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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학년 3반 마지막 수업

[공상동화 3 편 - 다르 소녀와 달무리 검]

by trustwons

2. 1학년 3반 마지막 수업

여전히 날씨는 후덥지근하다. 당연한 거 아닐까? 6월 초하루였으니 말이다. 이때가 되면 여학생들은 방학이 빨리 왔으면 하는 기다림에 열을 태운다. 역시 1학년 3반 여학생들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그렇잖아도 4교시엔 괴짜 수학선생님 덕분에 완전히 뙤약볕에서 수업을 하여 몸이 만신창이 된 상태였었다. 이럭저럭 점심시간은 마칠 때쯤에 1학년 3반엔 짓궂은 여학생 한 명이 있었다. 그 여학생의 이름은 특이하다. 고미수(高美秀-최고로 아름답고 뛰어남의 이름으로 부모님이 지었다고 함)였다.

그러나 반 친구들은 그 여학생을 고 식스식스(sixtsix)라 즉 고미수(古美壽-너무 오래 산다)로 놀림으로 부른 별명인 것이었다. 그 이유는 사회시간이었다. 어느 날 사회시간에 조선의 경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중에 나이에 따라 붙여진 이름들이 있었다고 한다. 어른의 나이를 숫자로 말함은 경박하다고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즉 어른의 나이가 60을 넘으면 수연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수연에 따라 붙여진 이름으로써, 66세 때에 생신을 미수(美壽), 77세 때엔 희수(喜壽), 88세 땐 미수(米壽), 99세는 백수(白壽)라 불렀다고 한다. 사실 고미수 여학생은 반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반 친구들이 시샘을 했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오히려 고미수는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재치가 많은 친구였다. 덕분에 반 친구들이 웃을 때가 많았다.

반 친구들은 고미수의 제안으로 무더운 더위에 어서 여름방학이 빨리 돌아오라고 하는 의미로, 또는 무더위를 잊게 해달라고, 비를 내려달라고 하는 기원으로 학교 뒷산에 있는 느티나무 주위를 맴도는 놀이를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런 놀이를 하자고 하며 점심식사를 마친 반 여학생들을 우르르 뒷산에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느티나무 주위를 맴돌며 걸었다. 그것도 반 친구들 모두가 말이다. 다르와 예지는 별로 달갑지는 않지만 반의 단결을 위해서 같이 느티나무 주위를 반 친구들과 함께 맴돌았다. 이러한 사실을 담임선생님이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반 학생들이 단합하는 모습에 묵인하였던 것이었다.

그렇게 다르의 반 친구들은 느티나무 주위를 방학하는 날 남은 수만큼을 돌았던 것이었다. 그리고는 수돗가에로 와서는 시원하게 얼굴을 씻고는 교실로 들어갔다. 이런 모습을 교무실 창문으로 바라보고 있던 1학년 3반 담임선생님은 미소를 지었다. 곧 수업종이 울리고 5교시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다르의 반 친구들은 얼굴들이 어두웠다. 왜일까? 마지막 수업이 담임선생님의 영어수업이기 때문이었다. 반 여학생들은 왜 어두운 표정들이었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명의 시간이 돌아온 것이었다. 6교시 수업종이 울리자 1학년 3반 여학생들은 빠르게 눈빛을 서로 주고받았다. 이번엔 담임선생님을 굴복시키는 데 성공하자는 결의를 한 것이었다. 영어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 여학생들은 모두 책상 위에 얼굴을 대고는 피곤한 척했다. 영어선생님은 교탁 앞에 서서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시며 말했다.


“Are you sleeping now? pretty girls!"

(지금 자고 있나요? 귀여운 소녀들!)

“선생님, 저희 너무 피곤해요. 오늘은 짧게 끝내주세요!”

“I don't know for your speaking! Can you speak in English?”

(네가 말하는 말을 것을 잘 모르겠네요! 영어로 말해줄래?)


반장인 예지가 일어나서 한국말로 사정을 말했다. 그러자 영어선생님은 못 알아듣겠다고 영어로 말해보라고 했다. 반 여학생들은 비시시 얼굴을 들고는 자세를 바로 했다. 예지는 영어를 못하지 않는다. 쌍둥이 오빠들로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충분히 영어로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한국말로 말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영어선생님도 수학선생님 못지않게 만만치 않았다. 결국 예지는 영어로 말했다.


“I'm so, so, so sorry! Today we had a class outside during math class.”

(매우, 매우 죄송해요. 오늘 수학시간에 밖에서 수업을 했어요.)

“So that?"

“We are tired very. So it early, please?”

(우리 너무 피곤해요. 그러니 일찍 끝내주세요. 제발요?)

“OK, there's a good way!”

“What?"


반 여학생들은 크게 기대하면서 영어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선생님은 칠판에 유창하게 영어노래를 써 내려갔다.


『Are you sleeping, are you sleeping, pretty girls.

Help you sleeping, for 30 mins, only 30 mins.

So do 30 more mins of class, 30 more mins.』

「졸리나요, 졸리나요, 귀여운 소녀들

도와드리죠. 39분 동안을, 30분 만을

그래서 30분 수업을 더해요. 30분 더」

“No, no, I'll study, I'll study now.”


결국은 반 여학생들은 영어 선생님의 꼼수에 빠지게 되고 말았다. 이제 여학생들은 마음을 바로 잡고 수업준비를 하며 자세를 바로 하고 앉았다. 이때에 영어선생님은 예지에게 교과서의 본문을 읽어보라고 지시를 했다. 그리고 반 여학생들도 따라 하라고 했다. 예지가 영어교과서를 한 문장씩 읽어내면 반 학생들도 따라서 읽었다. 영어선생님은 예지의 영어발음이 좋은 것을 알고는 항상 예지로부터 읽도록 지시를 하였던 것이었다. 영어선생님은 첫 수업 때부터, 영어는 영어로 공부하는 거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한국어로 말하지 않고 영어로 말하면서 영어로 영어를 가르쳐왔던 것이었다.


“Listen! Studying English is about writing, listening and speaking. OK!”

"Yes, I see."


영어선생님은 조선시대 때에는 서당에서는 천자문을 공부할 때에 이렇게 공부했다면서,


“천자문을 펴서는 ‘하늘 천’, 소리를 내면서 붓으로 천(天)이라고 썼다. ‘땅 지’ 소리 내면서 붓으로 지(地) 자를 썼단다.”

“네, 맞아요.”

“그럼 영어공부도 그렇게 해요. 소리 내어 읽으며, 단어를 쓰고 듣는 것이란다. 알겠지!”

“그럼, 하늘 스카이 하고 소리 내어 읽고 Sky, 이렇게요?”


이때에 민지가 손들어 말했다. 그러자 영어선생님은 빙글 웃었다. 반 친구들도 따라 웃었다.


“오늘은 형용사와 부사에 대해서 공부를 할까?”

“네.”

“형용사를 영어로 Adjective 이죠? 그리고 부사는 Adverb라고 하지요?”

“네. 애드직티브, 애드버브.”

“여기 두 단어에서 앞에 ‘Ad’가 붙어있죠?”

“네.”

“이것은 어딘가 보탬을 준다는 것으로써, 형용사는 명사나 대명사에 도움을 줘서 예쁘게, 멋지게 꾸며줍니다. 그리고 부사는 동산에나 같은 부사와 형용사에도 부속되어 상태나 행동에 보탬을 줍니다. 알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용!”

“헐~ 자 그럼 예를 찾아볼까 용?”

“네!”

“그럼 ‘He is boy.’에서, 'He is poor boy.'에는 뭐가 형용사죠?”

“poor”

“좋아요. ‘The horse ran’에서 ‘The horse ran fast.’에는 뭐가 부사죠?”

“fast”

“그럼 다음은 ‘The black horse ran very fast.’에서 형용사와 부사는 무엇이죠?”

“네. black은 형용사, very와 fast가 부삽니다.”

“맞아요. black은 horse에 보탬해 주고, very는 fast에 보탬 주고, fast는 ran에 보탬을 줍니다. 알겠죠?”

“Yes, Sir”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숙제로 형용사와 부사가 있는 문장들을 열 문장을 만들어 와요.”

“존경하신 선생님~ 다섯 문장만은 안 되나요?”

“다섯 문장? 좋아요. 그럼 열다섯으로 해오세요!”

“에그~”

“그 대신 오늘은 일찍 끝나게 됐으니........ 알았죠?”

“그럼, 종례는 요?”

“없어요. 이만~ 반장!”

“바로~ 인사!”

“달빛은 언제나 좋아요~”

“하하, 종례를 해야겠네!”

“선생님! 사랑해요~”

“아직 옆 반이 수업이 안 끝났으니 조용히들 가요~”


예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반 친구들에게 구령을 붙인 후에 영어선생님께 인사를 하게 하였다. 영어선생님이 교실을 나가시자 반 여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이 교실 밖으로 나갔다. 1학년 3반 여학생들은 일부로 1학년 2반을 힐끗하며 지나갔다.

1학년 2반의 마지막 수업도 담임선생님이신 수학선생님이셨다. 옆 반 여학생들이 끝나고 나가는 것을 본 수학선생님은 곧바로 수업을 마치고는 교실을 나오면서 뒤를 돌아보지도 않으시면서 손을 흔들어 잘 가라고 하셨다. 2반 여학생들도 3반 못지않게 신속하게 환호성을 지르며 교실을 빠져나갔다. 사실 수학선생님이 수업을 급히 마친 이유가 반 여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옆 반에서 나오신 영어선생님과 같이 가려는 것에 있었다. 이를 잘 아는 1학년 3반과 2반 여학생들은 또 노래를 부르며 교실을 떠났다.


「무리수, 무리수, 어디 가시나요?

달빛, 달빛 아래로 같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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