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용서해라 죄송해요.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74. 용서해라 죄송해요.


만약에 병이 완치되어 보통 사람처럼 걸을 수 있게 되고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고 젓가락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이런 생각은 생각해서도 안 되고, 이런 희망을 갖고 꿈을 꾸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나는 장애자로서 짐을 평생 지고 괴로워도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결심했으니까........ “좋아지지는 않는다.”라고 선생님께 들은 후로는 꽃이 빨리 피었다가 확 지기를 바라기도 하고, 차라리 일찍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엄마, 걱정만 끼쳐드리고 아무런 효도도 못 해 드려 죄송해요. 동생들아, 언니, 누나답게 대해주지 못하고 게다가 엄마까지 차지해버린 것을 용서해라. 앞으로 몇 년, 몇십 년, 이처럼 몸부림치며 살아가야 하는 내 일생, 아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1 리터의 눈물/카토 아야 지음>




아야 소녀를 바라보면, 비록 몸은 장애일지라도 그녀의 마음은 어느 정상인보다 넓고 깊다. 엄마에게, 동생들에게, 이웃들에게 짐이 되고 있음을 미안해하는 마음은 하늘의 마음인 것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그 마음으로 살아간다. 고통을 통해서 더욱 깊이 마음의 세계로 날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나는 오래전에 소설을 하나 쓰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여자아이는 오직 냄새를 맡고나 촉각만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여자아이는 뜻밖에도 잔잔히 엄마의 가슴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게 되었다.

여자아이의 부모는 이처럼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아이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고, 여자아이도 조금씩 하나님을 알아가면서 놀라운 은혜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게 되고, 나중에는 훌륭한 남자 친구를 알게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는 이야기이었다. 그러나 여자아이는 아들을 하나 낳고는 아들과 이십 년을 함께 살다가 사십 년을 살고 하늘나라로 가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많이도 울었으며,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깨닫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그만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더 쓰지 못하고 멈춘 상태에 있다. 카토 아야의 글을 손에 닿게 되면서 그녀의 깊은 마음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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