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나님……

[일지]

by trustwons

오! 하나님……


고난주간이라서 특별 새벽기도회를 한다고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그리고 장로들은 의무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하여 기도순서에 넣었다. 내 생각은 주일 정기예배를 떠나서는 수요예배든, 금요예배든, 새벽기도든 믿는 성도들이 스스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신앙을 누가 강요할 수가 있겠는가? 예배를 주관하는 것은 당연히 목사와 장로가 하는 것이겠지만, 예배에 참여하는 것은 성도들이 스스로 행함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한 번도 인간들에게 강요하면서 믿으라 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님이 믿음을 강요하였다면 그의 권능으로 이미 세상은 끝났을 것이다. 아니면 그는 허상에 지나고 말았을 것이다. 참 하나님이시라면 결코 인간을 강요하면서까지 자신을 믿으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대부분의 종교가 들은 신도들에게 강요하며 재물을 모으는 짓거리를 많이 한다. 어떤 종교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종교이기 때문이다. 기업화된 종교사업가들은 자신을 신격화하면서 종교의 절대성을 강조하고 신도들을 노예 이상으로 전략해 버려 그들의 이성과 영혼을 빼앗아버린다.

그러므로 강요하는 신앙을 나는 매우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강요할 때마다 나는 조용히 거역했으며 묵인해 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의 첫날에 기도를 맡았다. 할 수 없이 나는 새벽에 일어나야 했고, 깊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비몽사몽에 새벽 3시에 일어나 급히 나서며 어두운 밤을 자동차로 달렸다. 한산한 거리에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의 나는 놀랐다.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무시한 그들의 질주에 두려움이 앞섰다. 만일 내가 이 밤에 횡단보도를 건너갔다면 어찌 되었을까? 아마 위험천만이었거나 비참하게 거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버렸을 것이다. 누가 나를 돕겠는가? 누가 신고를 하겠는가? 이 밤에 질주하는 택시나 승용차들............ 그들은 어둠의 악마라고 생각이 들 정도이었다. 대낮에는 교통질서를 잘 지키던 사람들이 아니었겠는가? 어찌 밤중에 신호등을 무시한 채 달리는가? 수 십 대가 되는 오토바이 폭주들이 괴성을 지르면서 화려한 조명을 달고 지나갔다. 섬뜩한 느낌을 받으며 주변을 살폈다. 거기에 경찰차가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폭주들의 질주를 묵인하고 있지 않는가? 결국 경찰조차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밤은 무법세상이 되었는가? 또한 술 취한 아저씨가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를 이리저리 횡주하고 있었다.


“아뿔싸~ 목숨이 여럿인가? 아님 포기한 걸까? 이 밤에 그 아저씨는 무섭지도 않은가?”


나는 조심스레 운전을 하면서 교회를 향해 갔다. 만나는 교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사무실로 갔다. 아직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한 탓에 조금 어지럽다고 하자, 사무장이 내게 커피 한 잔을 건네주었다. 어둠을 달려온 나는 속이 거북스러웠는데 커피 한 잔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목사님의 좋은 말씀에 감사하는 마음을 하나님께 돌리며 통성기도 시간에 나라와 교회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데 자꾸 기도가 막힌다. 좀 떨어진 곳에서 어느 여신도가 방언을 하는지 쓰알라 쓰알라 하면서 같은 소리를 연속해서 내지르니 내 기도가 자꾸 막힌다. 결국 나는 기도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살폈다. 누구일까? 그렇게 기도하는 신도가 누구일까?

교회를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화창한 날씨였다. 역시 어둠보다는 밝은 아침이 더욱 기분을 좋게 한다고 생각을 했다. 삼청동 산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나는 두 가지의 일이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남아 있었다. 어두움의 도시에는 무법세상이라는 것과 기도할 때에 쓰알라 쓰알라 하던 신도의 기도를 잊을 수가 없었다. 이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마음속으로 외친다.


“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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