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 - 창작동화 편]
엄마의 국군 묘지
일국은 엄마를 따라 국군 묘지에 갔다. 육이오 전쟁에 나가셨다는 아빠를 찾아갔다. 아빠는 일국이가 돌 때에 전쟁에 나가셨다고 한다. 아빠의 얼굴을 사진으로만 보았던 일국이는 일 년에 두 번 국군 묘지에 아빠를 보러 간다. 아빠의 생일날과 현충일에 일국은 엄마를 따라 국군 묘지에 간다. 엄마는 아빠랑 결혼하고 2년 만에 일국이의 돌잔치를 하던 중에 나라의 명령을 받아 어느 군인이 찾아와 데리고 갔다고 한다. 엄마는 홀로 일국이를 데리고 힘들게 살아왔지만, 언제인가는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열심히 살아왔다. 어느새 일국이는 국민학교 6학년이 되었다.
"엄마, 오늘은 어디서 아빠를 만나?"
"아빠는 국군 묘지에 살거든.... 국군 묘지 안에 어디든 아빠가 계실 거야."
"왜 다른 사람들은 비석이 있고 이름도 쓰여 있잖아~ 한데 우리 아빠는 그런 게 없어?"
"음, 아직 나라에서 아빠를 못 찾은 거야. 하지만 아빠는 국군 묘지에 사실 거야~"
"---"
일국은 말이 없었다. 이젠 엄마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일국은 알기 때문이다. 일국은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국군 묘지에 왔다. 사람들이 많다. 현충일이라서 여기저기 비석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울기도 하고 비석을 쓰다듬어 주기도 하는 유가족들을 일국은 바라보았다. 일국은 그런 비석에 아빠의 이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국군 묘지 어디에도 일국 아빠의 이름은 없다. 아직 나라에서 아빠의 유품조차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나라에서는 일국의 가족을 국군 전사 유가족으로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엄마만이 그 당시 일국의 돌잔치 때에 어느 군인이 아빠를 데리고 간만으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일국의 가족은 나라에서 위로금이나 유가족 지원금조차 못 받고 있었다.
그래도 일국의 엄마는 항상 현충일이면 이곳을 찾아와 아빠를 위해 기도를 하신다. 조국의 어느 땅에 아빠가 묻혀 있는지 모르지만, 이곳에 다른 전우들과 함께 있을 거라고 일국의 엄마는 굳게 믿고 있다.
"일국아! 우리 아빠는 다른 군인 아저씨처럼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함께 하늘나라에 가셨단다. 그리고 여기 국군 묘지에 다른 군인들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단다. 알겠지?"
"응"
일국이는 짧게 대답을 하고는 국군 묘지 언덕 위에서 전사한 군인 아저씨들의 비석들을 둘러보았다. 일국은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국군 묘지에 오고 갈 때마다 한 번도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멈춘 적이 없었던 것을 일국은 알고 있었다. 일국은 달리는 버스의 창밖을 바라보면서 불쌍한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꾹 참았다. 그리고 멀어져 가는 국군 묘지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불렀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