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소라리자는 광일 오빠와 헤어진 지 여럿 날이 지났다. 소녀는 종종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소녀는 소라 섬을 생각한다. 어느 날 노르웨이에 친구 노라와 메일로 대화를 나누던 소녀는 물망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독일 도나우 강을 연인과 함께 거닐던 한 청년이 강가에 핀 꽃.. 해 질 녘에 돋보이는 보랏빛 꽃을 보고 감탄하며 바라보자 곧바로 강가로 뛰어들어 그 꽃을 꺾어 나오려다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게 되었다.
그때에 청년을 꽃을 연인에게 던져주면서 외쳤다.
"날 잊지 마!"
그러나 그 청년을 물살에 떠내려가고 말았다. 연인은 그 꽃을 꼭 진채로 사라진 청년을 한 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소녀는 눈물을 흘렸다. 마치 자신인 것처럼 애수에 젖어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둔 채로 창밖을 바라보며 다시 멍하니 있었다. 그때에 밝은 달이 어두움에서 나타났다. 어떻게 짙은 구름으로 덮인 하늘에서 구름의 틈새로 달이 빛을 소녀에게 비추었다. 잠에서 깨어난 듯 소녀는 정신을 차리고 달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파도 물결처럼 빛 물결을 일으켰다. 그 달빛 물결 따라 들려오는 소리를 소녀는 들었다.
"넌, 어찌 슬픔에 잠겨있니? 마치 하나님을 잊은 소녀 같구나~"
소녀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길 잃은 어린양처럼 방황하다 어미 양의 목소리를 들은 것처럼 말이다.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달을 가까이서 보려는 듯 얼굴을 창문에 붙이고 달을 쳐다보았다.
"아냐, 오빤 뭘 하지? 혹시 날 잊은 게 아니겠지!"
소녀는 그림 한 폭을 열심히 그렸다. 밤이 새는 줄도 모른 채 소녀는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이른 아침이 되자 곧바로 그림을 들고 광일 오빠의 숙소로 달려갔다.
'띵동!'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었다. 소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림을 문 밑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소녀는 자기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그대로 누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