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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돋보기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할아버지의 돋보기


수양버들 나무 그늘아래에 있는 평상 위에 앉아서 부채를 부치고 계신 할아버지는 멀리서 달려오는 진묵이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진묵이는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었다.


"네 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

"응?"

"네 손에 있는 거 말이다."

"이거? 할아버지 안경!"

"허허, 진묵아~ 안경이 아니고 돋보기란다."

"돋보기? 돋보기가 뭐야?"


할아버지는 진묵의 손에서 돋보기를 받아서는 평상 위에 기어가는 개미를 진묵이가 보게 해주었다.


"와~ 개미가 커졌다!"

"그렇지? 커 보이지?"

"응!"


또 할아버지는 돋보기로 진묵의 얼굴을 보았다. 진묵이도 할아버지를 따라서 돋보기로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와~ 할아버지! 할아버지 코가 이따메~"

"진묵인 눈도 왕눈이구나~"


할아버지는 또 돋보기로 멀리 산을 진묵에게 보여주었다.


"어? 산이 뒤집혔어!"

"그렇지~ 산만 아니란다. 모두 거꾸로 보이지."

"왜? 거꾸로 보여?"

"돋보기는 가까이 있는 것은 크게 보여주고, 멀리 있는 것은 거꾸로 보이게 해준단다."

"헌데..... 할아버지는 신문을 볼 때 이걸로 봐?"

"글씨를 크게 해서 보려는 거야. 너도 볼래?"

"어디? 우와~ 글씨가 커졌다. 이리 줘봐!"


진묵이는 할아버지의 손에서 돋보기를 빼앗듯이 가져가서는 신문의 글씨랑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진묵은 돋보기를 들고는 동네의 집들을 보고, 풀도 보고 하면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평상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는 그런 진묵이의 행동들을 바라보시면서 크게 웃으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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