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금소라, 그녀는 꽃을 참 좋아하였다. 소라 섬에 살 때에는 소녀는 섬 둘레를 깡충 뛰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섬에 있는 풀과 꽃을 하나하나 살피며 반겨주었었다.
그러던 소녀는 예쁜 유리컵을 하나 얻었다. 그녀는 얻었다 하기 보다는 목사님의 사택에 놀러갔다가 너무 귀엽게 생긴 컵을 만지며 놓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목사님은 그녀에게 그 컵을 주셨다. 그 컵은 사실은 머그잔이 아니었다. 실험용 비커 같기도 하고, 꽃병 같기도 하였다.
소녀는 목사님이 주신 유리잔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이리저리 살피며 섬 둘레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소녀는 바위틈 새로 비춰진 분홍 꽃을 발견했다. 소녀는 힘겹게 바위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분홍 꽃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거기엔 연분홍 꽃과 자홍색 꽃도 있었다. 소녀는 반가워하면서 분홍색 꽃과 자홍색 꽃을 꺾어 들고 바위를 내려오다가 흰색 꽃을 발견했다.
“어머, 널 잊을 뻔 했구나! 여기 외롭게 홀로 피어있니?”
소녀는 흰색 꽃도 꺾어서는 사분히 안아주고는 바위 아래로 내려왔다. 다시 소녀는 한 손에는 유리잔을 들고 다른 손에는 분홍색 꽃, 자홍색 꽃, 흰색 꽃을 들고는 하늘을 향해 꽃을 든 손을 높이 들어서는 파란 하늘에 비추었다. 그리고는 다시 유리잔 속으로 꽃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 참 예쁘다! 이름을 뭐라고 불러줄까?”
소녀는 고민하는 듯이 꽃들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빠른 걸음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목사님이 주신 유리잔에 꽃 친구들을 다듬어 꽂아주었다. 그리고는 미국에 계신 엘리자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금소라는 늦도록 통화를 하고 있을 때에 할머니가 살며시 다가와서는 예쁜 꽃들이 다소곳이 담겨져 있는 유리병을 할머니는 소녀의 방으로 가져가 창문에 놓았다. 그리고는 통화하는 소라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으셨다. 소녀도 할머니를 바라보며 방글 웃었다. 그리고 미국통화를 마치고 할머니가 가져다 놓은 꽃을 보려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창문턱에 다소곳이 있는 유리병에 담긴 꽃들은 소녀를 보고 반가운 듯이 갸우뚱 하였다. 소녀는 놀란 표정을 하고는 유심히 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운 방안에 창가에 놓인 분홍 꽃, 자홍 꽃, 흰 꽃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소녀는 꽃들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래, 너희들은 꽃 천사야~ 분홍천사 꽃, 자홍천사 꽃, 흰천사 꽃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