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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드디어 대한민국에 가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by trustwons

78. 드디어 대한민국에 가다


자라(Zara)는 매우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처럼 따뜻한 방에서, 그것도 착한 언니들이랑 함께 침대 위에 편안히 잠을 잔 것에 자라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토록 병원에 중환자로 의식도 없이 오랫동안을 병동에 누워만 있던 어머니를 아련히 생각하며, 텅 빈 방 안에 홀로 새우잠을 자야 했던 자라에게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멀뚱히 천장만 바라보던 자라는 머리를 살짝 들어 눈을 아래로 깔고는 자신의 몸을 살폈다. 확실히 자라의 몸이었다. 혹시나 하고 자라는 엄마를 따라 천국에 갔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밀려온다. 자라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노라언니가 너무 예뻐 보였다. 자라는 입속으로 속삭이듯 말했다.

“나에게도 언니가 생겼네? 예쁜 언니가…….”


자라는 눈을 껌벅거리면서 노라언니를 보고 또 보고 그랬다. 그러자 노라는 잠결에 몸을 뒤척이었다. 자라는 놀라 그만 눈을 감았다. 아니 자는 척하고 있었다. 조용해지자 자라는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돌아누워 자는 노라언니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는가 보다. 자라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자라는 속마음으로 하늘이 참 푸르구나 하고는 시청사 어부조각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날이 새는 때에 바라본 하늘은 회색빛이었지 하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그런데 자라의 귀에는 너무나 또렷하게 들렸다. 자라는 깜짝 놀라며 주변을 살폈다. 혹시 누가 듣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 엇다.

그때에 노라언니가 다시 돌아누우며 부엉이가 눈을 번쩍 뜨듯이 눈을 떴다. 자라는 마음이 졸였다. 아니 더욱 반가웠다. 그래서 자라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노라언니도 미소를 지으며 자라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자라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서는 노라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노라언니는 자라의 손을 끌어당겨서는 입맞춤을 했다. 그만 자라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자 노라언니의 손이 자라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아주었다. 자라는 눈을 감은 채 너무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노라언니는 속삭이듯이 자라에게 말했다.


“자라야! 내 동생~ 내 동생이 되어주어서 너무 고맙다.”

“언니, 나도 언니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자라는 들리듯 말듯이 말했다. 그렇게 오랫동안을 자라가 노라언니 품에 안겨 있을 때에 소라리자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창가로 갔다. 하늘이 너무나 푸르고 오슬로 도시가 짙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라리자는 하늘을 향해 바라보면서 마치 직접 하늘 아버지를 보는 것처럼 주시하고는 혼자 중얼중얼하고 있었다. 아마도……. 아니 틀림없이 소라리자는 아침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침묵을 한 채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자라를 양녀로 맞은 노라의 어머니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소녀는 자신이 엘리자와 스미스의 양녀로 입양된 것을 다시 돌아보았다. 오슬로 시청사 앞에 앉아서 아빠를 기다리는 자라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소녀는 소라 섬 해변에 모래사장에 앉아서 얼굴도 모르는 아빠를, 그리고 사진 속에 엄마를 생각했던 자신을 돌아보았다. 어쩜 자라와 소녀 자신이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조르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하늘 아버지는 나의 처지를 잘 아시기에 자라를 통해 다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구나.”

소라리자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있을 때에 노라와 자라가 소라리자의 곁에 와 있었다. 자라는 소라리자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언니! 소라언니~ 고마워!”

“응, 뭘?”


소녀는 깜짝 놀라 자라 쪽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내 이름이 소라인 줄 알았지 하는 생각이 소녀의 머리를 스쳐갔다. 그만 소라리자는 자라 앞에 앉아 자라를 품어 안았다. 자라도 소라리자의 목을 껴안았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던 노라는 깜짝 놀랐다. 소라리자와 자라가 서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소라리자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노라의 머리를 스쳐갔다. 그 순간 노라도 울컥하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갑자기 방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엠마가 일어났고, 소피아와 지아가 깼다.


“안녕! 좋은 아침~ 모두 일어나! 드디어 오늘이 한국 가는 날이야.”


소피아와 지아는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는 주변을 살폈다. 창가에 소라리자와 노라와 자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피아와 지아 그리고 엠마가 창가로 몰려왔다. 노라와 소라리자와 자라의 얼굴에서 눈물을 보고는 엠마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뭔들 하는 거야~ 어디 초상났어? 니들 울고 그래?”

“울긴 누가 운다고 그래?”


노라가 눈물을 슬쩍 훔치고는 소라리자와 자라를 일으켰다. 소라리자와 자라도 눈물을 훔치고는 미소를 지었다. 소녀들은 몰려와 서로 부둥켜안고는 저마다 한 마디씩 말했다.


“감격! 감격!”

“자라가 우릴 울리는구나!”

“오늘은 멋진 날! 우리 잊지 말자!”

“자라는 우리의 보물이다!”

“자, 자, 이젠 우리 떠날 준비를 해야지!”


지난밤에 미리미리 챙겨놓은 가방들을 다시 열고 닫으며 차례로 세면실로 갔다. 제일 먼저 지아와 소피아가 세면실로 갔고, 다음엔 엠마와 소라리자가 갔고, 맨 나중에는 노라가 자라를 데리고 세면실로 갔다. 그렇게 치장하고 단장하고 짐 챙기고서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는 노라의 어머니와 친구분이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조금은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소녀들이 늦게 일어남을 보고는 아침식사를 천천히 준비를 하셨던 것이다. 소녀들은 차례로 식탁 쪽으로 와 의자에 앉았다. 먼저 노라와 소라리자가 자라는 사이에 두고 앉았다. 그리고 마주 보고 엠마와 소피아 그리고 지아가 앉았다. 노라의 어머니와 친구 분은 다른 측면에 마주 보고 앉으셨다. 역시 엠마가 식탁 위에 음식들을 바라보고는 소리쳤다.


“어머니, 가운데 있는 게 뭐예요? 불고기 같은데…….”

“맞아요. 불고기지, 사슴 불고기란다. 연하고 맛있다고 해더라.”


노라의 어머니 친구분이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했다. 소녀들은 눈을 크게 뜨고는 서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예? 사슴 불고기요?”

“먹어봐요~ 한국식으로 요리한 거란다.”


노라의 어머니가 손으로 권하면서 말했다. 그 외에는 노르웨이식 아침식사였다. 연어 샌드위치, 왕 머핀, 크림수프와 옥수수 수프, 그리고 주스와 우유, 치즈케이크 등등이 식탁 위에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노르웨이 버전 부대찌개가 있었다.

소녀들은 참 잘 먹는다. 자라도 언니 따라 잘 먹고 있었다. 그렇게들 아침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치즈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내놓았다. 자라에게는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다.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한 자라를 포함한 소녀들은 거실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노라의 어머니와 친구분이 식사한 접시들을 씻으려고 할 때에 소라리자와 엠마가 팔을 걷어 올리고는 자신들이 하겠다고 나섰다. 소피아와 지아도 잠시 망설였다. 노라가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손짓을 했다. 결국 소라리자와 엠마가 접시들을 깨끗하게 씻어서는 잘 정리해 놓았다. 노라의 어머니와 친구 분은 박수를 치며 아주 잘했다고 칭찬까지 하셨다. 소라리자와 엠마는 다시 거실로 돌아와 커피를 들었다.

잠시 후에 일행은 집을 나섰다. 노라의 어머니의 친구분이 큰 차를 가져왔다. 일행이 모두 6명, 소라리자와 엠마, 소피아, 지아, 노라, 자라로 모두 아리따운 소녀들이었다. 그리고 노라의 어머니와 친구 분까지 합치면 모두 8명이나 되었다. 친구분이 운전석에 앉으셨다. 운전석 옆에는 노라의 어머니가 앉았다. 뒷좌석에는 노라와 자라와 소라리자 그리고 그 뒤에는 엠마와 소피아와 지아가 탔다.

이제 자동차는 노라의 집을 떠나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국제공항으로 달렸다. 일행이 타고 갈 항공기는 다음과 같다.


[오후 1시 10분에 출발하는 핀란드 항공 핀에어: A350 편]

1시간 25분을 날아서 헬싱키 공항에 오후 3시 35분에 도착을 하여 공항에서 1시간 55분을 머물다가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는 핀란드 항공기로 11시간 50분 동안을 날아가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다음날 오전 11시 20분에 도착을 하게 된다.

핀에어 항공기 내부 좌석은 3-4-3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좌석 배치를 창가로 정했다. 좌석배치는 이렇다.

[30A-자라, 30B-노라, 30C-소라리자/ 31A-엠마, 31B-소피아, 31C-지아]


모처럼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자라는 흥분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내색을 하지 않고 언니들과 차분히 창가에 앉아서 밖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가끔은 앞 좌석에 화면으로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특히 무민(Moomin) 시리즈가 있었다. 자라는 언니들의 도움으로 무민 시리즈 “밤파이어 헌트” 아동영화를 보았다. 얼마나 비행을 했을까. 기내식의 중식이 나왔다. 자라는 언니들을 따라 메뉴를 정했다. 사실 아침에 너무 잘 먹어서 별로 배고프지 않았다. 하지만 자라는 기내식 음식도 먹고 싶었다. 빵과 버터와 쨈 그리고 쌀을 곁두린 오징어볶음도 나왔다. 그리고 파운드 케일과 주스도 있었다. 자라가 잘 먹는 것을 본 노라와 소라리자는 매우 기뻤다. 그렇게 언니들의 자라에 대한 관심이 경쟁심을 불러일으켰다. 잠시 헬싱키 공항에 착륙하여 1시간 55분간 대기 중에 소녀들은 놀라워했다. 생각보다 매우 넓었고, 볼거리, 먹을거리 등 다양했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구경을 하고는 출발시간이 되어서 탑승구 쪽으로 이동을 했다.

이제 헬싱키 공항을 출발하는 핀에어는 오후 5시 30분에 이륙을 하여 11시간 이상, 장시간 상공을 날아가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기내에서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제공되고 있었다. 한편 지루한 여행을 위한 어린이 이벤트가 있었다. 여행 중에 기내에서 가장 행복한 어린이를 뽑아 귀여운 무민 인형을 선물로 준다는 것이었다. 엠마는 자라를 위해 반드시 선물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온 힘을 쏟고 있었다.

기내에는 열 명의 어린이가 타고 있었다. 그중에 가장 행복한 어린이는 누구일까? 엠마는 열심히 자라의 사연을 아름답게 작성을 하여 승무원에게 줬다. 여자 승무원이 어린이들의 사연을 적은 카드를 하나씩 공개하면서 승객들의 투표로 결정을 하도록 안내를 했다. 당연히 승객들은 자라의 사연과 그의 여행이 얼마나 놀랍고 행복한 것인지를 듣고는 많은 박수와 함께 최고 많은 투표의 결과가 나오도록 해주었다. 자라가 일등을 한 것이다. 그래서 자라는 무민 인형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이때에 자라의 행복한 모습을 모든 승객들은 보고는 감격의 박수와 격려의 박수를 자라에게 보냈다. 어떤 노신사는 자라에게 오백 달러를 주시면서 한국에 가면 꼭 자라가 좋아하는 것을 사라고까지 말해주었다. 그 외에 9명의 어린이들에게는 무민 그림 색칠하기 책을 선물로 주었다. 물론 자라에게도 무민 그림 색칠하기 책을 주었다. 자라는 승무원이 준 무민 인형을 꼭 안고는 지그시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었다. 이런 자라의 모습에서 참 행복해하는 얼굴을 언니들은 바라보았다. 언니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자라처럼 지그시 눈을 감으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언니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라는 태어나서 이처럼 행복해하는 것은 처음일 거라고 말이다. 자라가 4살이 되었을 때에 자라의 아빠는 오슬로 항구를 떠나가신 후에 아직까지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자라가 7살이 되는 첫해부터 자라의 엄마는 일하시다가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의식을 잃은 채로 영영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것이었다. 너무나 충격적인 자라에 대한 사실을 복지부에서 직원으로부터 듣고는 잊지 못하는 언니들은, 지금 이 순간 자라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가볍게 생각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자라의 옆자리에 있는 노라는 자라를 바라보다가 소라리자에게 손짓하여 잠든 자라의 모습을 두 언니는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조용히 언니들은 자리에 앉아 있을 때에 노라가 무언가를 쪽지에 적어서 소라리자에게 주었다. 소라리자는 쪽지를 읽어보고는 뒷자리에 지아에게 쪽지를 건넸다. 지아도 그 쪽지를 펴 읽어보고는 옆자리에 소리파에게 건넸다. 소피아도 그 쪽지를 읽어보고는 엠마에게 건넸다. 엠마는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고 있는 자라를 쳐다보았다. 그 쪽지 내용은 이렇다.


『지금 자고 있는 자라는 행복한 모습이다. 엠마가 멋진 일을 해냈다. 한국에 도착하면 먼저 자라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자! 지금 자라가 입고 있는 옷은 내 어릴 적 옷이지 않니? -노라-』


핀에어는 어둠을 뚫고 하늘을 날고 있을 때에 기내 안에는 소등되었고, 창문을 닫혀 있었다. 승객들은 잠을 취한 상태였다. 그러나 곳곳에는 어린이들 몇은 자석의 등을 켜놓고는 열심히 무민 그림들을 색칠하기에 열심이었다. 그러나 자라는 여전히 무민 인형을 꼭 껴안은 채로 자고 있었다. 언니들도 역시 이런저런 자세로 자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기내에 전등이 켜지고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리고 여자 승무원들이 바쁘게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라도 자라의 언니들도 깨어있었다. 여자 승무원을 음식을 배달하면서 아침식사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식 메뉴를 보여주면서 선택을 하라 한다.

아침식사의 메뉴에는 불고기와 미역국, 비빔밥과 된장국 그리고 양식으로 샌드위치와 스테이크가 있었다. 놀랍게도 언니들은 하나같이 비빔밥과 된장국을 선택했다. 자라는 망설였다. 처음 보는 음식이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노라가 자라에게 불고기와 미역국을 추천해 주었다. 자라는 어떤 맛인지 모르지만 노라 언니가 추천한 것이기 때문에 기쁘게 승낙했다. 자라는 불고기는 말끔히 모두 먹었고, 미역국은 조금 남아 있었다.

어느덧 핀란드 핀에어 항공기는 인천공항에 착륙을 하였다. 승객들은 각자의 짐과 가방을 끌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소녀들도 승객들 따라서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맨 앞에는 소라리자와 노라가 자라와 함께 가고, 그 뒤를 엠마와 소피아와 지아가 따라가고 있었다. 소녀들은 수화물에 짐을 맡기지 않았으므로 기내용 캐리어를 끌고 작은 가방은 어깨에 메고 모든 입국심사를 마치고는 입국장으로 나왔다.

그때에 맨 앞서 나온 엠마와 소피아는 환영하는 사람들 속에서 환영티켓을 들고 있는 광일오빠를 발견하였다.

[Welcome to Korea! Soraliza, Emma, Sophia, Gia, Nora]


“어? 광일오빠다! 어떻게 된 거야?”


엠마가 당황해하면서도 기쁨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러자 소피아와 지아도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러나 소라리자와 노라는 빙그레 웃었다. 영문을 모르는 자라는 노라 언니를 쳐다보았다. 노라는 자라에게 허리를 굽히고는 노르웨이 말로 말해주었다.


“자라야, 우리를 환영해 주는 오빠가 나와 있단다. 저기 보이지? 영어로 쓴 티켓!”


자라는 노라언니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한 아저씨가 티켓을 들고는 손을 흔들며 일행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자라는 노라 언니의 손을 꼭 잡고 언니들을 따라갔다. 언니들은 광일오빠를 돌아가며 포웅을 했다. 마지막에 노라가 광일오빠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자라를 소개했다. 자라도 광일아저씨에게 한국식으로 인사를 했다. 광일이는 자라 앞에 앉아서 자라에게 손을 내밀며 서투른 노르웨이 말로 인사를 했다.

“구닥!” -(God dag!)<안녕해요!>

“안. 녕. 하. 세. 요!”


자라는 광일에게 한국말로 또박또박 인사를 했다. 언니들은 모두 놀랐다. 물론 광일이도 놀랐다. 그러나 노라와 소라리자는 뭔가 알고 있는 듯했다. 엠마가 소라리자를 향해 말했다.


“자라가 어떻게 한국말로 인사를 하니? 너희가 가르쳤니?”


모두 한바탕 웃었다. 자라도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광일은 일행을 데리고 공항 주차장으로 이동을 했다. 일행의 인원이 많으므로 광일은 승합차를 빌려온 것이었다. 모두들 차에 탔고, 소라리자는 운전석 옆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소라리자는 광일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먼저 갈 곳이 있어!”

“어딜?”

“도착하자마자 먼저 자라에게 옷을 사주기로 했어! 가까운 곳에 아동복 파는 백화점이나 전문점이 없을까?”

광일은 핸드폰으로 아동복을 전문으로 파는 곳을 검색했다. 그러자 인천시내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유니클로가 검색되었다.


“인천시내에 롯데백화점과 유니클로가 있는데. 어디로 갈까?”

“유니클로가 좋겠다.”


일행은 인천시내에 있는 유니클로에서 자라의 옷을 샀다. 언니들은 멋지다. 자라에게 속옷까지 몽땅 싹 갈아입혔던 것이다. 자라는 처음에는 당황하였지만 곧 언니들의 마음을 알고는 기쁘게 받아들였다. 아니 무민 인형을 받았을 때와 같이 행복한 표정을 보였다. 언니들도 손뼉을 치며 너무 좋아했다. 언니들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이미 결제되었다고 한다. 놀란 언니들은 광일오빠를 쳐다보았다. 광일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언니들은 광일에게 달려들어 마구 때리며 말했다.


“뭐야! 뭐야~ 이런 새치기잖아~ 우리가 자라에게 선물을 주려고 했는데 오빠가 가로채!”

“뭐? 그런 뜻이었어? 그럼 내게 지불해! 그래도 내가 제일 나이 많잖아~ 당연한 거 아니니? 나도 끼어주라!”

광일이는 자라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제서 언니들은 광일오빠를 용서했다. 그리고 일행은 다시 승합차를 타고 광일네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서는 광일의 할머니가 기다리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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