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나는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어요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78. 나는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어요


수용소 생활을 할 때 우리가 그런 악취 속에서 살았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욕의 모든 단계를 내려갔죠. 그걸 다 내려가서 마침내 완전한 타락에 이르렀어요. 방식은 다를지라도 여기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도 그곳에서는 그런 타락이 다른 사람들 탓이라고 핑계될 수 있었어요. 지금은 그게 안 돼요. 이제는 선과 악에 관한 한 우리 모두 평등해요. 선이 무엇이고 악은 무엇이냐 고는 묻지 말아 주세요.

눈먼 것이 드문 일이었을 때 우리는 늘 선과 악을 알고 행동했어요.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그르냐 하는 것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일 뿐이에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지 말아야 해요. 이런 도덕적인 설교를 해서 미안해요.

다른 모든 사람이 눈먼 세상에서 눈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여러분은 몰라요. 알 수 없어요. 나는 장님 나라의 여왕이 아니에요. 나는 이 무시무시한 광경을 보려고 태어난 사람일 뿐이에요. 여러분은 그것을 느낄 수 있을 뿐이죠. 나는 느낄 수도 있고 볼 수도 있어요.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한 동안 수용되었던 악몽의 수용소에서 모욕의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지옥 같은 생활에서 나올 수 있었다. 온 도시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그들을 감시할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혼자만 볼 수 있는 그녀는 눈먼 도시의 비극을 모두 보아야만 했었다. 눈먼 도시에서는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하는 것은 관계의 이해일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진실에 눈이 먼 세상에서 말이다.

그녀처럼 모든 사람들을 눈먼 자로 만들고 한 명만이 볼 수 있게 만든다면……. 사라마구의 특유이기보다는 독보적인 환상적 리얼리즘을 구상해 보았던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한편 <눈먼 자들의 도시>가 영화로까지 출현하여 잠깐 자극을 주는 듯했었다가 사라졌다.

이러한 특유의 환상에 호기심이 오래가지 못하였으나, 반면에 뉴 미디어 시대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가상세계와 환상적 세상을 영화, 그림, 음악, 인터넷, 스마트 등으로 홍수처럼 쏟아지니 젊은 세대부터 정신없이 흥분하며 매혹되어 한시도 관심에서 이탈하지 못한다.

벌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현상이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므로 신사회주의 이념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미 조작정보가 홍수처럼 전 세계로 퍼져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각국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정 가능성의 실험을 은밀히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보아지고 있다. 벌써 상당히 민생 속에서 산업적으로 조작정보가 쏟아져 나면서 무엇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분별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져 가고 있다.

결국은 선과 악이 무엇인지를 마비된 눈먼 도시가 아닌 눈먼 사회로 가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함이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홀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고 고백하는 그녀처럼 21세기가 흘러가고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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