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고향 할머니와 통화를 하다

[소라 섬 소녀의 이야기 편]

by trustwons

60. 고향 할머니와 통화를 하다


이른 새벽에 소녀는 일찍 일어나 은혜의 해변으로 갔다. 소녀는 한국에 들어온 지 삼일이나 지났다. 소녀는 파파 스미스의 제안으로 3개월간을 한국에 계신 할머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소라 섬으로 왔다.

소녀는 시카고대학교에서 교양학부에서 2년을 공부하고, 본과에서 3년을 공부하였다. 소녀는 미국에 간지가 6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이제 소녀는 졸업논문만을 남아놓고 이반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스미스의 제안으로 한국에 할머니가 계신 소라 섬에 가서 지냈으면 하는 제안을 받아들여서 소녀는 소라 섬에 와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소녀가 아닌 어엿한 숙녀로서 소라리자는 소라 섬에 온 것이었다. 소녀가 소라 섬에 왔을 때에는 소녀가 쓰던 방은 이미 다른 소녀, 소라리자 보다 한 살이 어린 간호사가 사용하고 있었다. 소녀는 그 간호사와 통상을 나눈 후에 간호사가 사용하고 있는 방을 잠깐 살펴보고는 곧바로 할머니의 방으로 와서 여정을 풀었다.

그리고 이틀 동안을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할머니 방에서 할머니와 함께 잠자리도 같이 했었다. 이른 새벽에 해변으로 온 소녀는 너무나 찰흙 같은 어둠이었다. 소녀는 당황하면서도 그 어둠 속을 바라보면서 서울에 사신다는 할머니의 고향 친구인 집에서 뵈었던,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며 말할 수도 없는 그 여인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찰흙 같은 어둠 속에서 그녀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그런데도 그 여인의 얼굴은 너무나 평온하였었어!”


소녀는 그 여인을 생각하면서 바다와 하늘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 속을 묵묵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오늘따라 하늘에는 달도 보이지 않았고, 별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어두움을 소녀는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때에 어둠이 갈라지면서 밝은 빛이 선을 그리듯이 나타났다. 그러자 하늘과 바다가 나누어져 보였다. 소녀는 절로 신음을 내며 그 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다시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 그 여인은 저 빛을 보았을까? 어두움 속에서 말이야~ 할머니가 말씀하셨지. 그 여인은 오직 성경의 말씀으로만 살아가고 있다고 말이야.”


그러면서 소녀는 자신도 소라 섬에서 나고 자라면서 바라보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소라 섬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성경 이야기로 모든 것을 비추어보며 자랐던 시절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그분은 하나님 아버지를 보신 거였어. 그분은 나처럼 해와 달을 바라볼 수는 없지만, 하늘 아버지의 빛을 보았던 거였어!”


소녀는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고 있다가 좀 더 그 여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여인의 아들인 최광일이는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해졌다. 소녀는 날이 밝아오자 침묵을 깨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할머니는 일어나셔서 소녀와 간호사를 위해 맛있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할머니~ 일어나셨어요?”

“안녕하세요? 어디 다녀오셔요?”


할머니는 소녀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끄떡이셨고, 마루에 있던 간호사는 소녀에게 인사를 하며 물었다.


“아~ 저기 은혜의 해변에 갔다 와요. 일찍 일어났군요!”

“아~ 그 동상이 있는 해변에 가셨군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새벽마다 가신다면서요? 저도 몇 번 가봤어요.”

“오늘 새벽은 너무나 어두웠어요. 달도 없고 별도 보이지 않더군요.”

“오늘, 어쩌면 비가 올지 모른다고 했었는데요.”

“그래요? 그래도 놀라운 광경을 봤어요. 하늘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았죠.”

“네? 하늘과 바다가 갈라져요? 어떻게요?”

“처음에는 너무 어두워서 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안 되었거든요. 그러자 밝은 빛이 하늘과 바다를 갈라놓더군요.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어머나! 나도 가볼걸~ 아쉽네요?”

“또 기회가 있을 거예요. 내일 같이 가볼래요?”

“네!”


소녀와 간호사는 마루에 함께 앉아서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힐끔 쳐다보던 할머니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셨다. 곧이어 소녀와 간호사는 서로 경쟁하듯이 부엌으로 가서는 할머니가 차려놓은 음식들을 밥상 채로 같이 들고는 마루로 왔다. 그리고 즐겁게 맛있게 아침식사를 하였다. 식사 중에 소녀는 간호사에게 말을 걸었다.


“인선 씨, 저의 할머니의 음식 솜씨가 괜찮지요? 이렇게 할머니와 함께 지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을 놓으셔요. 저보다 한 살 위이시잖아요. 오히려 제가 감사하지요. 할머니 덕분에 저도 외롭지 않고 친할머니 같아요.”


소녀는 친할머니 같다는 말에 한편 고맙기도 하면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할머니를 빼앗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소녀는 밝게 웃으면서 간호사의 손을 잡아주었다.


“우리 서로 말을 터놓고 지내요~”

“좋아요. 인선~”

“하하, 소라~ 미국 이름은 소라리자라고 부르죠?”

“여긴 한국이니깐 금소라인 거죠.”

“아~ 금소라! 전 임인선이라 불러요.”

“성이 임 씨군요.”

“네.”


밥상 앞에서 둘이 서로 대하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할머니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밥상을 들고나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인선이는 벌떡 일어나 밥상을 빼앗듯이 받아 들고는 부엌으로 가져갔다. 이런 모습을 바라본 소녀는 간호사가 할머니에게 잘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나 기뻤다. 사실은 소녀가 오기 전에는 할머니도 간호사도 노인 요양원에 가서 식사를 해왔었다. 그런데 소녀가 오자 할머니는 소녀를 위해 아침식사를 차려주신 것이었다.


“할머니, 혹시 고향 할머니 소식을 들으셔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그럼, 종종 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지. 이제는 딸도 세상을 떠났고 손자는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고 하더라.”

“미국에요? 음……. 최광일인가요?”

“그래, 최광일이라 하지~ 넌 이름을 기억하고 있구나?”

“어떻게 잊어요. 그 어머니는 평생을 어둠 속에서만 살아오셨는데요.”

“그랬지, 참 불쌍한 딸이었지~”

“전 잊지 못해요. 그 어머니의 평온한 모습을요.”

“그렇지, 그 딸로 인해 친구도 그의 남편도 은혜로운 믿음 생활을 잘하였지.”

“한번 그 할머니를 만나보고 싶어요.”

“그럴까? 전화를 해보자!”


할머니는 곧바로 마루에 있는 전화기를 들어 전화를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고향 할머니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는 똑딱똑딱 소리를 내면서 소녀에게 전화기를 전해주었다. 소녀는 할머니의 소식을 전해주고, 고향 할머니의 근황을 물었다. 고향 할머니는 혼자 지냈다고 하셨다. 손자 광일이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에 다닌다고 하셨다. 그리고 광일이 아빠는 가끔 집에 들어온다고 하셨다.


“할머니! 광일이 오빠가 시카고대학교에 다녀요? 언제부터요?”

“음, 삼 년 됐나~ 제 엄마가 돌아가신 후 삼 년을 여기 있다가 아빠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을 가게 되었단다.”

“그래요? 저도 시카고대학교에 다니거든요. 한 번도 못 만났어요.”

“그래? 그렇게 학교가 큰가 보구나?”

“그럼, 숙소는 어디에 있어요?”

“학교 기숙사라고 하더라! 뭐라더라~ 국제기숙사라든가?”

“네? 국제 기숙사요? 저도 거기에 있는데~”

“그럼 만나보아라! 많이 외로울 거야~”

“네! 할머니, 언제 할머니도 보고 싶어요.”

“아무 때나 오렴. 할머니도 보고 싶구나!”

“네!”


소녀와 고향 할머니가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던 할머니는 매우 기분이 좋으셨는지, 벙글벙글 웃으시면서 쪽지에 뭔가를 써서 소녀에게 보여주었다.


“내일 우리 함께 가보자!”


소녀와 고향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동안에 간호사인 인선이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해놓았다. 소녀는 급히 부엌으로 가서는 설거지를 마친 간호사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소녀는 급히 커피를 내려서는 간호사와 함께 마루로 나왔다. 그리고 할머니에게도 커피를 드리고는 마루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할머니는 내일 고향 친구를 만날 생각에 기분이 좋으셨는지 얼굴이 활짝 피어있었다. 간호사가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는 말을 걸었다.


“할머니, 좋은 일이 있나 봐요. 얼굴에 빛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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