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자연은 나의 벗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121. 자연은 나의 벗


《나는 한 조각의 구름과도 같이 외로이 방황하였다!》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이것은 영국의 유명한 자연시인 워즈워스(Wordsworth)가 그의 아름다운 시 『수선화』(The Daffodils)에서 노래 부른 고귀한 한 줄이다.

학생들이여! 창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고, 문을 열고 자연 속으로 나가라. 셋도 말고 둘이도 말고 될 수만 있으면 혼자서 가라. 혼자 가도 외로울 것이 없다.

혼자서 바라보며, 혼자서 생각하며, 산을 넘고 언덕을 넘어, 들로 바다로 또 산으로 가라. 돌도, 물도, 나무도, 구름도, 심지어는 모래알 하나조차도 우리들의 다정한 벗이 아님이 없다.

사람의 입에서는 진리와 거짓이 한꺼번에 나오지만, 자연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우리들에게 참을 말하여 준다.

가면서 보고 보면서 관찰을 세밀히 하라. 길 가의 마른풀 한 대에도 꽃이 피었던 날이 있었음을 알라. 시골길에 들어서면 새가 나뭇가지에 울고 꽃이 그 아래서 핀다. 그러나 마음 없이 듣기만 하고, 생각 없이 빨간 꽃 · 노란 꽃을 세기만 해서는 안 된다. 금년 꽃도 작년 꽃과 같아서 아름다우나 사람은 금년에 와서 이미 늙었음을 생각하여야 한다.

고인(古人)은 말하였다. ‘때의 흐름을 마음 아프게 느끼고는 꽃에다 눈물을 쏟고(감시화천려 感時花濺悷), 이별을 원한 깊이 생각하고는 새 나는 소리에 조차 마음을 놀래인다(한별조경심 恨別鳥驚心)’라고.

가다가는 피곤한 다리를 물가에 쉬라. 짧은 인생이나 그러나 더디게 가라. 물머리에 앉아서는 흘러가는 물을 유심히 바라보라. 물은 마음 없이 흐르기만 하는 것 같으나 그러나 그 속에 품은 뜻은 결코 단조롭지가 않다.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닌 까닭이며, 세상은 그대로 남아 있으되 덧없는 인생은 물과도 같이, 왔다는 가고 왔다는 가고 자꾸 가버리기만 하기 때문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 잔디 위에 누워서 가끔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볕을 즐겨라. 인생의 피곤이 단번에 풀리고 보다 더 큰 희망이 온 가슴속에 부풀어 오름을 느끼리라.

또 구름이 넓은 하늘을 다 지나 아득한 지평선에 떨어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으라. 고개를 숙이고 풀과 꽃과 물을 바라보라. 그리고는 고개를 들고 나무와 하늘과 구름과 먼 산을 오래도록 바라보라. 산에서 눈을 돌리면 눈앞에는 벌써 철썩철썩 파도치는 만경창파(萬頃蒼波)가 끝없이 푸르다.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산과 가까이하고 바다와 친근히 하라. 여산여수(如山如水)라는 말이 있다. 『산과 같이, 물과 같이』란 말이다.

산토고륜월(山吐孤輪月), 해함만리풍(海含萬里風)란 말이 있다. 『산은 외로운 둥근달을 토하고, 바다는 만 리나 부는 큰 바람을 품고 있다』는 말이다.

석양이 산마루에 걸리면 서쪽 하늘에는 조각구름의 오색 무늬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낙조도 잠깐이고 이 땅 위에는 곧 어스름 황혼이 온다.

<젊은 날의 노오트/ 정무심의 글에서>



나는 젊은 날의 노오트에서 이 부분을 매우 공감을 하며, 역시 나도 그렇게 행동을 해보았다. 정말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롭지 않았다. 워즈워스의 수선화의 일부분에서 그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맸다가 수선화를 보았나 보다. 그는 얼마나 자연을 즐겼으면 자연의 시를 낳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 또한 그처럼 산과 들을 좋아하였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산으로 바다로 달려가고 했었다. 자연은 정말 나를 헤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묵묵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느꼈다. 또한 산에도, 바다에도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 즐비했다. 하나하나 그들은 나에게 많은 신비함을 일깨워주고 했었다.

때로는 산 위에 풀밭에 그대로 누워서 하늘을 한없이 바라보고 그랬다. 때로는 바닷가에 한 바위에 앉아서 한없이 출렁이는 파도 물결을 바라보고 그랬다. 그럴 때에는 시간은 나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자연은 말없이 나에게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 주었다. 아니 그때에는 몰랐던 것들을 나이 들어서는 더욱더 선명하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연은 산이나 바다뿐만 아니라 나무도 바위도 풀도 하늘에 구름도 바람도 그리고 바다의 끝없이 파도치는 물결도 얼마나 많은 것을 내게 말해주었는지를 한참 나이가 들어서야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을 벗 삼아 거닐고 뛰고 눕고 하면서 변함없는 우정을 쌓아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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