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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노라의 동생이 생기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by trustwons

77. 노라의 동생이 생기다


모처럼 잠을 편히 잔 자라는 일찍 눈을 떴다. 살며시 눈을 뜬 자라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오슬로 시청사 어부조각 앞에서 밤을 새웠던 자라는 찬바람에 옹크리고 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가 깨었을 때는 밤하늘에 별이 보였고, 멀리 바다가 보였었다. 그런데 지금 자라에게는 하늘에 별이 아니라 천장이 보였다. 살며시 옆으로 고개를 돌린 자라는 노라 언니가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지난날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틀을 굶은 자라에게 햄버거를 사준 언니들이 생각이 났다. 자라는 가만히 자리에서 상체를 일으켜 옆에 언니들을 바라보았다. 자아는 생각이 났다. 어제 오후에 언니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던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아는 다시 침대에 누워 멀뚱멀뚱 눈만 떠있는 채로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소라리자는 깨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고는 늘 하던 대로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멀리 오슬로 도시는 어둠이 머물러 있었고, 하늘은 매우 밝고 푸르렀다. 묵묵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소라리자에게 자라가 가만히 다가와 소라리자의 손을 살며시 만졌다. 소라리자는 살짝 놀라면서 자라는 바라보았다. 자라도 언니를 쳐다보았다. 소라리자는 자라의 등과 어깨를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는 자라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자라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언니들이 하나둘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라에게 차례차례 아침인사를 했다. 노라는 옷장에서 어릴 적에 입었던 옷들을 뒤적이더니, 자라에게 맞을 옷을 찾아 가져와 자라에게 내밀며 말했다.

“자라야, 내가 어릴 적에 입었던 옷인데 한번 입어보지 않을래?”

자라는 노라를 쳐다보더니 노라의 손에 있는 옷을 유심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미안해, 네가 원하지 않으면 입지 않아도 돼!”

“언니~”

자라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손을 내밀었다. 노라는 옷을 자라에게 지워주면서 자라를 꼭 안았다. 노라는 자라의 가슴이 떨고 있음을 느꼈다. 노라는 친히 자라가 입고 있던 옷을 조심스레 벗기고, 자신이 어릴 적에 입던 옷을 입혔다. 자라는 어머니가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해 있을 때에도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지 않았었다. 빈 집에 홀로 있을 때에도 자라는 입은 채로 있었다. 병원과 집을 걸어서 오고 가며 자라는 병원에서 주는 음식으로 하루 끼니를 채웠었다. 그러다가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마을 사람들이 병원 측과 합의하여 장례를 치러주었고, 자아에게는 노르웨이 아동보호법에 따라 입양절차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자라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를 잃은 자라는 갑자기 아버지가 그리워졌다. 그래서 자라는 바다가 보이는 시청사에 어부조각상 아래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보신 하나님은 소라리자가 아침에 창가에 있는 것을 보시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마음을 전하려고 하셨던 것이었다. 소라리자는 곧 하나님의 마음을 알았다. 늘 소라 섬에서 있었던 일이었기에 소라리자는 곧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서 소라리자는 관광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마음을 찾았다. 그러나 첫날에는 찾지 못했다. 소녀는 마음이 무거웠었다. 다음 날에도 찾지 못한 소녀는 마음이 착잡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지아가 먼저 발견하고는 소라리자에게 말했기에 소라리자는 하나님의 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소녀 소라리자는 노라가 자라에게 지극히 애정을 갖고 잘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때에 노라의 어머니가 이층으로 올라오셨다. 그리고는 먼저 자라를 살폈다. 그리고는 아침 식사하러 내려오라고 했다. 그러자 노라의 어머니를 따라 노라가 먼저 자라를 데리고 내려가고, 소녀들도 뒤따라 내려갔다. 식탁 위에 음식들을 바라보자 소녀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어머니, 웬 갈비탕이에요?”

“소라리자가 많이 그리워할 것 같아서 마트에서 사 왔단다. 참? 지아도 갈비탕이 그리웠겠지?”

“어머니, 우리도 갈비탕 좋아해요!”

엠마와 소피아도 삐진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 노라와 소라리자는 자라를 먼저 의자에 앉혀주었다. 식탁 위에는 노르웨이식 아침 식사와 함께 갈비탕이 추가되어 있었다. 아니 한국 김치도 있었다. 김치를 발견한 엠마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어머니, 김치도 있네요?”

“여기도 한국마트가 있단다. 작은 마트지만 없는 게 없단다.”

“어머니, 친구 분은 안 계셔요?”

소피아가 식당 주변을 살펴보면서 노라 어머니께 물었다. 노라의 어머니는 친구는 부르지 않았다고 하시며 혼자 준비했다고 말했다. 모두들 즐겁게 아침식사를 했다. 당연히 자라도 오랜만에 아침식사를 맛있게 했다. 모두들 식사를 마친 후에 거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에 노라의 어머니가 소녀들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말을 했다.

“오늘 자라를 데리고 시청에 가려고 한다. 먼저 자라의 의견을 들어보고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도 알아보고 우리의 가족으로 입양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란다.”

“어머, 노라에게 동생이 생기는 거네요? 노라는 좋겠다.”

“저도 대찬성이에요. 자라를 우리 식구로 받아들이고 싶었어요.”

노라는 자라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말했다. 그리고 모두 자라를 향해 바라보았다. 노라의 어머니는 자라에게 몸을 가까이하면서 자라의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자라는 노라의 손을 꼭 잡은 채로 고개를 끄떡이었다. 사실 노르웨이에서는 입양하는 것을 원하는 부부들이 많은 편이다. 젊은 부부도 아이를 낳는 것보다는 입양하는 것을 더 원하는 편이다. 또한 노르웨이 정부의 복지정책은 매우 잘 되어 있다. 노르웨이 국가는 기독교 국가이기에 인권을 매우 중요시한다. 16세 이하의 아동 양육을 하는 경우에는 국가가 아동지원금을 지급한다. 또는 부모가 모두 사망한 경우에 18세 미만의 자녀들에게도 지급을 한다. 또는 출산과 입양 수당에 있어서도 임산부에게는 52주간의 출산휴가를 허락하며, 15세 미만의 아동을 입양할 경우에는 39주간의 일비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일시금으로 2만 3400 크로네(약 3,774달러)를 지급한다.

노라의 어머니 차에는 자라와 소라리자와 지아가 함께 탔으며, 노라의 차에는 엠마와 소피아가 함께 탔다. 두 자동차는 시청으로 갔다. 시청에 도착한 일행은 복지과를 찾아가 자라에 대한 자료와 서류 등을 직원과 상담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복지과에서는 자라를 찾고 있었다. 자라의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집은 차압되어 갔기에 자라에 대한 업무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노라의 어머니가 자라를 데리고 복지과를 찾은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자라에 대한 업무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해결이 되어서 복지과 직원은 노라의 어머니에게 감사를 했다. 모든 서류가 마무리되고 이젠 자라는 당당히 노라의 가족으로 입양이 되었다. 그러자 소녀들은 환호를 하며 저마다 자라는 품어주었다. 이제야 자라도 미소를 지으며 안심을 했다. 자라는 노라에게 안기며 말했다.

“언니야, 사랑해!”

“나도 자라를 사랑해!”

“우리도 자라를 사랑해!”

그러자 이를 바라보던 노라의 어머니는 매우 기뻐하며 자라의 두 손을 꼭 잡아주면서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꼭 안아주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던 직원들도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복지과 안에는 기쁨으로 환하게 밝아져 있었다. 일행은 자라를 맨 앞에 세우고 시청사를 나왔다. 이때에 노라의 어머니가 제안을 했다.

“오늘처럼 기쁜 날에 우리 외식을 하면 어떨까?”

“좋아요!”

노라와 소라리자, 지아와 엠마 그리고 소피아는 펄쩍 뛰면서 대환영을 했다. 자라도 기뻐하면서 눈물을 흐리고 말았다. 이를 본 지아는 소라리자를 툭 치면서 자라 앞에 앉아 자라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러자 소라리자와 노라와 소피아 그리고 엠마가 자라를 둘러쌓아 안았다.

자라에게는 너무나 벅찬 기쁨이었던 것이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외식을 한 것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일행은 시청사 근처에 있는 엘리아스(Elias mat & sant)로 갔다. 여기서 각자 취향대로 음식들을 시켰다. 일단 모두 토마토수프를 시켰고, 순록파이(Reindeer Pie), 오믈렛(Omellett), 쉐보레 살라트(Chevres salat), 비그리소토우(Byggrisotto), 빵(Bread) 등등을 시켰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따뜻한 체리 아이스크림 (Ice cream with warm cherry)을 시켰다. 자라도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멋진 레스토랑에서 맛난 것들을 먹게 되어 소녀들은 너무나 신났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오면서 소녀들은 자라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자라는 어리둥절했다. 그러자 노라의 어머니와 소녀들은 한바탕 웃었다.

그렇게 식당을 나온 일행은 다시 자동차에 탔다. 이번에는 노라의 어머니는 홀로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가시고, 노라의 자동차에는 소라리자, 엠마, 지아, 소피아, 그리고 어린 자라까지 탔다. 차 안이 좁아서 자라는 소라리자의 무릎에 앉았다. 노라의 자동차는 시내를 달려서 여행사로 갔다. 이것은 노라의 일방적인 행동이었다. 일행들은 여행사로 우르르 들어갔다.

“여기 왜 왔는지 모르지? 이번 우리의 여행에 자라도 끼어 넣을 거야! 이제 자라는 내 동생이니깐.”

“워~ 벌써 언니 행세를 하는 거야?”

“생각해 봐! 우리만 덜렁 여행을 떠나면 홀로 남은 자라의 심정은 어떨 것 같아?”

“그러네?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 미안! 자라도 같이 가자~”

노라는 동생 자라의 여권을 만들어주도록 여행사를 통해 부탁을 했다. 그렇게 자라의 여권까지 만들어주고 돌아온 일행은 한없이 기뻤다. 자라가 함께 있어서 더욱 기뻤다. 아니 소라리자는 더 기뻤을 것이다. 왜냐하면, 소라리자는 하나님의 마음을 이루어주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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