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흘러서 이천이십삼 년이 되다. 여기서 세월이 흐름은 우리는 아무 일없이 가만있는데, 시간이 흘러감을 말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시간의 좌표에서 흘러가는 것이다. 즉 시간의 수평좌표와 삶의 수직좌표에서 인간은 세월을 가는 것일 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다시 이천이십삼 년의 좌표점을 그어놓고 다시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마치 하루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 함 같다. 그 저녁과 아침의 분계점을 새벽이라 부르며, 하루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새벽을 시작하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어둠을 헤치고 일어서니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다시 나그네의 길을 걷는다.
모든 생물이 잠들었을 때는
모든 관계로부터 놓아지고
잃어버렸던 것이 되찾아지고
망가져버린 것도 회복되고
죽어져 버린 것도 살아나게 된다.
어둠은 죽음이나 두려움이 아니다
마음과 몸이 다시 회생되는
안식과 휴식의 통로일 뿐이다.
밝음이 찾아왔을 때는
모든 생물에 생기가 솟고
모든 관계에서 시작된다.
새벽은 어둠에서 일어서는
부활의 시작이다.
새벽은 밝음으로 달려가는
새 삶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