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이야기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코끼리 이야기


어느 따스한 봄날이었다. 동네의 아이들이 느티나무 아래에 모였다. 눈이 커다란 왕눈이가 얼굴을 빨개해 가지고는 침을 튕겨가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어제 말이야, 발자국을 하나 발견했는데 얼마나 큰지 사람이 들어가 앉아도 될 정도였어."

"정말?"

"그럼, 내 눈으로 똑똑히 봤지. 뒷산에 그런 발자국이 있어! 분명 우리 동네에도 거대한 동물이 살았다는 사실이야."

"어떤 동물일까?"


아이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난리였다. 의심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러자 왕눈이는 아는 것처럼 말했다.


"거대한 동물이라면 코끼리일 거야! 발자국이 그 정도이면 키가 매우 큰 코끼리일 거야."

"코끼리?"


아이들은 들어본 적이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수긍을 했다. 그러자 다른 아이가 나서서 말했다.


"맞아! 나도 들은 적이 있어.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던데 옛적에는 몸이 집만 한 동물이라고 했었어. 이름은 코끼리라고 했던가?"

"앞 산에도 그런 비슷한 발자국이 있다고 했어. 우리 동네에도 옛날에는 코끼리가 살았다는 거야."


발자국을 발견했다는 왕눈이는 대단한 사실을 혼자만이 알고 있다는 듯이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그리고는 왕눈이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왕눈이는 어디서 났는지 항상 사진과 그림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랑하며 우리 동네에도 코끼리가 살았었다는 것을 강조하듯이 말하며 다녔다. 왕눈이를 만나는 아이들마다 왕눈이가 보여주는 사진과 그림들을 보면서 신기해했다. 왕눈이는 점점 으쓱해지면서 코끼리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이 동네에 새로운 여자아이가 이사를 왔다. 왕눈이가 많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코끼리 이야기를 했다. 많은 아이들이 모여있을 때에 새로 이사 여자아이도 있었다. 여자아이에게 왕눈이는 매우 으쭐해서는 코끼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그 여자아이는 왕눈이에게 말했다.


"난 그 코끼리를 타고 다녔어! 인도에 살 때에 말이야~"


새로 온 여자아이가 땅에다 막대기로 코끼리를 그려 보이면서 코끼리를 타 보았다는 말을 했다. 왕눈이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들었다. 모두 놀랐다. 그리고 여자아이에게 몰려들었다. 그리고 코끼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왕눈이는 그만 코가 납작해지고 말았다. 왕눈이가 보여준 것들은 모두 상상의 동물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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