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어둠에 이를 때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소라 섬으로 돌아온 소녀, 소라리자는 찰흙같이 어둠이 깊은 새벽에 은혜의 해변으로 왔다. 아직 해가 이르지 않아서 하늘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둠이 깊었다. 오늘따라 밤하늘에는 달도 별도 모두 숨어버렸는지 어둠만이 가득했다. 희미한 태양광 가로등조차 어둠을 가르지 못했다.

소녀는 어둠을 바라보면서... 어릴 적에 할머니와 함께 고향 친구가 산다는 서울에 갔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그때에 할머니의 친구 집에는 소녀의 엄마 나이쯤 되는 여인이 함께 살고 계셨다. 그 여인의 이름은 이하늘이라고 했었다. 그 여인은 날 때부터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 여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소녀보다 5살이 더 많은 아들이었다. 소녀의 나이 11살 때였으니, 그녀의 아들은 16살인 셈이다. 그때에 소녀가 잊지 못하는 것은 그 여인의 평안한 얼굴이었다. 소녀는 찰흙 같은 어둠 속에서 그 여인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 여인은 그렇게 평안한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지금 나는 이토록 짙은 어둠 속에 홀로 서있지 않나? 나도 아무것도 볼 수가 없는데.. 그래도 나는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듣지 않나? 저기 바위에 내 동상은 보이네..."

소녀는 그때에 어둠이 둘로 갈라지면서 바다와 하늘이 드러나고 밝은 수평선이 나타남을 보았다. 소녀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여인은 저 빛을 보았을까? 마치 뭔가를 본듯한 모습이었어! 너무나 평온한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었던 소녀는 문뜩 할머니가 말해주었던, 아니 글로써 알려주었던... 그 여인은 만 40세에 하늘나라로 갔다고 했다. 소녀는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그 여인도 나의 엄마랑 함께 있겠지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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