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아저씨와 하루

[엽서동화 편]

by trustwons

군인아저씨와 하루


꽃분이는 집으로 가고 유민이는 군인아저씨와 엄마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민어머니, 밥이 너무 맛있어서 슬슬 넘어가네요. 부대 밥만 먹다가 이렇게 가정식사를 하니 너무 맛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호호, 군인아저씨도 어쩜 그렇게 예쁘게 표현을 하실까요~”

“아저씨! 부대의 밥이 맛없어? 나도 먹어보고 싶다.”

“그래? 그렇잖아도 내일 부대 구경을 시켜주려고 생각하고 있었지.”

“정말? 내일? 나도 군부대에 가는 거야~ 와~ 신난다.”

“자식! 대개 좋아하네. 그럼 네가 군부대에서 살아~”

“그럼 학교는 안 가는 거야? 그럼 난 좋지!”

“이제 식사 마치고 시원한 차를 마셔요.”

민어머니는 벌써 준비해 놓은 것을 옆 테이블에서 가져와 탁자 위에 놓아주었다. 민이와 군인아저씨는 시원한 과일주스를 마셨다. 민이는 군인아저씨와 함께 자기 방으로 갔다. 그리고 이런저런 게임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에 어머니가 와서 민의 방에 자리를 펴놓았다.

“오늘은 군인아저씨는 우리 민하고 같이 자세요.”

“예!”

군인아저씨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늦도록 민이와 놀다가 함께 자리에 누웠다.

“아저씨!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

“그렇지, 자기 전에 이야기 하나 해줘야겠지!”

“그럼요. 나 아저씨랑 맨 날 같이 자고 싶다.”

“허허, 자식~ 욕심도 많아!”

“어서요~”

“너 도깨비 요정이라는 걸 아니?”

“예? 도깨비 요정이요? 몰라요.”

“도깨비는 알지?”

“알아.”

“원래 도깨비란 유래는 많지. 여러 가지 설도 있지만, 나는 토카비(tucaby)란 사라진 언어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토카비란 뜻은 혼, 영령 등을 말하지.”

“그럼 도깨비는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나라마다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지. 도깨비 이야기도 다양하지.”

“그래요? 이젠 이야기해 줘요.”

“아~ 그래서 도깨비 요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려고 하지.”

“뭔데요?”

“그리고 반딧불에 대해서 알아?”

“알죠. 본 적은 없어요. 여기엔 없어요.”

“공기가 맑은 곳에서만 산다고 하지. 반딧불요정에 대해서 이야기해 줄게.”

“네, 어서요. 아~ 졸려!”

“졸리면 자자!”

“아뇨. 안 졸려~”

“어느 날, 나무꾼이 산에 들어가 나무를 하다가 늦은 시간에 산을 내려오고 있었지. 지게에 나무를 산더미처럼 쌓아서 뒤뚱대며 내려오고 있었단다. 해가 서산에 이미 지고 땅거미가 실금실금 올라오고 있었지.”

“땅거미가 뭐예요?”

“땅거미는 해가 지고 난 후에 땅에서 어두움이 서서히 밀려오고 있다는 뜻이지.”

“아~ 맞다. 울 엄마가 모세 이야기를 해줄 때에 마지막 재앙으로 어두움이 땅 위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장자들의 목숨을 걷어갔다는 이야기예요.”

“오호! 넌 교회에 다니니? 성경이야기를 다 알고?”

“네, 우리 엄마가 종종 성경이야기를 해줘요.”

“그래, 하지만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라고 할까? 그런 어두움이지만, 그냥 자연적인 현상을 표현했다고 봐야지~ 그렇지?”

“그럼 땅거미는 자연현상이에요?”

“재미있는 말이네?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보자. 원래 어두움은 땅에서부터 차올라오지.”

“네, 저도 가끔 바다를 볼 때에 해가 지고 나면 바다부터 어두워져요. 하늘은 아직 환한데요. 그런 거죠?”

“그래, 울 민이 똑똑하구나!”

“제가 좀 똑똑한 편이죠. 히히히”

“나무꾼은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빨리 했지. 그래도 짐을 너무 많이 지고 가기 때문에 그리 쉽게 빨리 갈 수가 없었지. 꼬불꼬불 산길을 내려오던 나무꾼은 주변에 어둠 중에 숲 속에서 불빛들이 춤을 추고 있는 거야. 나무꾼을 겹눈으로 숲 속에 불빛을 바라보며 서둘러 걷고 있었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난 거야. 나무꾼은 그렇게 무겁게 여겼던 지게가 가벼운 깃털처럼 느껴진 거야. 그리고 나무꾼은 발이 땅에 닿을 듯 말 듯하며 걷고 있는 거야. 어느새 집 앞에 나무꾼은 다가오게 되었지. 나무꾼은 싸리 대문 앞에 멈추어 서자. 메고 있던 지게의 무게를 느끼게 된 거야. 나무꾼은 바로 지게를 세워 두고 뒤돌아보았지. 그러자 그 불빛들이 바람에 물결치듯이 이리저리 춤추며 지게와 나무꾼 주변을 맴돌다가 사르르 사라져 갔지. 그때에 나무꾼은 그 불빛이 도와주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사라져 간 불빛들을 향해 큰 절을 하였다. 그리고 나무꾼은 중얼거렸지. ‘감사합니다. 도깨비요정들이여!’ 그리고는 한참 동안을 사라진 도깨비요정들을 바라보았지. 그때에 집안에서 나무꾼의 아내가 소리치며 대문 밖으로 나왔단다. ‘여보, 안 들어오고 뭐 하시오.’ ‘방금 숲 속에 도깨비요정들이 내 지게를 들어줘서 가볍게 올 수가 있었다오.’ ‘어머, 그래요? 저기 봐요. 불빛이 숲 속에서 날아다녀요.’ ‘바로 저 불빛이 도깨비요정들이지.’ 나무꾼은 숲 속에 도깨비요정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지. 그리고 아내와 함께 지게 위에 있는 나무들을 집안으로 옮겼단다.”

“나도 보고 싶다. 그 불빛……. 신기할 거야!”

“이제 자자!”

깊은 밤에 유민은 군인아저씨와 함께 잠이 들었다. 그토록 밤은 흘러갔다. 어느덧 날은 밝아오고 유민과 군인아저씨가 자고 있는 유민의 방에 있는 창문에는 참새들이 몰려와 짹짹 지저귀었다. 참새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유민은 잠에서 깼다. 유민은 먼저 옆에 군인아저씨를 찾았다. 아저씨는 없었다. 그 대신 이불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유민은 벌떡 일어나 앉아서는 사방을 살폈다. 그때에 세면실에 있던 군인아저씨가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오~ 유민이 깼구나. 이제 일어나야지.”

“네!”

유민은 힘차게 대답을 하고는 벌떡 일어나 이불을 아저씨처럼 정리했다.

“좋아! 자기가 자던 이불은 자기가 정리한다. 알았나?”

“네!”

유민은 부동자세를 취하여 대답을 했다. 그리고 세면실로 갔다. 군인아저씨는 군복을 입고 옷고름을 바르게 했다. 잠시 후 유민이가 들어왔다.

“아저씨! 정말 오늘 군부대에 데려가 줄 거죠?”

“암, 준비해!”

그때에 민의 어머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식사를 하세요.”

“네. 갑니다.”

군인아저씨는 유민을 이끌고 식탁으로 갔다. 민의 어머니가 맛있게 만드신 음식을 군인아저씨는 맛있게 식사를 했다. 유민이도 아저씨랑 함께 식사를 하니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친 유민과 군인아저씨는 민의 어머니께 인사를 하고는 집을 나왔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걸어가 유민과 군인아저씨는 버스를 타자 서면방향으로 버스는 달려갔다. 버스가 부대 앞에 이르자 군인아저씨는 내림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유민과 군인아저씨는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 바로 앞에는 급양부대가 보였다. 정문 초소에는 군인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유민은 군인아저씨를 따라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군인아저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검사실로 유민을 데리고 갔다. 검사실 안으로 들어선 유민은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각종의 실험기구들이 있었다.

“아저씨! 여기가 아저씨가 근무하는 곳에요?”

“그럼. 여기가 내가 일하는 곳이지. 어때?”

“유리로 된 기구들이 많아요. 그리고 약품들도 많아요.”

“이것들은 각종 검사 기구란다. 부대 안에 들어올 모든 먹는 음식들을 여기서 검사를 해서 판정을 해주는 곳이란다.”

“우와~ 아저씬 멋지다! 여기가 과학자들이 일하는 것 같아요. 신기한 기구들이 많아요. 아저씬 과학자예요?”

“아니다. 과학을 공부했지. 군대에 와서 일하게 되었단다. 여기 이것은 음식 속에 있는 성분을 분리하는 기구지. 보라! 놀랍지?”

“신기해요. 아저씨가 과학자 같아요. 나도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하하, 군인이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니?”

“군인도 되고 과학자도 될 거예요. 아저씨처럼 요.”

“그래, 꿈은 많으면 좋지. 꿈이 많아야 풍성한 인격자가 될 수 있단다.”

“인격자가 뭐예요?”

“인격자? 인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란다. 꿈이 없는 사람은 인격자가 제대로 이루지 못하지. 그러면 남의 종이 되거나, 남의 흉내나 내지. 그리고 시기심만 많아진단다.”

“전 다른 꿈도 있어요.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 그건 꿈이 아니다. 부자가 되는 것이나 높은 자가 되는 것은 꿈이 아니란다.”

“뭐가 꿈이에요?”

“꿈이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아저씨는 생각한단다. 자 이제 다른 곳으로 가보자. 내 친구가 있는 기기창 부대로 가보자.”

“뭐 하는 곳인데요?”

“군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계들을 관리하고 정비하는 곳이란다. 밖에 친구가 와 있을 거야. 나가자!”

군인아저씨는 유민을 데리고 검사실에서 나왔다. 검사실 앞에는 지프차가 와 있었다.

“이 꼬마인가? 똘똘하게 생겼군.”

“아저씨께 인사해라!”

“안녕하세요! 전 유민에요.”

“반갑다. 난 정 병장이란다. 자 지프차에 타지!”

유민은 군인아저씨와 함께 정 병장 아저씨의 지프차에 탔다. 지프차는 급양대 부대를 나와 시내를 달려 어떤 산길을 따라갔다. 산속에는 철조망이 둘러쳐 있었다. 기기창 부대 정문으로 지프차는 들어갔다. 그러자 정문을 지키고 있는 군인이 경례를 했다.

“멸공!”

“아저씨, 왜 멸공이라고 소리쳐요?”

“응, 부대의 구호야! 공산군을 물리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거란다.”

“멸공!”

유민은 멀어져 가는 정문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소리쳤다. 군인아저씨도 웃었다. 지프차는 넓은 운동장 같은 연병장을 가로질러갔다. 그러자 여기저기 탱크가 있었다. 장갑차도 있었다.

“아저씨! 탱크가 있어요.”

“봤니? 오늘 정병장이 유민을 탱크에 태울 거야.”

“탱크를 타는 거야! 와~ 신난다.”

지프차가 멈췄다. 군인아저씨는 유민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정 병장은 다른 군인에게 뭐라고 대화를 하더니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유민은 군인아저씨랑 정 병장을 따라 커다란 탱크 앞에 섰다. 그리고 정 병장을 따라 유민은 군인아저씨와 탱크 위를 올라가 출입구로 탱크 속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깜깜할 줄 알았던 유민은 탱크 안에도 전등이 있는 걸 보고 신기해하였다. 탱크 안에는 운전병이 있었다. 정 병장은 탱크 안에 시설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탱크 안에는 네 명의 군인이 탄다고 한다. 운전하는 군인과 기관총을 담당한 군인 그리고 포탄을 장진하는 군인 그리고 총괄 지휘하는 조장군인이 있다고 한다. 탱크 안에는 작은 창구가 보였다. 정 병장은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요 창구는 옛날에는 조장이 밖을 바라보고 지휘를 하였었단다. 그런데 이젠 여기 있는 전자화면, 노트북처럼 생겼지? 이것으로 밖을 관찰하고 지휘를 내린단다.”

정 병장은 설명을 마친 후에 운전하는 군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출발하지!”

그러자 탱크는 부르릉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탱크는 연병장을 가로질러서 산길을 따라 우당탕 쿠당탕하면서 달렸다. 정병장은 유민에게 앞으로 오라고 해서는 탱크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작은 창구를 보여주었다. 유민은 창구를 통해 밖을 보았다.

“어떻게 요 작은 창구로 적군들을 살펴요?”

“그렇지? 그래서 여기 전자화면을 통해 밖을 살피고 관찰할 수가 있게 되었단다.”

유민은 전자화면을 보자 훨씬 잘 보였고, 관찰하기도 수월해 보였다. 그렇게 탱크는 산길을 한 바퀴를 돌아 부대로 돌아왔다. 유민과 군인아저씨와 정 병장은 탱크에서 나왔다. 그러자 탱크는 움직이더니 우르르 요란소리와 함께 부대 안에 어딘가로 가버렸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다. 정 병장은 유민과 군인아저씨를 안내하여 부대 안에 식당으로 갔다. 식당 안에는 매우 넓었다. 유민은 정병장과 군인아저씨 뒤를 따라갔다. 군인들이 배식하는 곳에 줄을 서 있었다. 유민도 군인아저씨 뒤에 줄에 섰다. 배식을 받아 든 유민은 정병장과 군인아저씨랑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부대의 밥을 먹었다.

“아저씨! 부대 밥이 너무 맛있어요.”

“그래? 매일 먹어봐~ 생각이 달라질걸?”

“난 우리 집에서 먹는 밥보다 훨씬 부대 밥이 더 맛있어!”

“거봐! 너도 집 밥을 매일 먹으니 그런 소리 하는 거야.”

식사를 마친 유민은 군인아저씨랑 정 병장을 따라 부대 내부시설에 대해 구경을 했다. 그리고 내부반 안에도 유민은 들어가 보았다. 한쪽에 총들이 세워져 있었다. 유민은 총에 눈길이 갔다. 정 병장은 그 총중에 하나를 가져와 유민에게 내밀었다.

“유민! 이 총을 들어봐!”

“어휴 무거워~ 이걸 어떻게 들고 다녀요?”

“그래서 유민은 군대에 올 수가 없는 거란다. 더 큰 후에 오너라!”

정 병장은 미소를 지으며 유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부대에 여기저기를 둘러본 유민과 군인아저씨는 부대를 나오니 어느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유민아!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

“네. 아저씨 덕분에 부대를 잘 구경했어요. 고마워요~ 아저씨!”

“나도 유민 덕분에 즐거웠단다.”

유민은 군인아저씨랑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한 유민과 군인아저씨는 민어머니가 준비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군인아저씨는 이제 유민과 헤어지게 되었다. 군인아저씨는 작별인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민어머니가 건네주는 떡상자를 받았다. 점점 멀어져 가는 군인아저씨를 바라보며 살아질 때까지 유민과 어머니는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라지기 직전에 군인아저씨는 높이 손을 흔들어 작별을 고하고는 버스를 타고 부대를 향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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