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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무시하지 마시오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어느 날 아랫동네의 쥐들이 모였다.


"그동안 우리의 대장을 잘못 뽑았어!"


나이 많은 쥐가 말했다. 그러자 덩치가 큰 젊은 쥐가 말했다.


"젊은 세대의 의견을 들어줬으면 합니다."

"옳소~ 옳소~"


많은 젊은 쥐들이 소리를 쳤다. 나이 든 어른 쥐들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경험이 있는 쥐를 대장으로 뽑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머리가 흰 어른 쥐가 말했다. 덩치 큰 쥐가 대들었다.


"어떤 경험을 말합니까?"

"경험도 중요하지만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한 젊은 쥐가 나서서 말했다. 머리가 흰 쥐가 말했다.


"물론 능력도 경험이 있어야 생기는 것이고, 경험으로 능력을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이때에 머리가 큰 쥐가 의견을 말했다.


"그러지 말고 윗동네에서 대장을 초청해오면 어떻습니까?"

"그럽시다!"


많은 쥐들이 소리쳤다. 그래서 제일 나이가 많은 쥐가 윗동네의 대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아랫동네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쥐가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윗동네의 대장은 아주 어린 쥐를 소개해 주었다. 아랫동네의 나이 많은 쥐는 놀라며 화를 냈다.


"어찌 우리를 무시하는 겁니까? 이런 어린 쥐를 대장으로 모시라고 하는 겁니까?"

"이 어린 쥐는 우리에게는 아주 소중한 분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흐려진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준 지혜로운 쥐이기 때문입니다."


윗동네의 대장은 정색을 하면서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아랫동네의 나이 많은 어룬 쥐는 무슨 뜻인지를 깨닫고, 그 어린 쥐를 데리고 와서 아랫동네의 대장으로 세웠다. 그런데 아랫동네의 젊은 쥐들은 어린 쥐 대장을 업신여기고 제멋대로 행동을 했다. 그러자 어린 쥐 대장은 말했다.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좋지만 여러분 자신을 무시하지 마시요!"


그런데도 젊은 쥐들은 어린 쥐 대장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아랫동네의 쥐들은 서로를 무시하고 괴롭히기까지 했다. 어른 쥐들에게도 멸시하고 행패를 부렸다. 점점 아랫동네의 쥐들은 소로 무시하면서 먹을 것이 생기면 서로 싸우며 난리가 났다. 아랫동네의 쥐들은 점점 사나워져 갔다. 결국 어린 쥐 대장은 아랫동네를 떠났다. 아랫동네의 쥐들은 점점 가난해져 갔다. 도둑들도 많아졌다. 결국 아랫동네에는 암흑의 시대가 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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