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 할아버지의 동화 편]
맴, 맴,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의 소리가 더욱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었다. 느티나무 그늘에 동찬이는 홀로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이때에 맴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맴 할아버지를 발견한 동찬이는 벌떡 일어나서 맴 할아버지께 다가가서는 크게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 평안하셨습니까?”
“허, 허, 그래. 넌 어찌 휴가도 안 가냐?”
“휴가요? 학생이 뭔 휴가예요?”
“그럼 뭘 하고 지내나? 공부할 일은 아닐 테고…….”
“공부요? 여름방학이잖아요! 신나게 노는 게 공부예요.”
“요놈 봐라? 노는 것도 공부에 하나지. 오늘은 내가 공부를 하나 해야 할 것 같구나!”
“공부라니요? 전 괜찮아요. 이제 일어나야겠어요.”
“왜? 갈려고? 후회하지 않겠어?”
“후회라니요? 전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돌 거예요.”
“그러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잘 기억해라!”
“기회요? 뭔 돼요?”
“말 안 해줘! 배울래? 안 배울래? 결정해!”
“배울까 말까? 궁금하기도 하고........”
“똥차냐? 안 똥차냐? 깡똥 차냐? 결정해!”
“할아버지! 왜 자꾸 똥찬, 똥찬 해요? 기분 나빠서 갈래요!”
“그래, 가라~ 그래봐야 너만 손해지.”
동찬이는 후딱 자전거를 타고 마을 쪽으로 달려갔다. 맴 할아버지는 부채를 펴서는 설설 부채질을 하며 멀어져 가는 동찬이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으셨다.
“네놈이 다시 올걸~ 안 오고 배기나 보자.”
그러자 느티나무에서 매미들이 열창을 하였다. 잠시 후에 동찬이는 자전거의 뒷자리에 친구의 여동생인 소향이를 태우고 오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신 맴 할아버지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혼잣말을 하셨다.
“네놈이 안 오고 배겨? 혼자 오기 쑥스러우니깐 누굴 데리고 오는구먼~”
“할아버지~ 소향이를 데리고 왔어요. 혼자 배우는 것보다는 둘이 좋잖아요!”
“핑계도 좋다. 반갑다! 귀여운 소향이 잘 지냈지?”
“네, 할아버지! 건강하셔요?”
“그럼, 소향이가 걱정해 주니깐 건강하지~”
“할아버진 나에게는 똥찬이라 부르면서, 소향에겐 친절하시네요?”
“그럼, 똥찬은 내 친구고, 소향은 내 벗이지~”
“친구는 뭐고 벗은 뭐예요?”
“나중에 찾아봐!”
“지금 말해줘요~ 안 그럼 그냥 갈 거예요.”
“호~ 협박하는 거니? 그러니 친구지~ 친구는 오래된 관계를 의미하지만, 벗은 곧 알게 된 좋은 관계를 이루어가자는 의미가 있지. 이제 알겠어?”
“네! 잘 알겠습니다. 경례!”
“할아버지~ 무슨 공부를 해주실 건가요? 오빠가 재미난 공부라고 하던데요?”
“오~ 소향이는 착하구먼, 배우려는 태도가 좋아요. 이리 와 앉아요.”
동찬이와 소향이는 맴 할아버지의 앞에 돌 위에 나란히 앉았다. 맴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다시 바로 잡고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슬쩍 물어보았다.
“소향이! 개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지?”
“할아버지! 저도 있잖아요? 왜 소향이만 쳐다보면서 말해요!”
“허허, 똥찬인 질투하는구나! 그래, 넌 개미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
“개미요~ 땅굴에서 살고 땅 위에 먹을 것을 물어다 땅속에 쌓아두는 벌레죠.”
“그래? 개미는 이로운 벌레일까 해로운 벌레일까?”
“이롭죠! 청소벌레잖아요. 땅 위에 죽은 벌레나 사람이 먹다 버린 것을 가져가잖아요.”
“그리고 땅속을 숨 쉬게 만들어줘요.”
“오~ 소향이 제법 아는 게 많네! 그렇지, 땅속에 굴을 만들어주지. 얼마나 많이 만드는지 아니?”
“몰라요!”
“할아버진 소향이만 칭찬해!”
“허허, 버릇없구먼. 남자가 좀 의젓해야지. 촐랑대기는......”
동찬이는 그만 쑥스러워졌다. 동찬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맴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똥찬이 말대로 개미들은 땅 위에 죽은 벌레나 먹을 것들을 물어서 땅속으로 가져가지. 어떻게 가져갈까?”
“입으로 물어서 가져가죠.”
“큰 것은 여러 마리 개미들이 협력해서 가져가요.”
“그래, 그래~ 죽은 큰 벌레는 개미 혼자서 물고 가기는 힘들지. 어떻게 개미들이 몰려왔을까?”
“그거야, 다시 돌아가서 데리고 온 거겠죠.”
“그럼, 먹이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았을까?”
“몰라요!”
“소향이도?”
“네!”
“개미는 똥구멍에서 분비물을 내지. 그 분비물로 가는 길마다 표시를 해두지.”
“맞아요. 개미똥구멍을 혀로 핥으면 신맛이 나요. 그거네요.”
“옳지! 똥찬이 답군~ 그리고 더듬이로 신호를 보내지.”
“어떻게요?”
“개미들은 더듬이로 방향도 알아내기도 하고, 손처럼 활용하기도 하고, 그리고 더듬이를 떨어서 진동으로 신호를 보내지.”
“와! 신기하다.”
“이제 개미들의 물리법칙을 말해주려고 한단다.”
“개미들도 물리법칙을 알아요?”
“그럼, 큰 먹이는 혼자서 물고 갈 수 없잖니? 그래서 여러 명, 그것도 크기에 따라서 동원되는 개미 숫자도 정해져 있지. 개미들은 서로 먹을 것을 사방으로 둘러서 물고 당기지.”
“서로 당기면 어떻게 이동해요. 안되잖아요? 밀고 당기고 그래야죠?”
“개미를 잘 관찰해 보렴. 개미는 물고 당길 수는 있지만 물고 밀지는 못하지.”
“어머, 그런 가 봐요! 미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소향이 관찰력이 좋구먼! 개미는 먹이를 잘라내고, 물고, 들고, 당기고 그러지. 그런데 서로 당기면 큰 먹이를 이동시킬 수가 없겠지?”
“네. 어떻게 이동해요?”
“잘 관찰을 해보면, 서로 잡아당기면 먹이가 땅에서 떨어져 뜨게 되거든, 그러면 마찰이 적어지겠지? 그리고 이동방향에 있는 쪽에는 개미수가 많거나 힘이 센 개미들이 있거나 아니면 힘을 조절하는 것이지.”
“알겠다. 힘의 합력으로 먹이를 이동하게 되는 거네요.”
“오~ 역시 똥찬이 과학을 아는구먼! 바로 그것이지. 여러 마리의 개미들이 서로 잡아당겨도 힘의 합력은 이동할 방향으로 되도록 하는 거지. 그리고 먹이를 중력으로부터 생기는 마찰을 줄이기 위해 서로 잡아당기는 것이지.”
“우와! 개미들이 물리의 법칙을 알고 있네요.”
“그럼, 어떻게 알았을까?”
“알아요. 하나님이 그렇게 창조하신 거예요.”
“오, 소향이 믿음이 좋구나! 창조자를 알면 지혜가 생긴단다.”
“저도 교회 다녀요~”
“그래, 똥찬이도 교회 다니지. 성경을 많이 읽어봐요. 재밌는 이야기도 많단다.”
“네!”
“그리고 개미들이 땅굴을 어떻게 파는지 궁금하지?”
“네!”
“탄광부 아저씨들이 어떻게 굴을 파는지 아니?”
“영화에서 보니깐, 기계로 파던데요.”
“그렇지? 굴을 파지~ 밀진 않지? 개미들도 그렇게 땅굴을 파내려 가는 거야. 수많은 개미들이 땅 속에 흙덩이를 하나씩 입에 물고 굴 밖으로 나와서 버리고 다시 들어가 흙덩이를 물고 나오고 그러지. 그리고 다른 개미들은 굴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입에서 진물을 내어 굴벽을 다듬어 무너지지 않게 하지.”
“개미들은 정말 지혜롭네요!”
“그래서 솔로몬이 말했지? 개미에게서 지혜를 배우라고 말이야.”
“네, 목사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개미뿐만 아니란다. 다른 동물에게도, 식물에게도 창조자는 스스로 살아가는 지혜를 주셨단다.
“하나님이시죠!”
“그래, 소향이 말대로 창조자 하나님이시지. 어때? 배우니 재밌지?”
“네, 너무 재미있어요. 다음에도 이야기해 주세요!”
“그래, 그래, 소향이도 여기 자주 놀러 와요. 그럼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줄게~”
“네! 여기 개미들이 줄지어서 지나가요~”
동찬이와 소향이는 맴 할아버지께 개미의 물리학에 대해서 듣고는 너무나 신비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미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