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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달러면 되나요?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오백달러면 되나요?


“예수님! 아버지를 내게 주세요? 여기 오백달러면 되나요?”


자라는 예수님 달리신 십자가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예수님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자라는 주머니에서 오백 달러 지폐를 꺼내어 두 손으로 정성껏 예수님께 내밀었다.

노르웨이에서 핀란드 핀에어 항공기를 타고 한국으로 올 때에 비행기 안에서 무민 인형을 여자 승무원으로부터 받았을 때에 기내에 있는 승객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으로 박수를 받았을 때에 한 노신사가 앞으로 나와서는 자라에게 지폐 오백 달러를 손에 지워주면서 한국에 가면 갖고 싶은 것을 사라고 했었다. 그때에 그 오백 달러를 자라는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자라는 노신사의 따뜻한 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여행 중에, 명동에서 관람을 하고 있을 때에 언니들이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라고 했을 때에 자라는 사양을 했었다. 그리고 언니들에게 아빠를 갖고 싶다고 말했었다.

자라는 언니들과 함께 서울시티투어를 하면서 많이 행복해했었다. 자라는 서울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을 했었다. 특히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를 바라볼 때마다 자라는 세상을 떠난 엄마를 생각하곤 했었다.

다시 언니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 고속도로를 따라 먼 길을 가는 동안에서도 어머니와 같은 산들이, 언니들과 같은 산들이 서로 안겨있는 모습들과 곳곳에 아담한 마을들이 보일 때마다 자라는 눈과 어름으로 덮여있는 높고 큰 산들을 보았던 노르웨이를 생각하고 비교하면서 스타렉스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했었다.

그렇게 달려서 온 바다 통영이란 마을에 도착을 하니 자라는 색다른 풍경과 냄새에 정신이 들었다. 바다를 바라본 자라는 곧 오슬로 항구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시청에 있는 어부 조각상 아래에서 돌아오지 않은 아빠를 추위에 떨며 기다리고 있었던 자신이 떠올랐다.

다시 언니들을 따라 예쁜 작은 여객선을 타고 자매 섬에 있는 자매교회에 갔을 때에 섬 목사님과 사모님의 친절함에 자라는 다시 엄마와 아빠가 그리워졌다. 그리고 자매 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환영예배를 드릴 때에 목사님이 말씀하신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하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는 한 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분이시니라.’(마태 23:9)과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누가 11:9)의 말씀을 들은 자라는 눈이 밝아졌다.


“아~ 아버지! 하늘에 계시네? 그 아버지를 내게 주셨으면 좋겠다.”


자라는 오직 이 생각에 빠져서는 목사님의 어떤 말씀도 들리지 않았다. 예배를 마치고 친교실로 이동하여 광일의 할머니와 그리고 소라리자의 할머니 그리고 광일오빠와 언니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동안에 자라는 가만히 빠져나와서는 예배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예수님이 달린 십자가 앞에 왔던 것이었다. 그렇게 십자가에 예수를 바라보던 자라는 그 아버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라는 주머니 속에 있는 오백 달러의 지폐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자라는 오백 달러의 지폐를 공손히 두 손으로 들고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내밀었던 것이다. 이런 자라의 모습을 발견한 소라리자는 그만 그 자리에 서버리고 말았다.

소라리자도 성도들과 대화를 하는 것에서 살며시 빠져나와서는 자매 교회를 이리저리 살피던 중에 예배실 안에 자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예배실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런데 소라리자는 자라의 행동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자라는 노신사가 준 오백 달러의 지폐를 십자가에 계신 예수님께 드리며 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예수님! 아버지를 내게 주세요? 여기 오백달러면 되나요?”


소라리자는 그만 그 자리에 선 채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잠시 후에 노라가 조용히 들어왔고, 이어서 엠마와 소피아 그리고 지아가 들어왔다. 노라는 소라리자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없이 소라리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소라리자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뭔가를 직감한 노라는 자라에게로 다가갔다. 그때까지 자라는 두 손으로 오백 달러의 지폐를 들고는 예수님이 받아주실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노라는 자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자라의 얼굴을 고개를 숙여 바라보았다. 자라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예수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시니 자라는 그만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중얼거렸던 것이었다.


“예수님, 제발 제 소원을 받아 주셔요? 제가 가진 것은 이것뿐이에요.”


노라도, 소라리자도, 엠마도, 소피아도, 지아도 자라의 곁에 와서는 예수님을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들의 얼굴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추신>

[trustwons최희원] [오전 7:02] 그렇구나! 예수님이 하신 말씀, 이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부르지 말라하신 뜻을……. 그리고 우리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셨구나. 그래 맞아! 이 땅에 부모들도 그러잖아? 넌 누굴 닮았니? 아빠를 닮았구나! 엄마를 닮았구나! 그러잖아? 헌데 우린 하나님을 닮았어! 하나님이 우릴 만드실 때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하셨지. 그래 나는 하나님을 닮았어! 그러니 내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거야~ 우린 탕자처럼 세상을 살다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거야~ 돼지 쥐엄을 먹으며 괴로워했듯이 말이야. 우리도 세상을 괴로워하잖아? 하늘 아버지, 우리 아버지께서 부르시잖아! 나는 아버지를 알아! 그의 말씀을 깊이깊이 읽었지. 내 아버지를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이고 느끼고 냄새까지 알아! 아니 아버지의 숨소리까지 느껴! 자라는 그 아버지를 발견한 거야! 나처럼……. 그러니 널 생각할수록 나도 자꾸 눈물이 나! 나도 아버지가 그리워~ 세상이 너무 힘들잖아! 온통 거짓과 위선에……. 그리고 저들의 사악함이 날 너무 힘들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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