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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할머니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고향 할머니



히야의 엄마는 고향이 저 북쪽 땅의 남포이란다. 육이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남북 땅을 사람들이 왕래를 하고 그랬단다. 편지도 오고 가고 했단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난 후에는 서로 오고 갈 수도 없고 편지도 주고받을 수 없게 되었단다. 히야의 엄마는 히야의 언니가 할머니와 북쪽 땅에 산다고 한단다.


"히야~ 네 언니는 저기 북쪽 땅에 살고 있다."

"응? 내 언니가?"

"그래."

"나도 언니가 있었네~"

"그렇지~"


히야는 국민학교 1학년이었다. 히야가 학교 가는 날은 오전일 때도 있었고, 오후일 때도 있었다. 학교 교실이 부족해서 한 교실을 두 반이 함께 쓴단다. 히야가 오후에 학교 가는 날이면 일찍 일어나 대문 앞에 앉아서 학교 가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했다. 히야가 아주 어릴 적에는 남쪽 아래 목포에서 살았단다. 그때는 아빠는 큰 회사를 운영했단다. 히야는 희미하게나마 생각이 났다. 히야는 커다란 집에 긴 마루 복도를 뛰어다니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맞아! 우리 집은 매우 넓었어. 친척들도 함께 살아있어. 그런데 왜 지금은 남의 집에서 살고 있을까?"


히야의 아빠는 어느 높으신 국회의원님이 잡아가게 해서 남쪽 어느 감옥에 갇혀 있단다. 히야는 아빠가 그리워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히야의 엄마는 오빠 되신 외삼촌이 생활비를 주어서 돈을 아껴가며 살림을 하고 계셨다. 어느 날 히야는 엄마를 따라 옆집에 놀러 갔다.


"히야! 고향의 할머니시란다. 인사해라!"

"안녕하세요!"


히야는 머리 숙여 고향 할머니께 인사를 했다. 고향 할머니는 히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말했다.


"오~ 착하기도 하구나! 자주 우리 집에 놀러 오너라~"

"네!"


히야는 힘차게 대답을 했다. 고향 할머니는 히야네 집에 자주 오셔서 도와주시고 말벗이 되어 주셨다. 히야는 고향 할머니가 계셔서 너무 좋았다. 무더운 여름날 히야는 친구들과 뛰어놀다가도 종종 고향 할머니 집으로 찾아갔다. 그러면 고향 할머니는 히야에게 미숫가루를 시원한 찬물에 타서 주셨다. 히야는 고향 할머니가 너무 좋았다. 친구들은 방학이 되면은 시골에 갔다 오면서 늘 시골 할머니 자랑을 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이제는 히야도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친구야~ 나도 할머니가 계신다! 고향 할머니가 계신다고~"


히야는 동네 골목마다 뛰어 돌아다니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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