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금소라는 멀리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소라 섬에 계시는 할머니를 잊은 적이 없었다. 할머니를 외롭지 않게 임간호사가 곁에 있어주어 고마움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소녀는 자주 산책하는 공원길에서 놀랍게도 할미꽃을 발견하였다. 할미꽃 앞에 굳어져버린 소녀는 뚫어져라 할미꽃을 바라보다가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따스한 봄날이 찾아와 어느덧 몸과 맘이 풀어지는 때에 소라 섬에서 만나는 할미꽃에 소녀는 할머니의 온유한 마음을 되새겨보곤 했었다. 언제나 고개를 내리고 흙냄새라도 맡으시려는 듯이.. 아니 사랑하는 딸을 그리워하는 듯이 곰곰이 생각하고 계시는 듯하였다. 소녀는 할미꽃이 따스한 털옷깃을 세우고 먼 길을 걸어오신 듯한 모습에 애절함을 느끼곤 하였다. 이제 소녀는 그런 할미꽃을 공손히 두 손으로 흙과 함께 담아와 자기 방에 잘 모셔놓았다. 좀 더 가까이 모시고 싶었나 보다.
"할미! 먼 길을 그렇게 지치지도 않으셔~ 좀 앉아서 쉬구려.... 에그 할미여, 고개를 들어보세요! 내가 이렇게 바라보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