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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아름다운 인생



“딩동~”

“누구세요? 어머니!”


시집간 딸네 집으로 찾아온 엄마는 작은 꽃을 사 들고 오셨다. 장미꽃이었다. 장미꽃을 보자 딸은 좋아했다.


“엄마, 웬 장미야? 무슨 날이야?”


엄마는 거실로 들어서면서 일단 꽃병을 찾아 장미꽃을 꽂으며 자리에 앉았다.


“무슨 날이긴……. 그냥 기분전환으로 들고 왔지.”


시집간 딸도 커피 두 잔을 들고 와서는 테이블에 놓으며 엄마 앞에 자리하고 앉았다. 엄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장미꽃을 사 오게 된 이야기를 딸에게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가끔 시집간 딸네 집에 간다고 말하며 자주 가다 보니, 처음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지. 이제는 습관처럼 된 듯하고 딸도 별로 반기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지.”

“왜, 안 반겨~ 자주 오니깐 표현을 안 해서 그런 거지……. 엄마도 참~”

“내 나이가 이젠 육순이 너머잖니? 이제는 외로울 때도 많아~”

“알아! 지난번에 육순 잔치도 해 드렸잖아요? 성대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게 아니고, 네가 아주 어릴 적에 아빠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을 때에는 나는 앞이 아주 캄캄했단다. 네가 두 살이고 오빠가 다섯 살이었으니 말이다.”

“왜, 옛날 얘기야? 외로우셔?”

“외롭긴 하지만……. 이렇게 딸을 시집보내고 보니 더 그러네!”

“그럼, 자주 와~”

“이렇게 너랑 얘기하는 거가 좋구나. 언제 아기를 가지니? 결혼 한지 2년이 넘었네?”

“글쎄, 맞벌이하다 보니 늦네?”

“이젠 너도 시집갔고 오빠도 직장생활을 하니……. 나야 쉬엄쉬엄 일하는 거야. 쉬는 날에 너랑 이렇게 차나 마시며 이야기하니깐 여유가 생겨선지 지난 세월들이 생각나는구나!”

“커피가 식지 않았어?”

“괜찮아! 너도 올해에는 서른이잖니, 오빤 서른셋이고……. 그러니깐 벌써 이십팔 년이나 지났구나. 참 세월이 빠르지?”

“----”

“이렇게 곱게 잘 커줘서 고맙고 오빠도 곧 장가를 가면 엄마는 손자나 보며 지낼까 생각해~ 어서 아기를 가져라!”

“그게 맘대로 되나?”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상담하던 중에 그분도 내 나이와 비슷하다고 하더라. 그래선지 대화가 잘 되더라.”

“어떤 분이신데?”

“점잖은 분이셔~ 그분도 애들 다 키우고 혼자 지내시는 날이 많다더라. 그러면서 하루하루가 지겨울 때가 많으셨대.”

“나중에는 뭔가 좋은 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하셨대. 그래서 식사할 때도 분위기를 만들어서 하고, 가끔 외출할 때는 이웃에게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재밌는 이야깃거리나 작은 선물을 해주고는 그랬대, 그랬더니 받는 사람도 기쁘고 주는 사람도 즐겁다는 거야~”

“그래서 장미꽃을 사들고 온 거야?”

“그럼, 너도 처음에는 얼굴이 환해지더라!”

“그야~ 장미꽃을 보니 그렇지 뭐!”

“이제는 나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지 않고 뭔가 즐거운 일거리를 만들까 해!”

“그래요, 나도 엄마를 도울게~ 재밋거리 만들자! 엄마 파이팅!”

“그럼, 사소한 것에서부터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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