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다시 홈스쿨링을 시작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by trustwons Nov 10. 2021
31. 다시 홈스쿨링 생활을 시작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이른 새벽에 소녀는 눈을 떴다. 아직 창가에는 어둠이 머물러 있었다. 지난밤에 달과 나누었던 대화를 소녀는 멈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녀는 창문을 열어젖히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달은 이미 서쪽으로 멀리 가 있었다. 소녀는 생각했다. 그래 자연의 질서였지 하며 다시 창문을 닫았다. 소녀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성경책을 손에 들고 서서 첫 장을 열었다. 소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태초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이 거기에 빛이 있어라 말하시니 거기에 빛이 있었다.’ 이였다. 소녀는 혼자 말하듯이 말했다.
“음, 하늘과 땅이 창조되는 때를 태초라고 하셨네. 하늘과 땅이 있었는데 땅에는 아직 혼돈과 흑암과 공허함과 깊음이 있었다는 거였구나. 그럼 땅에는 아직 자연의 질서가 없었나?”
소녀는 매우 심오함을 느꼈는지 성경책을 손에 든 채로 창가를 맴돌고 있었다. 소녀가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 동해가 밝아지고 하늘에 펼쳐지면서 창가로 빛이 들어왔다. 그때에 소녀는 창밖을 주시하면서 멈춰서있었다. 소녀의 눈앞에는 넓은 바다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면서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에서 빛을 뿜으며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때에 소녀의 눈에서 번쩍 광채가 났다.
“그래, 이거였구나. 어둠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어. 빛이었어. 자연의 질서! 아름다움! 그래서 하나님은 보시고 좋았다고 말했어. 좋았다고…….”
「여기서 ‘좋다’의 어원은 됴타에서 둏다, 좋다로 변천과정이라 함. 의미로는 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을 보았을 때의 느낌을 표현한 데서 유래했다고 함/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소녀는 하나님이 빛을 창조하시고 빛을 바라보시고 좋았다고 하셨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소녀는 자연의 질서란 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이었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역시 보기 좋았다 이였어. 그 말씀에서 자연의 질서를 보신 거야.”
소녀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는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지요~ 보시기에 좋지요?”
소녀는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창문을 받았다. 소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성경책을 책상 위에 사뿐히 놓았다. 그리고 소녀는 책상 앞에 앉았다. 소녀는 노트북을 열었다. 미국에 계신 양어머니로부터 받은 메일을 세심히 읽고 또 읽었다. 소녀는 미국 교육부로부터 온 이메일을 양어머니 엘리자로부터 받았다. 소녀가 받아야 할 미들 홈스쿨링 과정(middle homeschooling programs)은 중등교육으로 7학년과 8학년의 교육과정이었다. 소녀는 주요 과목 중심으로 영어, 수학, 사회, 미국 역사, 과학의 학습과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선택과목으로는 음악 감상과 피아노 교습 그리고 미술실기와 미술사 그리고 체육으로는 줄넘기와 달리기와 농구를 선택했다. 또한 소녀는 외국어의 선택에서는 노르웨이어로 정했다. 펜팔 친구인 노라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소녀는 초등 홈스쿨링 과정처럼 계획을 세웠다. 소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를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를 오전 학습시간으로 정했다. 그리고 소녀는 오후에는 선택과목인 음악과 미술과 체육으로 이틀씩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미국에 계신 양어머니 엘리자에게 메일로 보냈다. 그때에 방문을 열고 할머니가 들어왔다. 아침식사를 하자는 것이었다. 소녀는 곧 노트북을 닫고 할머니와 함께 방을 나와서 마루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소녀는 신속하게 음식 그릇들을 부엌으로 가져가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커피를 가지고 마루에 계신 할머니에게로 왔다.
“할머니, 커피~”
할머니는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었다. 소녀는 할머니와 함께 마루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에 멀리서 배 한 척이 들어오고 있었다. 목사님이 배에서 내려서 소녀의 집으로 오고 있었다. 소녀는 커피 잔을 내려놓고 문밖으로 달려갔다.
“목사님! 오셨어요. 손에 든 것은 뭐예요?”
“이거? 너에게 온 우편물이란다. 꽤 무겁거든…….”
“뭔데요? 제가 들게요.”
“오, 그래~ 자 받아봐.”
소녀는 목사님에게서 우편물을 받았다. 꽤 무거웠지만 소녀는 내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엘리자로부터 보내온 소포였다. 소녀가 목사님과 함께 마당으로 들어서니 할머니는 부엌에서 과일을 준비해 나오셨다.
“할머니, 건강하시지요? 또 왔습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우편물이 왔어요. 그래서 전달하러 왔습니다.”
목사님이 인사를 하자 할머니는 마루에 앉으시라고 하시며 과일 그릇을 목사님 앞에 놓으셨다. 뒤따라 온 소녀는 마루에 소포를 내려놓고는 풀기 시작했다. 할머니도 목사님도 소녀가 소포물을 푸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머, 목사님! 이번에 학습할 홈스쿨링 교재가 온 거예요.”
목사님도 할머니도 소포물 안을 바라보았다. 미들 홈스쿨링 교재와 부교재도 함께 왔다. 부교재가 더 많은 것 같았다.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혼자서 배우기가 많이 힘들 거야. 도움이 필요하면 교회에 와서 언니 오빠들에게 도움을 받도록 해요.”
“네, 목사님. 전에도 엄마가 쓰던 공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이번에도 엄마의 공책을 많이 활용하려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교회 언니 오빠들에게 도움을 받는 게 더 좋겠지.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언제든 말해!”
“네, 그렇게 하겠어요.”
“이번에는 선택과목을 뭐로 정했지?”
“음악은 듣기와 피아노로 했고요. 미술은 미술사와 주변에 자연을 그려보려고요. 그리고 체육은 줄넘기와 달리기 그리고 농구로 했어요.”
“농구? 그럼 우리 교회에 와서 농구하면 되겠구나. 교회 마당에 농구대가 설치되어 있잖니?”
“그래도 되고요. 집 마당에다 설치했으면 해요. 그래서 어머니께 부탁하려고요.”
“오 그래, 그럼 혼자서 연습을 하겠네. 가끔은 교회에 와서 친구들과 같이 해요. 친구들도 좋아할 거야.”
“네, 그럼 토요일과 주일에는 교회에서 친구들과 농구할게요.”
“피아노는 어느 정도 치지? 가끔 교회에서 발표회를 가지면 어때?”
소녀는 얼굴이 빨개졌다. 소녀는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입에 가져갔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실은 잘 못 쳐요. 혼자서 배우니깐 잘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좋아서 하는 것뿐이에요.”
“뭘, 잘 치던데. 엘리자도 칭찬을 많이 했어. 혼자서 배운 것으로는 잘하는 거라더군. 사람들 앞에서 발표도 하고 그래야 더 잘하게 되는 거란다. 나도 좀 도와줄게.”
“고맙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소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는 소녀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최 집사님의 배를 타고 떠나가셨다. 멀리 가는 배를 바라보는 소녀는 고마움에 눈시울이 적셔졌다. 할머니는 소녀의 마음을 잘 아는지라 다가와 안아주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소녀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소녀는 마루에 있는 전화기를 들어 미국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헬로, 어머니!”
“헬로, 안녕! 잘 지내지? 우리 소라리자!”
“보내주신 우편물을 오늘 받았어요. 목사님이 가져다주셨어요. 그리고 아침에 제가 미들 홈스쿨링 학습계획서를 메일로 보냈어요.”
“보았단다. 잘 만들었다. 미국 교육부에 보내마. 그리고 필요한 것은 없니? 보니깐 농구를 하고 싶은 모양이더구나. 내가 곧 농구 설치대를 보내주마. 더 필요한 것은 없니?”
“어머니, 너무 감사해요. 어머님의 은혜가 너무나 커요. 그렇잖아도 농구대를 집 마당에 설치했으면 했어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술실기도 있던데……. 전에는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었는데, 이번에는 유화를 배우지 않겠니? 넌 모든지 스스로 잘 해내니 자랑스럽단다.”
“유화요? 화가들이 그리는 그런 거요? 전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요.”
“그럼 유화 학습지도 함께 보내지……. 그리고 화가들에 대한 책도 함께 보내고 하니깐 네가 마음껏 시도를 해봐! 처음엔 모든지 힘들지. 그러다가 잘하게 되는 거란다. 지금껏 너 혼자서 잘 해왔잖니? 내가 아는 화가 한 분이 계신데……. 그분보고 지도해달라고 말해볼게.”
“정말요? 너무 좋아요. 그전에 제가 더 열심히 그려볼게요. 전 밀레가 생각나요. 그분은 저녁노을을 많이 그리셨더라고요. 저는 해 뜨는 아침을 그려보고 싶어요. 해 뜨는 장면이 하루하루 달라요.”
“어머나, 우리 딸 화가가 다 된듯하네. 밀레 이야기도 할 정도니 말이다.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언제 한번 미국에 와서 전시회를 열어주어야겠다.”
“네? 전시회요? 제 그림을요? 우와~ 내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
“이번에도 학습계획대로 잘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에 홈스쿨링이 마치면 미국에 할머니와 함께 오도록 하자구나. 오케이?”
“네, 할머니도 좋아하실 거예요. 저도 미국에 가보고 싶어요. 엠마도 보고 싶어요.”
“그래그래, 나도 많이 기대된다. 엠마의 어머니도 참 좋은 분이더라. 자주 만나고 그런단다.”
“엠마 한데 들었어요. 자주 만나신다고 했어요. 파파도 잘 계시지요?”
“그럼, 늘 너 얘기를 많이 한단다. 요즘은 일이 많아 바쁘시지만 네 사진을 꼭 챙겨 가지고 다니신단다. 사무실 책상에도 네 사진이 차지하고 있어. 내 사진을 뒤로 밀려놨어.”
“죄송해요. 어머니~ 두 분 사랑해요. 많이 많이요.”
“나도 널 사랑한단다. 너로 인해 늘 행복하단다. 멋진 우리 딸!”
소녀는 미국에 계신 양어머니 엘리자와 오랫동안 통화를 했다. 옆에 마루에 앉아 계신 할머니도 둘이 통화하는 대화를 듣고 계셨다. 특히 소라의 집에 있는 전화는 할머니도 들으시라고 수화기에서만 말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전화기 밖으로도 소리가 나오도록 해 놓으셨다. 그러므로 할머니는 소녀와 엘리자의 대화하는 말을 다 들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소녀와 엘리자의 대화내용을 대충 알 뿐이었다. 이제는 할머니도 눈치껏 영어를 알아들으시는 편이다. 소녀는 받은 소포물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잘 정리해 두었다. 그전에 공부하던 초등과정의 교재들은 박스에 담아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소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벌써 해가 중천에 와 있었다. 소녀는 해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양어머니가 보내준 전자피아노를 켜고는 치기 시작했다. 소녀는 먼저 ‘소녀의 기도’를 쳤다. 그리고 ‘엘리자를 위하여’(Fur Elise)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