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달을 통해 할머니를 보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by trustwons

58. 달을 통해 할머니를 보다


소녀는 마미 엘리자와 함께 시카고대학교에 물리과에 계시는 이반 교수님을 만났다. 그리고 이반 교수님에게 과제물을 제출을 하였다. 이반 교수는 소녀의 과제물을 자세히 살펴보시고는 매우 만족해하셨다.

“이제야, 소라리자의 관심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할 수가 있게 되었구나. 이토록 간결하게 인간들의 세상을 잘 정리할 수 있는 것에 놀랍구나. 그리고 리자가 알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도 있겠다.”

“대단하지요? 우리 소라리자는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몰라요. 거의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소라리자의 어머니인 엘리자가 뿌듯해하면서 말했다. 소녀는 쑥스러워했다. 사실 소녀는 더 많은 궁금증이 있었던 것이었다. 이반 교수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말했다.


“그러니깐, 소라리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로 바라본 성경적 세계관과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 세계를 둘로 나누어 보았군요. 즉 자연관적 인간 세계관과 이성주의적 인간 세계관으로써 이원론적 세계관으로 정리를 했군요. 매우 흥미로운 과제물이었습니다. 나도 소라리자의 과제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소녀는 마미 엘리자와 함께 이반 교수님의 교수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오랜만에 둘은 시카고대학교를 둘러보고는 교내에 있는 카페로 갔다. 소녀와 엘리자는 같은 것으로 주문했다. 드립 커피(Drip Coffee)와 바이그넛스(Beignets)를 시켰다. 사실은 소녀가 즐겨 먹는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엘리자는 소녀의 취향대로 따라 했던 것이다. 미국인들은 종종 이렇게 상대측의 취향에 맞춰 분위기를 더욱 활성화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마미, 이 학교에 다니실 때에 여기 자주 오셨어요?”

“그럼, 교내 식당을 많이 이용했었지. 나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았어도 학교 밖에서보다는 교내 카페를 많이 이용했지. 법대 다니는 스미스 씨와도 자주 이용했었단다.”

“파파랑? 어쩐지 같은 학교를 나오셨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저도 그렇게 될까요?”

“호호, 기대해보자~”


소녀와 엘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국제기숙사로 갔다. 소녀가 쓰고 있는 방으로 갔다. 침대와 책상 위에는 잘 정리되어 있었다. 엘리자는 마음속으로 흡족해하였다. 그런데 소녀는 집에서는 그렇지 못하였다. 가끔 엘리자가 소녀의 방에 들어가서 정리해준 적이 있었던 것이다.


“마미, 어때요? 깨끗하죠!”

“아주 좋아~ 잘 정돈해 놓았구나! 그런데 집에서는 가끔은 아니던데?”

“마미~ 그건 정리해 놓으시면 안 돼요. 작업을 계속해야 되거든요.”

“그래? 그럼 말하지 그랬어?”

“아니에요. 감사해요. 마미~”

“알았다. 다음엔 건드리지 않으마.”

“괜찮아요. 덕분에 생각도 정리가 되고 그랬어요. 감사해요!”


어느덧 저녁식사 때가 되었다. 소녀와 엘리자는 국제 기숙사내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오늘은 우리 소라리자 덕분에 기숙사내 식당에서 저녁을 먹게 되는구나. 사실 옛날에 스미스 씨랑 기숙사에서 여러 번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단다.”

“파파도 기숙사 생활을 했었어요?”

“그럼, 여긴 아니고 하우징과 레지던스 생활(Housing & Residence Life)을 겸할 수 있는 기숙사였단다."

"네, 알아요. 오래된 기숙사였던 거 같아요."

“오래되긴 하지, 그래도 멋진 기숙사였어.”


소녀와 엘리자는 함께 국제 기숙사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는 샴버그 집으로 돌아왔다. 소녀와 엘리자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파파 스미스가 현관으로 마중 나왔다.


“어때? 둘만의 시간이 즐거웠나요? 조금 질투가 나는군!”

“당신이 묵었던 기숙사도 구경하고, 소라리자가 묵고 있는 국제기숙사도 가보았어요. 깨끗하고 좋던데요.”

“국제 기숙사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깨끗하겠지. 불편하지 않던?”

“네, 편해요. 전망도 좋아요.”


소녀는 신나서 자랑할 듯이 말했다. 엘리자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스미스도 만족한 듯이 거실로 안내를 하고는 바로 커피를 채려 왔다. 엘리자는 놀라며 소리쳤다.


“어머, 당신이 커피까지 준비해 놨었어? 고마워요.”


소녀는 엘리자와 스미스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학교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가졌다. 웬일로 소녀와 엘리자와 스미스는 밤늦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 스미스는 소라리자에게 부탁 겸 약속을 했다.

“한국에 계신 할머니가 늘 마음에 걸리는구나. 잘 계시는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단다. 그래서 우리 소라리자가 방학일 때에는 할머니와 함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부탁을 드린단다. 어떠니?”

“저도 할머니가 많이 그리워요. 하지만 너무 먼 곳이라서 자주 갈 수도 없고, 여기서 할 일도 많아서요.”

“그래도 자주 가는 게 좋지~ 할머니도 소라리자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겠니?”


소녀는 스미스와 엘리자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소녀의 눈에는 벌써 눈물이 고여 있었다. 엘리자는 소녀의 눈물을 발견하고는 덥석 소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소녀는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를 생각하고 있었다. 할머니를 서라 섬에 두고 육지로 나가 살던 엄마가 어떠했는지를 소녀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미스도 미안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심스럽게 말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만 소라리자를 울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 같이 가기로 약속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방으로 갔다. 소녀는 이층에 있는 자기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 위에 엎드려 한없이 울었다. 혹시나 하고 엘리자는 곧 뒤따라 소녀의 방으로 살며시 들어왔다. 방 안으로 들어선 엘리자는 소녀가 침대에 엎드려서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녀 곁에 앉아서 소녀를 껴안아주었다. 그런 엘리자도 소녀를 품은 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엘리자는 잊었던 세상을 떠난 딸이 생각나고 말았던 것이었다.


“소라리자야~ 울지 마라! 네가 하늘나라에 가신 엄마를 생각하는 것을 안단다. 내가 네 엄마 몫까지 다 해 주마~”

“마미, 마미,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아니다. 너처럼 착한 아이는 못 봤단다. 너를 내 딸로 삼은 것을 얼마나 감사하는지 몰라~”


그렇게 둘이서 오랫동안 껴안고는 눈물을 흘렀는지 모른다. 창밖에서는 달이 말없이 두 사람을 향해 달빛을 비추어 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달을 쳐다보면서 엘리자에게 손으로 달을 가리켰다.


“마미, 저 달을 보아요. 우리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어요.”

“응? 아~ 달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구나! 우리의 마음을 훔쳐본 거는 아니겠지?”

“훔쳐보기는요.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예요. 전 알아요. 저 달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 말에요.”

“네가 안다고? 어떻게 알아?”

“맘! 제 친구예요. 주님은 저 달을 통해 제게 말해주셔요. 보세요~ 저 달이 뭐라는지 아세요?”

“뭐라던데?”

“걱정하지 말래요. 할머니가 잘 계신다고 그러네요.”

“정말?”

“야! 좀 가까이 와봐~ 그리고 보여줘!”


그러자 달은 창에 가까이 다가와서는 소라 섬에 계신 할머니의 모습을 담아 보여주었다. 엘리자는 눈을 크게 뜨고 놀라고 신기해하면서 뚫어져라 달 속에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할머니는 간호사인 소녀와 함께 소라 섬 둘레를 산책하는 모습이었다. 엘리자는 소녀의 손을 꼭 잡은 채로 흥분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자 달은 서서히 창에서 멀어져 갔다. 소녀도 엘리자도 소녀의 침대에서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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