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풀(Fatoua villosa)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소녀는 기숙사를 나와 시카고 대학교 뒷마당으로 힘없이 걷고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초점 없이 걷고 있었다. 멀리 호수가 보이는 작은 언덕처럼 풀밭 위에 벤치에 걸쳐 앉았다. 물끄러미 주변을 바라보다 발밑에 눈길이 갔다. 벤치 주변에 풀발에는 이름 모를 잡초들이 서로 경쟁하듯이 돋아나 있었다. 소녀는 맥없이 풀들을 바라보다가 번뜩 정신이 들었다.


"그래, 내가 왜 그러지? 풀들을 봐! 저마다 생생한 자태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저렇게 씩씩한 모습... 그대로 아름답지?"


소녀는 햇볕을 받으며 솟는 풀과 그늘에 있는 풀, 모두 어쩜 그리 씩씩한 자태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마치 창조주께 노래하듯 말이다. 소녀는 깨달았다.

"그래그래, 저 풀들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랑스러워하잖아!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잖아! 사방이 바다로 가득 찬 작은 소라 섬에서 말이야! 난 늘 내 모습 그대로 난 자랑스러웠었잖아! 그런 내가 지금... 왜 그러지?"


소녀는 눈이 번쩍 떴다. 도시 속에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자신도 서서히 도시인이 되어감을 깨달았다. 소녀는 벤치에서 일어나 풀밭을 걸었다. 그때에 흔히 보던 개불을 발견했다.


" 어머? 반갑구나! 너 게풀 아냐? 너도 여기에 있었구나? 늘 내 집 마당에, 그리고 동굴 아래에도, 해변 갓길에서도 넌 늘 날 지켜보았지! 정말 반갑구나~ 나랑 함께 가자! 내 숙소로 말이야. 괜찮지?"


소녀는 여기저기 게풀들을 들러보고 쓰다듬고서 한 게풀을 귀엽게 흙에서 캐내어 두 손에 담아 풀꽃에 입맞춤을 하고는 숙소로 가져갔다. 눈에 띄는 푸른 그릇에 담아 창가에 놓고는 기쁨이 넘쳐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미국에서는 뭐라 부르지 하며 인터넷으로 찾았다.


" 어머, 뽕나무 풀이라네? Fatoua villosa.. 파투아 빌로자! 왜 이런 풀들을 창조주는 만들었을까?"


소녀는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자료들을 찾았다.


"그렇구나! 게풀도 사람에게 유익한 거였네? 뿌리는 해독제, 해열제, 이뇨제로 쓰고, 또 뿌리를 달여서 양치할 때 부은 잇몸에 치료제로도 쓰이네. 또... 다리에 힘이 없는 허약한 어린이에게도 힘을 주는 효과로도 쓰이는구나! 잎은 복통치료제로도 쓰이는구나. 이거였어! 창조주 하나님은 사람에게 유익한 풀들을 준비하셨구나! 그럼 그렇지~ 쓸데없는 걸 창조 할리 없지! 역시 역시야~ 내가 알고 싶었던 거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날 잊지 말아요 [Forget me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