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함은 축복인 줄 모르는 사람들

[엽서 묵상]

by trustwons

일과 노동을 수고함으로 표현을 바꿔서 생각해 봅니다. 참으로 사람들처럼 교활하고 간사한 동물은 없을 거예요. 전 걷기 전부터 땅에 벌레들과 지내었어요. 그땐 목포에 있는 큰 제련소 안에 집이 있었지요. 전쟁 직후라서 애들을 내놓고 길렀나 봐요. 전 엉금엉금 네발로 훍 위를 기어다녀었지요. 그럴 때마다 넓은 제재소에는 나무들이 쌓여 있었지요. 작은 나무 조각도 많았어요. 전 그 나무들을 들어 올리면.. 그 흙 위에 수많은 벌레들이 와글와글 되는 게 신기했어요. 그리고 비 온 직후면 땅바닥에 지렁이들이 기어 다니죠. 그럼 손으로 잡으면 꿈틀거리는 게 재미있었지요. 그렇게 자라다 보니 산과 들로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벌레와 작은 짐승들도, 도마뱀, 무당개구리, 두더지, 실뱀 등 뭐든 보이면 잡고 봤지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벌레나 동물들은 쉬지 않고 일을 하더군요. 참새도 꿩도 노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그런데 유난히 인간들은 놀고먹는 걸 자랑하더군요. 노래도 있잖아요?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늙어지면 못 노나니.." 대부분의 대중 노래들은 놀면서 한풀이하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전 대중가요를 좋아하지 안 했어요. 괜스레 슬프기만 하고, 뭐가 그렇게 괴로운지 이해가 안 갔지요. 저는 누가 시키면 하기 싫더라고요. 그런데 내가 스스로 할 땐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 지금까지 고달프고 힘들긴 해도 원망하거나 불만하지 안 했지요. 마지막 직장에서도 어린것들이 맞짱 뜨자고 사소한 일로 시비를 걸어와도 전 굽히지 않고 제 길을 갔죠. 그들의 이유는 지들이 주장하는 것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그래도 전 제 의사대로 할 뿐이었죠. 그랬더니 절 좋아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제 별명이 뭔 줄 아셔요? '도사'에요.. 싫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 전 노자를 좋아했거든요.. 노자의 도덕경을 심독 했지요. 과학적인 면도 많더라고요. 그런 저는 이제 사회로부터 은퇴해서 원치 않는 백수가 됐어요. 그때 가장 부러운 것이 뭔 줄 아셔요?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죠. 가끔 아침에 지하철역에 가보곤 했지요. 사회인이란 직장도 있고, 일할 곳이 있고, 뭔가 목적이 있고, 뭔가 열심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 줄 깨달았지요. 사람이라면 일을 해야죠.. 수고함이 있을 때, 이마에 땀이 나도록 열중할 수 있을 때에 사는 희열을 느끼고, 보람도 있는 거지요. 그거 아시나요? 사회적 범죄자들이 대부분 빈둥대거나 건덜 대거나 백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요. 그래서 아담이 선악의 열매를 먹은 후에 에덴동산을 떠났지요. 그때에 창조자는 그에게, "네가 이마에 땀이 나도록 수고하여야 식물을 얻을 것이다." 이 말은 저주가 아니고, 벌을 준 게 아니라 축복인 것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악의 길로 간다는 것이지요.. 보세요! 여자를 농간한 놈이나 성추행한 놈들의 공통점은 빈둥거리다가 그 짓을 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일이나 노동이나 수고함으로 사는 것이 축복입니다. 제 소망은 죽는 순간까지 쟁기를 놓지 않으리라고 했는데.. 사회제도가 어찌 정년이란 걸 만들어서 억지로 놀라고 하는지 몰라요.. 그래서 노인자살이 많은 건지도 몰라요. 생계를 위해 일하든, 일하기 위해 노동하든, 수고함에서 얻는 보람과 희열과 유익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기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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