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생각을 담다]
당대에는 무적으로 보였던 경제 열강도 수명은 비교적 짧았다. 16세기의 베네치아 공화국, 17세기의 네덜란드, 18세기의 프랑스, 19세기의 영국, 20세기의 미국이 그러하다. 반면에 위대한 종교들은 살아남았다. 이슬람교는 1500년, 기독교는 2000년, 유대교는 4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내가 보기에 종교는 경제학과 정치학이 제공하지 못하는 진리를 구현하며, 다른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에 홀로 청정하다. 종교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잊지 않게 해 준다. 즉, 문명이 살아남는 것은 힘과 부의 세력이 강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덕이고 빈자를 배려한 덕이며 힘없는 자를 보살핀 덕이라는 사실 말이다.
약자들에 대한 연민을 보여준 문화가 강했다는 사실은 역사가 남긴 아이러니 하면서도 매우 인간적인 교훈이다. 우리가 극대화해야 하는 궁극의 가치는 인간의 존엄함, 창조주 하나님의 평등한 자식인 인간의 존엄함이다.
<차이의 존중-문명의 충돌을 넘어서/조너선 색스 지음>
인간이 자유의지로 세상을 굴러가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창조주의 섭리 속에서 놀뿐이다. 역사 속에 강국은 천년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종교는 천년을 훨씬 넘겼고, 현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덕망(德望)에 있는 것이다. 약자와 빈자를 존중하는 신의 섭리를 준수했기 때문이다. 참 종교는 인간의 존엄함의 뜻을 제대로 아는가에 있는 것이다. 진리는 인간의 존엄함을 회복하는 길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