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날에 집 마당에서 설이는 혼자서 놀고 있었다. 찬이 오빠는 학교에 갔다. 설이의 엄마는 일하러 가시면서 설에게 멀리 나가지 말고 집을 잘 지켜라고 부탁하고 나가셨다. 설이는 이제 겨우 5살이다. 설이는 마루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에는 하얀 구름 하나가 흘러가고 있었다. 구름이 조금씩 움직이는 방향으로 설이의 머리도 따라 움직었다. 햇볕은 마루 끝까지 비추워 주었다. 설이는 손을 뻗어 햇볕이 비추인 마룻바닥을 쓸어가며 만지작거렸다. 설이는 일어나 앉은 채로 마루턱까지 엉덩이로 움직이며 다가갔다. 하늘하늘 노랑나비가 날아들었다. 설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랑나비를 따라갔다. 마루 끝에 앉은 노랑나비를 바라보며 살며시 다가갔다. 노랑나비는 훨훨 날아 수돗가에 앉았다. 설이는 다시 수돗가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노랑나비는 다시 훨훨 날아서 장독 위에 앉았다. 설이는 장독대 쪽으로 가만가만 걸어갔다. 노랑나비는 다시 훨훨 날아서 꽃밭에 있는 파꽃 위에 앉았다. 설이는 꽃밭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리고 파꽃에 앉아 있는 노랑나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노랑나비는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며 설이를 반겨주웠다. 설이는 쪼그려 앉았다. 노랑나비도 더듬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설이에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
설이도 방긋 웃으며 손으로 턱을 고이고 있었다. 노랑나비는 살짝 날아서 는 옆에 있는 파꽃에 앉았다. 설이도 앉은 채로 두어 발자국 다가갔다. 다시 노랑나비는 날개를 접었다 폈다를 몇 번이나 하더니 더듬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머리를 설이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다시 들고는 날개를 크게 펼쳤다 접었다 했다. 그리고 노랑나비는 스르르 날아 올라서는 설이의 머리 위를 맴돌다가 멀리 날아갔다. 설이는 벌떡 일어서서 멀리 날아가는 노랑나비를 한참 동안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설이는 두 손을 높이 들도 흔들었다.
" 나비야~ 또 놀러 와!"
노랑나비는 알아들었는지 이리저리 펄럭이며 날면서 설이 쪽으로 날아왔다. 설이는 반가워서 두 손을 높이 쳐올렸다. 그러자 노랑나비가 설이의 손끝에 날아와 맴돌다 날아갔다. 설이는 아쉬운 듯이 멀어져 가는 노랑나비를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