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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강아지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바람이 수양버들 가지들로 춤을 추게 하고 있었다. 설이는 찬이 형이랑 뒷산에 올라갔다. 오슬로 길을 따라 깡충깡충 뛰면서 형의 뒤를 쫓아갔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뒷산을 뒤덮고 있었다. 찬이 형은 아카시아 꽃송이를 따서 입에 넣었다.


"형아, 나도 줘!"


찬이와 설이는 아카시아 꽃잎을 먹으며 산을 올라갔다. 그리고 아카시아 꽃으로 배를 채웠다.


"형아~ 이거 많이 따가자!"

"그럴 필요 없어. 따서 바로 먹어야 맛있는 거야."


찬이 형은 땅 위로 어정어정 달리는 땅강아지를 발견했다.


"와~ 설이야, 이것 봐라!"


찬이 형은 땅강아지를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설이에게 보여주려고 했다. 설이는 쪼르르 형에게 다가갔다.


"뭔데?"

"봐~ 귀엽지?"


찬이는 땅강아지를 땅 위에 놓아주었다. 그러자 땅강아지는 어정어정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와~ 귀엽다. 걸음이 이상해?"


찬이 형은 다시 땅강아지를 집어 설이에게 보여주었다.


"봐봐~ 얼굴이 강아지처럼 생겼지?"

"응, 그러네~"

"그래서 이름이 땅강아지야~ 요즘에는 보기 힘들어."

"왜?"

"음......"

"왜 보기 힘들어?"

"아마.... 땅이 더러워져서 그럴 거야. 땅강아지는 땅속을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먹는데......"

"우리 이거 가져가자~"

"안돼, 그럼 얼마 못 살고 죽어!"

"잘 기르면 되잖아~"

"어떻게 잘 길러? 땅강아지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

"그렇구나~ 그럼 여기에 놓아주자. 그럼 또 볼 수 있잖아!"

"그래.'


찬이 형과 설이는 땅강아지를 땅에 놓아주었다. 달아나는 땅강아지를 바라보고 설이가 말했다.


"잘 가~ 땅강아지야!"


설이는 찬이 형과 산을 내려와서 엄마에게 땅강아지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엄마는 설이의 머리를 쓸어주면서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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