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주 속에 다른 모든 피조물과는 달리, 인간은 이와 같이 땅의 성질과 하나님의 입김이 뿜어 넣어진 것으로서의 하늘의 성질의 양면을 두루 갖춘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더구나 위의 구조로부터 명확하게 밝혀졌듯이, 그 발밑에는 악의 극치인 「지옥」이 있어서, 그것이 지구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머리 위에는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가 있어서 모든 우주를 포옹하고 있다. 인간은 흙으로부터 빚어졌기 때문에 흙의 자연적인 성질을 쫓아서 지구의 중심으로 향해서 떨어져 가려한다. 그런데 거기에는 「지옥」이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입김이 뿜어 넣어진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또한 영적(靈的)인 하늘로서의 성질이 있다. 그 때문에 그는 「하느님의 나라」를 우러러 갈구해 마지않는다. 악마는 끊임없이 아래서부터 그를 유혹하여 멸망의 수렁으로 빠뜨리려 하지만, 그는 지구 위 어디서나 항상 높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이 지켜보시는 아래에 있다. 멸망이냐 구원이냐 하는 인간과 관계되는 기독교의 우주적인 드라마, 단테의 『신곡』의 주제, 그것은 바로 이러한 무대에서 전개되었던 것이다.
중세의 우주는 이와 같이 인간의 운명과 희망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자연계의 질서인 동시에 정신세계의 질서이기도 했다. 세계의 물리적인 구조인 동시에, 기독교적인 인간관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이와 같이 중세의 우주체계를 사상(思想)의 구조와 저촉됨이 없이 변형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과학자와 기독교/와다나베 마사오 글/ 오진곤, 손영수 공역>
중세 시대란 유럽 역사의 배경으로써, 게르만 민족이 대이동 하여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에 5세기에서부터 르네상스 시대와 함께 근세(1500년~ 1800년)가 시작되는 때까지의 5세기에서부터 15세기까지의 시기를 말한다고 보아질 때에, 로마의 기독교가 탄생(313년 경)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쉽게 말하면,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에는 유럽중심의 1350년경에서 1600년까지로써, 중세의 교회중심의 문화가 쇠퇴하면서 인간중심의 문화, 사상들이 출현하였던 시기였다. 이 시대에는 인간의 본질, 인간의 가치, 인간의 자유정신 등에 활발했던 시대인 것이다. 즉 이 시대에서부터 인간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문화와 문명이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의 타락이 지능적으로 번성하며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고도 생각할 수가 있다.
이러한 인간중심의 사상과 문명으로 가치관(세계관)이 형성되어 가는 시기가 바로 중세시대였던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기를, 암흑의 시대라고도 말한다. 이는 마치 유대사회의 암흑시대를 연상케 한다. 유대인 사회의 암흑기는 말라기 선지자 이후에서 예수가 등장하기까지의 400년간의 공백을 말한다. 이 시기에는 하나님이 침묵한 시기, 선지자나 예언자가 등장하지 않은 시기, 그리고 유다의 멸망 후에 유대인들은 세계 각지로 흩어져 살던 시기였다.
이처럼 유대인 사회의 암흑기처럼, 중세의 암흑기는 정말 신(神)은 밀려나고 인간중심의 시대로서, 다시 말하면, 시날평야에 니므롯의 시대를 연상케 한다.
놀랍게도 로마제국이 멸망하여 유럽의 권력구조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로마의 기독교는 존속되어 갈 뿐만 아니라 유럽의 권력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본사상과 로마기독교의 사상이 공존하면서 인간의 문명은 놀랍게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중세시대에서 세계관은 인본사상과 신본사상의 충돌과 공존으로 인간의 지식은 놀랍도록 발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우주관(宇宙觀)이다. 이 시대에 우주관은 자연과학에 극한 되지 않고, 자연계(自然界)와 정신계(精神界)로 쌍날개로 인간세계는 발전해 갔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단테의 『신곡』인 것이다. 여기서 지적할 것은 단테의 신곡은 결코 성경의 진리를 대표하는 것이 못된다. 그런데도 기독교계에서는 신곡을 반드시 읽어보아야 한다는 경전에 가까운 의미를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은 매우 위험한 것이 왜곡된 사상인 것이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시대를 따라서 중세시대에는 국가관(國家觀)이나 과학계에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냈었던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에 인간문명에 근원이 되었다고 말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 시대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인간의 의식세계는 지하계(地下界-지옥)와 지상계(地上界-인간세계) 그리고 천상계(天上界-하늘나라)로써 삼단계의 세계관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세계관을 파괴하고 무너뜨리려고 등장한 세계관이 바로 진화론 사상인 것이다. 일부 우매한 지식인(과학자)들의 사고세계는 자연현상과 가상사고(가설적 인식)를 인용하여 자연의 진화설과 인간사회의 진화설을 만들어 내면서 급속도로 인식확산이 되어가면서 인류사회를 지배하는 기본적 틀을 만들어져 갔다.
중세의 세계관이라면, 기독교세계관과 인간중심의 세계관의 혼합, 또는 융합되어 갔다면, 근세시대로 와서는 인본주의 세계관과 진화론적 세계관의 혼합으로 출현한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현대사회의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과학의 발자취를 살펴본다면, 중세시대에 세계계관인 기독교 사상과 인본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는 실례로써, 천상의 세계관으로 「제5 원소」란, 달을 경계로 하여 달 밖을 천상계로써 수성, 화성, 목성, 금성, 토성으로 「사고의 틀」을 가졌던 것이다. 그것이 달력에도 일월화수목금토로 표현되었으며, 물질세계의 기본물질로써도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상세계로써는 「4 원소」란, 흙, 물, 공기, 불로 사고의 틀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지각이란 매우 단편적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다. 이러한 「관념 틀」에서 과학은 발전하였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과학적 사고는 절대로 「객관적 사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과학자들의 오만함이 과학을 인간의 최고의 지식이라고 각인시켜 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오늘날에 현대물리학으로써 양자과학은 결코 객관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진화론은 거시적 가설이듯이 양자론은 미시적 가설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