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두려움에 달을 바라보다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모처럼 샴버그 집에 홀로 있게 된 소녀는 종일 과제물 준비에 아침부터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파파 스미스는 회사의 일로 퇴근이 늦는다고 했다. 그리고 마미 엘리자는 학교 행사의 일로 늦는다고 했다. 소녀는 점심도 저녁식사도 대충 스파게티로 때웠다. 이제 소녀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소녀의 순수함은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생활을 통해서 소녀는 두려움을 느끼게되었다. 아니 느꼈다기보다는 발견했던 것이었다. 소녀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학교와 시카고 번화가를 친구와 돌아다닐 때에도 사람들의 눈 속에 두려움이 숨겨져 있음을 소녀는 발견했던 것이다.


"너는 알고 있었니? 도시 속에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서 지내면서도 그들의 눈 속에는 두려움이 담겨있다는 것 말이야~"

"그럼, 어찌 모르겠니? 그래서 슬프단다."

"왜? 네가 슬퍼?"

"그럼, 넌 안 슬프니?"

"슬픈 건가? 아니야, 나도 두려움을 느껴졌어!"

"그렇겠구나! 너도 인간이니까~"

"왜, 두려울까? 얼마나 화려한 생활을 하면서 말이야? 난 소라 섬에 있을 때는 이런 멋진 도시를 상상도 못 했다. 그래도 난 즐겁고 행복했어! 너도 있고 말이야."

"고마워, 너처럼 나를 바라보며 나를 벗으로 대하는 사람은 없었지."

"그래?"

"너도 그렇게 되어가던데... 모처럼 이렇게 날 바라보던 날이 얼마나 되니?"

"미안해! 그렇구나~ 인간세상엔 너무나 해야 할 일들이 많아~ 꼭 필요한 걸까?"

"그건 인간들이 스스로 일들을 만들어내고, 그 일에 매어 살고 있는 거지."

"그래, 이제 알겠어! 수학에 부분집합의 원리야~"

"오, 역시 너다워~ 간단하게나마 설명해 줄래?"

"음, 봐! 두 사람의 부분집합은 하나야~ 세 사람이면 부분집합이 몇 개지?"

"허허, 네가 날 가르치려고 하니?"

"네 개야!"

"그만 됐다. 원 수학이라니~"


달은 그만 나무 뒤에 숨어버렸다.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숨은 달을 바라보았다. 그때에 마미 엘리자가 현관으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소라~리자~"

"네! 내려가요~"


소녀는 계단을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엘리자를 두 팔로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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