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애와 참새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설애와 참새


어느덧 겨울이 지나자 얼었던 개울물 소리가 의찬이네 집 앞으로 다가왔나 보다. 의찬이는 방바닥에 누워서 빈둥대고 있었다. 의찬이는 방바닥에서부터 개울물 소리를 들었다. 의찬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슬렁어슬렁 집 밖으로 나왔다. 의찬이는 개울물 소리를 쫓아 개울로 가고 있었다. 아장아장 걷는 설애도 의찬 오빠의 뒤를 따라 개울가로 왔다. 설애는 의찬 오빠와는 열 살이나 차이나는 세 살 된 여동생이었다. 설애는 의찬 오빠를 매우 좋아하였다. 설애는 오빠를 조금도 떨어져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 의찬이도 설애를 매우 좋아해 하였다. 개울가에 온 의찬과 설애는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때에 의찬이는 사르르 개울물 위로 미끄러져 가는 얼음 조각 하나를 건져서 설애에게 주었다.

설애는 눈과 얼음을 참 좋아한다. 설애는 의찬이가 삼 년 전 겨울에 개울가 다리 밑에서 발견했던 아기였다. 의찬이는 어머니를 졸라서 아기를 데려와 키우자고 했었던 것이다. 결국 동회에서는 아기의 엄마를 찾지 못하고 고아원으로 보내져야 하는데, 의찬이 어머니가 맡아서 기르겠다고 서약을 하여 아기를 데려와 키웠던 것이다. 그래서 아기의 이름을 설애라 지었던 것이다.

설애의 손에서 얼음 조각이 미끄러져 물 위에 떨어졌다. 얼음 조각은 미련도 없이 개울물 따라 흘러가버렸다. 설애는 울상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의찬이는 곧바로 떠내려오는 다른 얼음 조각을 걷져 내어 설애에게 주었다. 설애는 환히 웃었다. 의찬이도 설애가 웃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웃었다. 조물조물 얼음 조각을 만지는 설애의 손이 너무 고와서 의찬이는 설애의 손을 꼭 감싸주었다. 설애도 의찬 오빠를 쳐다보면서 싱긋 웃어주었다. 설애는 손에 있는 얼음 조각을 개울물에 던졌다.


"풍덩!"


물속으로 얼음 조각은 잠겼다가 다시 물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 스르르 개울물 따라 떠내려 갔다. 의찬이는 다시 얼음 조각을 건져내어 설애에게 주었다. 설애는 얼음 조각을 조물조물 만지더니 다시 개울 물에 던졌다.


"풍덩!"


얼음 조각은 개울 물속으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서는 기우뚱 하더니 떠내려 갔다. 의찬이는 손뼉을 쳐주었다. 설애도 오빠를 쳐다보고는 오빠를 따라 손뼉을 쳤다. 의찬이는 다시 얼음 조각을 건져내어 설애에게 주었다. 설애는 곧바로 얼음 조각을 힘껏 개울 물에 던졌다. 얼음 조각은 물속에 한참 숨어 있다가 얼굴을 내밀고는 흔들흔들하면서 떠내려 갔다. 나뭇가지 사이로 봄바람이 사알랑 불어와 설애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지나갔다. 설애는 몸을 살짝 움츠렸다가 펴서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설애야~ 춥지?"


설애는 아니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설애의 볼과 손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의찬이는 설애의 두 손을 잡아 감싸주고는 호호 불어주었다. 설애는 맑은 눈으로 의찬 오빠를 쳐다보았다.


"짹짹, 짹, 짹"


참새 두 마리가 설애의 곁으로 다가왔다. 참새는 설애 옆에 바위 위에 앉았다. 그리고 설애에게 인사를 하는 듯이 고개를 콕콕 흔들었다. 설애는 참새를 바라보고는 참새를 따라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따라 했다. 그러자 참새 두 마리가 설애에게로 날아왔다 한 마리는 설애의 머리 위에 앉았고, 한 마리는 설애의 손등에 앉았다. 그리고 참새는 주둥이로 콕콕하면서 놀자고 했다. 설애는 미소를 지으면서 손등에 참새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참새도 설애를 바라보면서 날개를 푸드덕 흔들어 보여주었다. 의찬이는 숨을 죽이고 이러한 설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냥 기뻤다.

의찬이는 설애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주면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눈짓을 했다. 설애는 오빠를 빤히 쳐다보다가 오빠에게 안겼다. 의찬이는 설애를 안고 개울에서 나와 집으로 왔다. 설애가 방안에 들어서자 창문에서 참새 두 마리가 창문을 콕콕 쪼며 설애를 바라보고 있었다. 설애는 반가워하며 창가로 다가갔다. 참새들도 반갑다고 했다.


"짹짹, 짹, 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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