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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퍼센트 은혜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백 퍼센트 은혜



칠십이 넘은 나이에 형제의 초청으로 살던 집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떠나는 원이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델타 항공기를 탔다. 모처럼 일등석을 타고 가라는 권유에 못 이긴 채 항공기의 일등석으로 자리를 옮겨 탔다. 평소에는 일반석만 이용하던 원이는 신기하기도 하고 낯설어서 조금 불편한 마음을 누르고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여승무원이 다가와 무엇인가를 권하여 받고 먹으니 위스키였다. 얼굴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애써 편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인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출발한 델타 항공기는 13시간을 하늘을 날아갔다. 곧 어둠이 하늘을 덮었다. 기내에 저녁식사를 비빔밥으로 하고는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얼마나 시간이 흘러갔는지 알 수 없으나 델타 항공기는 곧 애틀랜타에 도착한다는 영어 방송이 나왔다. 화면에는 ‘곧 도착합니다.’라고 간단한 한국어로 알려주었다. 전 세계가 코라나 전염병으로 인해 엄격하고 삼엄하였다. 원이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탑승하기 전에 이미 PCR 검사도 받았다.

왠지 원이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기내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잠시 후에 여승무원 내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원이는 무슨 배짱으로 맨 앞으로 나아가 항공기에서 내렸다. 그리고 공항 안으로 걸어가다 조금 주춤했다. 그러자 외국인 몇 분이 앞서 나가자 원이는 그 외국인을 따라갔다. 애틀랜타 공항 안에 곳곳에 안내인이 있었다. 원이는 짧은 영어로 물었다.


"시카고~"


그러자 그 여성 안내인이 뭐라고 말하나 원이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짐작으로 다른 일행들 따라갔다. 입국 심사하는 곳에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원이는 그 줄 따라 섰다. 생각보다 빨리 이동하여 원이의 차례가 왔다. 원이는 입국 심사하는 분 앞에 섰다. 그리고 원이는 여권과 승차권을 내밀었다. 입국 심사하는 남자 직원은 원이의 여권을 보더니 카메라 앞에 서라고 지시를 했다. 원이는 지시대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는 그 외국인 남자 직원은 원이에게 우편봉투 같은 것이 없냐는 손짓과 함께 폰으로 한글로 보여줬다. 원이는 없다고 손짓으로 표현했다. 그러자 그는 한참 머뭇거리더니 한국인 여직원을 불러서 뭐라고 말하고는 원이의 여권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그 여성에게 주었다. 그 한국인 여직원은 원이에게 말했다.


“차이나?”

“노, 코리아!”

“코리아? 이리 오세요.”


한국인 여직원인지 앞 장 서서 걸어가고 원이는 그 여성을 뒤따라갔다. 그러자 어느 작은 사무실내로 들어갔다. 그리고 원이의 여권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지정된 곳에 꽂아 놓고는 원이에게 여기서 기다리라고 한국말로 말하고는 나갔다. 원이는 그렇게 시간이 많은 상황이 아니었다. 곧 원이는 짐을 찾아서 환승할 곳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그런데 사무실내에는 남녀 외국인 직원 두 명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일만 하고 있었다. 원이는 초초한 마음에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기다렸다. 그랬더니 남자 외국인 직원이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원이는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어찌할 바를 몰라서 시카고에 이는 형제에게 문자를 보내고 한국에도 문자로 상황을 보내고 하며 안절부절못했다. 꽤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한 원이는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는 안절부절못하면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원이를 이곳으로 안내한 한국인 여직원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원이는 앞이 깜깜했다. 이대로 포기하나 돌아가나 만 가지 생각이 원이의 뇌를 맴돌았다. 한참 후 캐리어 여행가방을 끌고 들어오는 한 한국인 여성이 원이에게로 와서는 뭐라고 물어보았다. 원이는 너무나 암담하여서 무슨 말을 묻는지도 원이가 뭐라고 말했는지도 기억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자 그 한국인 여성은 외국인 여직원에게 가서 뭐라고 말하고는 원이를 오라고 했다. 원이는 그 한국인 여성에게 갔다.


“혹시 대사관에서 온 편지봉투를 가지고 있어요?”

“없는데…….”


한국인 여성은 다시 외국인 여직원에게 뭐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직원이 말하는 것을 원이에게 통역을 해주었다.


“그럼, 여기 주소를 적어달라고 하네요.”


원이는 서류가 들어있는 작은 가방에서 주소가 적힌 서류를 꺼내어 보였다. 그랬더니 외국인 여직원이 다른 종이를 내밀며 적으라고 했다. 원이는 갈 곳의 주소를 적었다. 그랬더니 이메일 주소도 적으라고 한국인 여성이 통역을 해주어서 원이는 이메일도 적었다. 그랬더니 그 외국인 여직원이 원이의 여권을 한국인 여성에게 줬다. 원이는 한국인 여성으로부터 여권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가도 된다고 한국인 여성이 원이에게 말했다. 원이는 조급한 마음에 그 한국인 여성에게 고맙다고 인사조차 못하고 가방을 끌고 사무실을 나왔다. 그리고 주변을 살폈을 때에 그 한국인 여성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먼저 가버린 듯했다. 원이도 서둘러서 짐을 찾으러 사람들을 따라갔다. 원이는 아래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갔다. 그곳에는 여러 개의 짐들이 놓여 있었고 짐을 운반하는 기계는 혼자서 돌고 있었다. 원이는 급하게 주변을 살피며 짐을 찾았다. 마침 옆에 좀 떨어진 곳에 원이의 짐이 보였다. 원이는 곧바로 공항에 있는 캐리어를 끌고 와 짐 두 개를 실었다. 그리고 원이는 사람들을 따라 이동을 했다. 마침 짐을 받아서 붙이는 흑인 남자가 일하고 있었다. 원이는 그 남자에게 물었다.


“시카고?”

“오케~”

“시카고?”

“오케이 오케~”


원이는 짐을 옮기려 하자 그 흑인 남자는 손짓으로 자기가 할 테니 그냥 가라고 한다. 원이는 고마움에 지갑을 열고 10 달러를 꺼내어 그 남자에게 주었다.


“땡큐!”


그리고 원이는 서둘러 타고 갈 환승 게이트를 찾아가다가 안내판이 있어서 시카고로 가는 환승 게이트를 열심히 찾았다.


“chicago B13"


원이는 찾아서 마음속으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속으로 내뇌었다. 그리고 급히 가방을 끌고 원이는 걸어서 가려고 했다. 그때에 옆에 열차가 지나갔다. 타려다가 혹시 지나쳐서 내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원이는 그냥 급히 걸었다. 원이의 온몸에는 땀이 흠뻑 했다. 도저히 힘이 부쳐서 원이는 걸어서 갈 수가 없었다. 할 수없이 원이는 열차를 타기로 했다. 마침 열차가 왔다. 문이 열리고 안이 보였다. 다행히도 A, B, C이라고 역 알림판이 있었다. 원이는 지체하지 않고 열차에 탔다. 열차는 달려 다음 역인 B역에 도착했다. 원이는 열차에서 내려 B13을 찾아 급히 걸었다. 그리고 B13 게이트 앞에 와서 원이는 확인하고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CHICAGO 8:30"


그리고 원이는 항공기 번호까지 확인했다.


“DEL 2457"


그리고 원이는 현재 시간을 보았다. 현재 시간이 7시 15분이었다. 그제야 원이는 안심을 하고 B13 게이트 앞에 있는 의자 중에 맨 앞줄에 앉았다. 그리고 원이는 생각에 잠겼다.


“그래, 나의 주님이 도우신 거야. 야훼께서는 아브라함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셨지.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를 지켜 주리라고 말했지. 맞아~ 나에게도 주님은 함께 계셨던 거야. 그래서 여행하는 한국인 여성을 내게로 보내주신 거였어. 내가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를 기다리셨다가 백 퍼센트 은혜를 내게 베푸신 거야.”


그리고는 원이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원이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구나. 미국은 입국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배려를 하는 거였어. 다른 나라에서는 입국할 때에 어디에 묵는지 가는 주소가 어디인지 묻지를 않아~ 그런데 미국은 반드시 입국할 때에 어디에 묵을 건지 호텔 주소를 묻기도 하고 어느 집으로 가는지 주소를 묻는다. 혹시 미아가 되거나 방황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려고 입국자들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어. 내가 오해를 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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