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다를 생각하다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Jul 25. 2023
하늘바다를 생각하다
소라 섬을 떠나 미국에서 십여 년을 살아온 금소라는 어느새 스물넷의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소라 섬에 있을 때보다는 해밝은 표정이 적었다. 그녀는 소라 섬에 있을 때에는 날마다 즐거운 일들만 있었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자 양어머니로부터 노트북을 받고 나서 인터넷으로 세상을 알아가고 있을 때에는 매우 흥분되었었고, 호기심에 마음은 들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그녀는 미국으로 떠나가던 날에는 세상 속으로 간다는 생각에 조바심과 기대감에 폭발하듯 한 심정이었었다. 그리고 그녀는 시카고에 멋진 양부모님의 집에서 살면서 날마다 새롭게 느껴져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 줄도 몰랐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운전면허시험도 보고, 처음으로 시카고대학교에 학생들과 함께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듣는다는 것에 꿈인지 현실인지 가끔 자신을 바라보면서 놀라곤 하였었다. 그렇게 빠르게 시간을 흘러가며 그녀는 소녀의 모습을 사라져 가고 숙녀다운 모습이 되어감에서인지 그녀는 가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때가 있었다.
“어머, 나 좀 봐~ 지금 내 모습은 딴 사람 같아!”
그때에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톡 치는 것이었다. 그녀는 놀라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책을 한 팔에 안은 채 그녀의 얼굴 가까이 바라보는 지아(Gia)를 보자 그녀는 움찔하더니 금방 미소를 띠었다.
“지아~ 반갑다. 그렇잖아도 누군가 불러볼까 생각했었어!”
“정말? 나? 난 아이 었구나~”
“여기서 너 말고 누가 있니? 꼭 집어줘야 돼!”
“얘는……. 농담이야~ 농담! 네가 여기 있을 거란 걸 알지.”
“여기 앉아! 저기 봐봐, 하늘이 바다 같지 않니?”
“바다? 너 또 소라 섬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어째서 바다로 보이니?”
“저기 구름들 봐~ 물고기 같지 않니?”
“글쎄, 난 모르겠다. 그냥 구름?”
“그러니 넌 상상력이 부족한 거야~ 저기, 문어도 있고 소라도 있잖아~”
“어머? 저기 봐, 물고기 눈에서 빛이 난다야~”
지아는 그녀의 말대로 애써 물고기를 생각해 내려고 하다가 그만 해가 구름 속으로 숨어들자 물고기 눈에서 빛이 빛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그녀도 그 구름을 보고 있었다.
그때에 구름 속에 숨은 해는 그녀에게 윙크를 보냈다. 아니 그 구름 물고기가 윙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소녀의 마음으로 빙그레 웃으며 한결 마음이 밝아졌다. 그녀는 지아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지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그녀는 지아의 귀에 속삭였다.
“저 해가 날 유혹하고 있어!”
“헤, 헤. 네가 해를 멀리했었구나? 그러니깐 물고기 구름 속에 숨었다야~ 좀 잘해줘!”
“나도 몰랐어! 미국에 온 후로는 난 생각 없이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게 많은 것 같아.”
“할 일이 많아져서 그래~ 소라 섬에 있을 땐 할 일이 많지는 않았잖아!”
“그래, 그런 거 같아~ 특히 미국사람들 늘 바쁘게 사는 것 같아. 나도 그렇고…….”
“우리, 여기 자주 오자~ 너랑 같이 이러고 있으면 나도 너처럼 자연 속으로 가는 것 같아!”
“난, 여기 자주 와! 자연 속으로 가 아니야, 창조주께 다가가는 거지.”
“...........”
그녀는 친구 지아와 함께 잠시 동안을 더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바다 같은 시카고 호수에서 그녀는 소라 섬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아도 그녀와 함께 소라 섬에 갔었던 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든 두 여인은 한 곳에 앉아 있으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어느덧 해가 기울자 두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숙자로 돌아왔다. 그녀는 지아에게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카페에서 커피를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각자 자기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로 돌아온 그녀는 밤이 깊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어두운 깊은 밤에 화구를 꺼내어 호숫가에서 바라보았던 하늘바다를 잊을 수가 없었기에 화폭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새벽에 되어서야 그녀는 그림을 완성을 했다. 특히 그림 속에 자신의 심정을 담아내려고 애를 썼다. 이렇게 그림을 완성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벌써 해가 수평선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녀는 해밝은 미소를 지으며 해를 맞이했다. 그때에 갑자기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어졌다.
“자~식, 부끄러워하긴.......”
그녀는 한 번 더 미소를 던져주고는 커튼을 닫고 침실에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