 그랬지.”
“그런데 하나님은 한 번도 사람들을 떠나시지 않았었어. 계속 살피시고 계셨어. 그것을 나타내신 것이 햇무리였던 거야. 난 아침마다 해를 바라보면서 알게 되었지.”
“어머, 그런 거였어!”
소녀의 친구들은 다시 해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말을 듣고 바라보니 해가 다르게 보였다. 어느 듯 해를 상당히 높아졌다. 소피아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친구들에게 말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어서 내려가야겠다. 기다리시겠다,”
소피아가 먼저 일어나 앞서 나갔다. 뒤따라 소녀와 엠마가 나가고 노라가 뒤따라갔다. 동굴을 내려온 소녀와 친구들은 집에 도착하니, 벌써 아침식사가 다 준비되어 있었다.
“애들아, 참 빨리도 내려온다.”
엘리자가 애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한마디 했다. 소피아의 어머니는 음식을 차리는데 도와드리고 있었다. 소녀는 할머니에게 다가가서는 안아주었다. 할머니도 소녀를 안다가 곧 엘리자에게로 가라고 슬쩍 손짓을 했다. 소녀는 곧바로 엘리자에게 가서는 엘리자의 허리를 감쌌다.
“마더, 사랑해요.”
엘리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녀를 안으면서 말했다.
“나도 사랑해! 우리 소라리자.”
소녀의 모습을 바라본 친구들은 이해한다는 듯이 박수를 치며 소리쳤다.
“우리도 사랑해요!”
그리고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한 목소리로 합창하듯이 큰소리로 말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둘째 날이 되었다.”
할머니도 권사님들도 엘리자도 소피아의 어머니도 깜짝 놀랐다. 그리고 감탄하여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엘리자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