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광일 오빠의 부친을 만나다
[소라 섬 소녀의 이야기 편]
by trustwons Dec 25. 2022
68. 광일 오빠의 부친을 만나다
늦도록 잠에 묻힌 채로 소녀 소라리 자는 침대 위에서 뒤적거리고 있었다. 어느덧 햇살이 소녀의 숙소 창가 안으로 내리 비추었다. 마치 늦잠 부리는 소녀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강열하게 햇빛을 비추는 것 같았다. 소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햇빛을 피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자 이번에는 뜨겁게 햇볕이 소녀의 방안을 데워주고 있었다. 그러자 소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확 이불을 발로 차버렸다. 그리고는 소녀는 지그시 실눈으로 창문 쪽을 째려보았다. 그때에 구름이 다가와 해를 가렸다.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구름아~ 고맙다. 너밖에 없구나. 내 마음을 이해할 친구는 말이다.”
침대에서 내려온 소녀는 창문으로 다가가 커튼으로 슬쩍 창문을 가렸다. 그때에 해가 다시 구름 밖으로 나오며 강렬한 햇빛을 소녀의 숙소 창문에 비췄다. 이미 커튼이 가려진 소녀의 방 창문에는 소녀가 커튼을 등지고는 피식 웃었다.
“네가 그런다고 내가 겁날 줄 알았니?”
소녀는 혼자 말하듯이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그러자 소녀의 귀가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많이 변했어! 넌 탕자처럼 방황하고 있는 걸 알고 있어?”
“뭣이?”
소녀는 화들짝 놀라며 커튼을 확 열어젖혔다. 그리고 해를 향해 쳐다보았다. 해는 다시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흥~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았니? 난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니야. 난 잠시 세상을 이해하려는 몸부림일 뿐이야.”
해는 더 이상 소녀에게 침묵으로 응대하지 않았다. 다시 해는 한 걸음 상공으로 돋음이고 있었다. 소녀는 그런 해를 바라보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낮에 해처럼 밤에 달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소녀는 가볍게 노래를 부르며 간단하게 세면을 한 후에 외출복으로 옷을 가려 입고는 숙소를 나왔다. 그리고 식당으로 내려간 소녀는 이미 식사시간이 끝났음을 확인하고는 터덜터덜 밖으로 나왔다. 소녀는 찬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가까운 교내 매점으로 갔다. 그리고는 커피와 햄버거를 시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는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에 광일이와 지아가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소녀는 발견했다. 소녀는 그만 커피를 쏟을 뻔했다. 소녀의 눈은 두 사람을 쫓고 있었다. 광일 오빠와 지아가 얼마나 다정하게 대화를 하며 걷는지 소녀는 감정이 치솟아 그만 소리를 지를 뻔까지 했었다. 안정을 찾고 소녀는 묵묵히 커피와 햄버거를 질근질근 먹었다.
“둘이서 무슨 대화를 하는 거지? 너무 다정하잖아~”
소녀는 음식쓰레기를 대충 처리하고는 황급히 매점을 나왔다. 그런데 소녀는 곧 두 사람에게 달려가지 않았다. 그대로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지켜 바라보고만 있었다. 광일이와 지아는 도서관 건물 쪽으로 사라졌다. 소녀는 멍하니 이미 사라진 그곳을 계속 바라보며 서있었다.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와 소녀를 휘몰아치고는 사라졌다. 소녀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빌딩 위에 구름 속에 감춘 해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아~ 네가 슬퍼 보이는구나. 내가 좀 초라해 보이지?”
소녀는 황급히 걸음을 옮겨 숙소로 갔다. 그리고 소녀는 가방을 등에 메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팔로 가슴에 품고는 숙소를 나왔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들어선 소녀는 책들을 반납하고는 서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리저리 책들을 살피다가 광일 오빠와 지아가 나란히 앉아서 대화하는 모습을 소녀 소라리자는 발견했다. 소녀는 소재에서 빠져나와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갔다.
“둘이 뭐 하는 거야? 뭘 그리 열심히 대화를 하고 있어?”
“어? 네가 왔어!”
“리자야, 반갑다. 오빠랑 너에 대해서 대화를 하고 있었어!”
“내 얘기를 해! 왜?”
“여기 와서 앉아!”
광일 오빠는 소녀에게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소녀는 광일 오빠 옆에 앉았다. 그리고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뭘 그렇게 쳐다보니? 널 흉본 줄 아니?”
“도대체 내 얘기라니?”
광일 오빠는 두 사람이 대화하도록 잠잠히 있었다. 그리고는 소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소녀는 오빠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지아를 바라보며 추궁하듯이 말했다.
“뭔 얘기야? 궁금하잖아~ 나에 대해서 뭘 말한 거야?”
“네가 요즘 많이 이상하다고 말했어. 그렇잖아~ 너도 잘 알잖아~”
“왜들 내게 관심이 많은 거야!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되겠니? 좀 사춘기가 늦게 왔다고 생각해 주렴.”
“사춘기?”
광일 오빠는 얼굴을 소녀를 향해 다가가면서 말했다. 소녀는 웃어넘기려 하자 지아가 끼어들어 말했다.
“늦은 사춘기는 매우 심해진다고 하던데……. 거의 병적일 수도 있데.”
“지아야~ 너 너무 심하잖니? 우스갯소리 한번 해본 건데…….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을 하냐?”
“나도 사춘기를 겪어봤으면 좋겠다. 난 그럴 시간이 없었거든…….”
“아니? 오빠는 사춘기를 그냥 지나친 거야?”
소녀와 지아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광일이를 쳐다보았다.
“뭘 그렇게 이상하게 쳐다보니?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왜, 그냥 지나쳤을까? 엄마 때문인 거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내게는 어머니가 소중한 분이셨으니깐.”
“어머, 리자로 부터 대충은 들었어요. 어머니께서 천사 같았다고 하던데…….”
“이야기하려면 길어져. 나중에 내 어머니가 쓴 책을 보여줄게!”
“어둠의 사십 년!”
“리자는 알겠구나. 할머니를 통해서 들었겠지.”
“응.”
“더 궁금해진다!”
지아는 리자를 쳐다보면서 부러운 눈길을 던졌다. 소녀는 뭐 안다는 식으로 턱을 추켜올렸다. 광일오빠는 도서관 안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안 되겠다.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우리 자리를 옮길까?”
“뭐, 여기가 어때서? 여긴 도서실 대합실이나 마찬가지잖아~ 우린 지금 토론하고 있는 거야.”
소녀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아니 오빠랑 함께 있는 게 더 좋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아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떡이었다.
“그러지 말고, 우리 분위기를 좀 바꾸자! 오늘 내가 커피 살게!”
“정말?”
소녀와 지아는 신났다며 좋아했다. 그리고 먼저 일어났다. 광일이도 따라 일어났다. 그릭 셋은 도서관을 나와 교내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교내에는 스타벅스가 몇 군데 있다. 셋은 구내 카페인 <Plein Air Cafe>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녀 소라리자와 지아는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잠시 후에 광일오빠가 커피 세 잔을 쟁반에 들고 왔다. 셋은 창밖을 나란히 바라보며 앉았다. 셋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오랫동안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게 오랫동안을 대화를 나눈 셋은 카페를 나왔다. 지아는 일이 있다고 헤어지고 소녀와 광일오빠 둘이만 남았다. 둘은 나란히 교정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광일오빠가 소라리자를 데리고 화원으로 갔다. 그것도 소녀가 자주 가는 화원이었다. 소녀는 깜짝 놀라며 오빠를 쳐다보고 말했다.
“오빠, 여기는 어떻게 알았어? 내가 자주 오는 화원인 줄 알았던 거야?”
“너도 여기 자주 오니? 그렇구나!”
“뭐가 그렇구나? 정말 몰랐어?”
광일오빠는 미소를 짓고는 앞장서서 화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여주인에게 주문한 것에 대해 물었다. 여주인은 반가이 맞아주시면서 주문한 것을 가져오시면서 두 사람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군요. 어쩐지 좀 닮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여주인은 묘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몰랐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은 광일에게 꽃을 매우 좋아하는 아가씨가 있다고 말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광일 오빠도 그 아가씨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다. 바로 소라리자였던 것이었다. 광일오빠는 여주인에게서 받은 꽃바구니를 소라리자에게 건네주었다. 소녀는 깜짝 놀랐다. 오빠가 자기를 위해 꽃을 주문해 놓았다는 것과 그리고 소녀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꽃이었기 때문이다.
“어머, 이거 내가 늘 그리워하는 꽃이잖아!”
“그래? 너도 백합꽃을 좋아하는구나! 내 어머니도 그러하셨어.”
“오빠의 어머니께서도? 히야~ 어쩜 나랑 통했네!”
“뭐가 통했어?”
“오빤 이 백합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백합에 대해서?”
“그럼, 이 백합은 예수님이 솔로몬과 비교하셨던 꽃이잖아~ 솔로몬의 영화도 이 백합만 못하다고 말이야~”
“그랬지.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나 그러나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다.”
“잘 아네! 이사야는 이렇게 말했어.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 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 레바논의 영광과 갈멜과 샤론의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라. 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라.”
“오 제법인데~ 예수가 말씀하신 백합화는 들에 핀 백합화를 의미하지. 백합도 들풀에 일종이야. 백합은 흰색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이 있지. 백합이란 백의 숫자로 들에 가득한 백합을 상상해 봐!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백합의 꽃잎은 셋으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삼위일체를 상징하기도 하고, 마리아의 순결함을 상징하기도 해요. 인터넷으로 봤어.”
“그래, 성경에 자주 등장하지. 사막이 백합들처럼 피어나 즐거워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어.”
“백합은 한자야~ 우리말로는 나리라고 해! 영어로는 릴리 그리고 수잔 이라고도 해! 그리고 음식재료도 쓰고 향신료로도 많이 애용하기도 해!”
“하하, 넌 보통재간내기가 아니야~ 말을 못 하겠어. 그만 가자! 오늘은 내가 멋진 곳으로 널 데려갈게.”
“어디?”
“오늘만 날 따라오기만 해! 오빠를 믿지?”
“왜? 믿어!”
광일오빠는 소녀 소라리자를 데리고 화원을 나와서는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하얏트 리젠시 호텔로 갔다. 호텔 앞에 택시가 도착하자. 광일오빠와 소녀 소라리자는 택시에서 내려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 소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기죽은 듯이 오빠만을 졸졸 따라갔다. 화려하고 웅장한 호텔의 로비를 둘러본 소녀는 어쩔 줄을 몰랐다. 카페에 들어간 소녀 소라리자는 광일오빠가 어떤 나이 드신 아저씨가 혼자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가자 뒤따라갔다. 광일오빠는 그 아저씨에게 매우 반가운 듯 인사를 하고는 소라리자가 앉도록 의자를 내밀어주면서 앉으라고 했다.
그렇게 소녀는 광일오빠와 나란히 앉으니 앞에 계신 아저씨를 광일오빠는 소녀에게 소개를 했다.
“앞에 계신 분은 나의 아버지이시란다. 인사해!”
“안녕하세요. 저는 소라리자입니다.”
소녀는 좀 당황하면서도 광일오빠의 아버지라고 하니 반쯤 일어나서 정중히 인사를 했다. 광일오빠의 아버지는 매우 밝은 미소를 보이면서 소녀의 인사를 정중히 받으셨다.
“소라리자! 원명은 금소라라고 하지? 할머니로부터 듣고 알고 있었어요. 한번 보고 싶었답니다.”
“저를 알고 계셨어요? 저도 저의 할머니로부터 오빠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해 자주 들었어요. 좋은 분이시라고 하셨어요.”
“그래,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요. 우리 광일이 할머니께서 광일이 어머니처럼 천사 같은 아이라고 늘 자랑을 하였다네. 그 외딴섬에서 어쩜 아름답게 자랄 수 있었는지 참 궁금했어요. 새벽마다 뜨는 해를 바라본다며……. 참으로 부지런하십니다.”
“그런 얘기도 하셨어요. 할머니께서는 말이 적으신 줄로 알았는데요.”
“우리 할머니는 말이 적으신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말씀만 하시지.”
옆에서 아버지와 소녀가 대화를 하는 것을 지켜보던 광일은 끼어들어 말했다. 소녀 소라리자는 광일오빠를 쳐다보면서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하다가 말을 했다.
“우리 할머니는 들을 수는 있으시지만 말을 못 하셔요. 그래서 저는 누가 말을 하면 참 신기해했었어요. 저는 소라 섬에선 늘 혼자였거든요.”
“많이 답답했었겠네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제게는 친구가 많아요. 해와 달도 친구예요. 그리고 갈매기도 친구고, 섬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제 친구예요.”
“친구라니? 어떻게? 대화도 한다고 들었어요.”
“꼭 귀로 들어야만 대화를 하나요? 저는 할머니를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는 길을 깨달았어요.”
“대단하네요.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그러니깐 말하고 듣고 하는 가운데 서로를 알아가지.”
“네, 맞아요. 사람들은 꼭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해야만이 대화를 한다고 생각을 하나 봐요.”
“당연한 거 아니야?”
광일이가 끼어들었다. 광일이 아버지도 살짝 웃으시었다. 그러자 소녀는 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람들의 입술로만 하는 말만을 듣지 않아요. 그 마음을 먼저 보시거든요. 그러니깐 마음과 마음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거예요.”
“그래, 하나님도 우리의 생각을 아시지. 그래서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가지 않는다고 하지 않겠니?”
“어머, 아버님도 멋지셔요. 하나님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 아시니까요.”
“그래, 넌 어떻게 태양과 달과 갈매기랑 얘기를 하니?”
광일은 소라리자의 신비함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소녀는 광일오빠를 쳐다보고는 살며시 웃었다. 묘한 표정이었다. 그만 광일은 그런 소녀의 모습에 당황하고 말았다. 옆에서 보고 있던 광일의 아버지도 궁금한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자세를 바로 하면서 말을 시작했다.
“아버님은 이해하시죠? 제가 광일오빠랑 밤을 새운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에 달을 보고 대화를 하니깐 오빠가 놀라 했어요. 마치 신기하듯이 절 쳐다보는 거예요. 해와 달 그리고 별 그리고 갈매기뿐만 아니에요. 나무들도 자연의 모든 것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것 아시지요?”
“그렇긴 하지.”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들에게는 사람처럼 언어가 없는데 말이에요.”
“사람에게만 하나님이 언어를 주셨지.”
“왜 사람에게만 언어를 주셨을까요? 사람들도 하나님처럼 역사를 만들어가도록 언어를 주셨어요.”
“그래, 사람에게만 언어를 주셨지. 사람은 그 언어를 바탕으로 글자를 만들었던 거야. 바벨탑 사건에서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언어를 주셨다고 했어. 그러나 사람이 언어를 만들 수 없지. 단지 언어에 따라 글자를 만들었을 뿐이야.”
“오빠! 똑똑한데~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하지만 사람들도 언어를 넘어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있는 거야. 그걸 나는 깨달았던 거예요. 할머니를 통해서요.”
“음, 완전히 이해는 되지 않지만……. 조금은 알 것 같구나.”
“그것 있잖아요. 독심술이라든가 점쟁이의 점술도 그런 거와 비슷한 것이에요. 하지만 그들은 아주 일부만을 활용할 뿐이에요.”
“맞아, 점쟁이, 독심술……. 그런 거는 좀 이해가 돼~”
“저는 이번에 동양철학에 대해 공부하면서, 저들이 날 수와 횟수를 통해 보편적인 현상들을, 특히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놀랍군! 소라 양은 매우 독특한 면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요?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어요. 제가 소라 섬에서 놀 때에는 주변에 자연에 대해 많은 것을 보기도 하고 깨닫기도 했어요. 그런데 미국에 와서는 뭔지 모르게 바쁘게 지나가요. 왜 그렇게 바쁠까요? 결국은 한 것도 별로 없던데요?”
“역시, 소라야. 내가 법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이 바로 그런 점이었어. 그냥 스쳐간 것들에서 법을 어기고 실수를 하지. 물론 의도적으로 행동하는 범죄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상당히 법을 어기고 살아가고 있었어.”
“오빠, 바로 그거야~ 문명은 마치 미끼와 같은 거야. 눈앞에 욕구를 쫓다 보니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마는 거야. 그래서 얼마 전에 내가 읽었던 ‘고독한 군중’이란 책을 읽었는데, 도시인들은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 속에 살면서도 고독하다는 거야.”
“넌 그것도 읽었어? 대단하다. 넌 책을 얼마나 읽은 거니?”
“난 책을 읽는 걸 좋아해! 생각해 봐~ 내가 소라 섬에 살 때에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겠어! 여기 시카고 대학의 도서관에는 얼마나 책들이 많은지……. 다 읽고 싶었어!”
“헐~ 넌 미쳤구나! 그걸 다 읽겠다고?”
“벌써 시간이 꽤 지났구나? 내가 묵고 있는 방을 소개할 테니 한번 가보지 않을래요?”
“저희 집에도 오셔요. 저희 파파는 변호사예요. 마미는 선생이고요. 오시면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 다음에 한번 소라의 양부모님을 뵙기로 하지.”
광일의 아버지는 광일과 소라리자를 호텔의 객실로 안내를 하였다. 그리고 잠시 대화를 가진 후에 소녀는 광일과 함께 시카고 대학교 기숙사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