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 기말고사 시험을 마치고

[공상동화 3 편 - 다르 소녀와 달무리 검]

by trustwons

3. 기말고사 시험을 마치고


아직 칠월 중순인데 일찍이도 무더위가 찾아왔나 보다. 다르와 민지 그리고 예지와 은비는 마지막 기말고사를 끝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 정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얘들아! 델미지~ 같이 좀 가자!”


헐레벌떡 달려오는 한 여학생이 소리를 쳤다. 약속이나 한 듯이 다르와 민지와 예지와 은비는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돌아보았다고 하기보다는 완전히 뒤로 돌아섰던 것이다.


“오늘 뭐 할 거니? 나도 끼자!”

“넌…….”

“나? 미수야!”

“미수인지 우리가 모르니?”

“그럼, 왜?”

“왜라니? 우리가 어딜 가는데……. 끼어 달래!”

“치사하게 굴지 마~ 같이 가자는 거지.”

“아, 그래? 같이 가자!”


다르와 민지와 예지와 은비는 차례차례 말 붙이고는 고미수를 양쪽에서 꽉 잡고는 같이 걸었다.


“야, 야~ 내가 범인이냐? 왜 이렇게 양팔을 잡고 그러니?”

“같이 가자며~”

“그래도, 양팔 좀 놔라~ 편히 가자!”

“왜? 겁나? 우리가 무섭지?”

“너네, 나 힘세다~”

“우~~~ 무서워라~~~~”

“시험도 다 끝났는데~ 어딜 갈 거니?”

“글쎄?”

“뭐, 좋은 소식 없니?”

“좋은 소식? 뭔데?”

“그거 있잖아~ 미국친구들 소식은 없냐고~”

“말해줄까~ 말까~”


예지가 친구들을 둘러보면서 슬쩍 떠보았다. 그러자 다르와 민지 그리고 은비는 고개만 끄덕였다. 미수는 얼굴을 앞으로 내밀고는 친구들의 얼굴을 일일이 쳐다보면서 말했다.


“음~ 있구나, 말해봐!”

“6월 초에 방학을 했데~”

“그건 나도 알아~ 그래서?”

“한국에 온데!”

“언제? 오는데~”

“칠월 말쯤일 거야.”

“나도 끼자! 괜찮지?”


다르와 민지 그리고 예지와 은비는 난처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미수는 다르와 은비의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 힘을 더 주었다. 다르와 은비는 주저앉으며 소리쳤다.


“으으으. 알았어. 오케이, 오케!”

“알았지! 내가 얼마나 힘센 줄 말이야!”

“좋아~ 그럼 우리 보디가드가 돼주라!”

“암, 까짓것 해주지~”


그러자 다르와 민지와 은비와 예지 그리고 미수는 모두 한바탕 웃었다. 그들은 학교 앞에서 좀 떨어진 곳에 제과점으로 들어갔다. 사실은 미수가 한턱을 내겠다고 친구들을 끌고 들어갔던 것이었다. 제과점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팥빙수를 시켰다. 이제는 네 명이 아니라 다섯 명이 되어서는 넓게 자리를 잡고는 수다를 떨기에 정신이 없었다.

이때에 은비의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은비는 핸드폰을 열고 전화를 받았다.


“인선이니?”

“응, 언니야~ 이번 여름에 우리 집에 놀러 오건디? 많이 보고 싶어!”

“얘들아~ 인선이 전화다. 놀러 오란다.”

“인선이가 누구니?”


미수가 은비의 폰을 들여다보려고 얼굴을 내밀며 물었다. 다르가 미수에게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일전에 여행 중에 납치될 뻔했던 아이를 구해준 그 여자아이라고 했다. 그러자 미수는 흥미를 느껴 재차 물었다.

“그 여자아이의 집이 어딘데?”

“목포.”

“전라도 목포? 가보자~”

“넌 아니지~ 아직 결정 안 했다.”

“헐~ 난 보디가드잖아! 당연히 같이 가야지.”

“어떡하지? 미국친구들도 같이 가야겠지?”


은비가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물었다. 그러자 예지가 나서서 말했다.


“그래야겠지.”

“가만, 일본에 있는 하루는 어떡하지?”

“연락해 보자~ 어떻게 지내는지도 알 겸.”


다르가 입을 열었다. 사실 다르는 일본친구 하루가 궁금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러다가는 모두 모이게 되겠는 걸~”


민지가 흥미롭다는 듯이 팔짱을 낀 채로 말했다. 예지도 은비도 다르도 재미있을 거라는 등 얼굴에 끼가 가득했다. 미수는 눈이 동그래져서는 이게 뭔 일이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다르가 예지의 신호를 받아서는 곧바로 하루에게 문자를 보냈다. 기다렸다는 듯이 하루가 곧 답장이 왔다.


“안녕! 반갑다. 뭐 하고 지내요? 나 오늘 방학했어!”

“오늘 방학했어? 7월 중순인데 벌써 했어?”

“원래 이맘때에 해! 우리 만날 수 있을까?”

“그렇잖아도……. 이번 방학 때에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연락한 거야.”

“나도 좋아! 엄마에게 물어볼게.”

“미국 친구들도 와~ 너도 왔으면 해!”

“그럼 나도 가야지! 방학이 언제야?”

“우린 칠월 말이야. 그때 오면 되겠다.”

“알았어! 다시 연락할게~ 보고 싶다.”

“우리도 보고 싶어! 꼭 만나자!”


결국은 하루까지도 만나게 될 듯싶다. 그렇게 되면 총인원이 아홉 명이 되는 셈이다.


“가만? 이렇게 되면 단체 활동이 되는 거잖아~ 담임선생님께 보고해야 할걸.”


역시 예지가 학급 반장이다 보니 책임감이 있었다. 학생들이 단체로 어딜 갈 때에는 학교에 보고하라고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이었다. 일단 계획을 세워보자고 하면서 각자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제일 맘에 드는 걸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는 제과점을 나왔다. 수미는 매우 신났다. 이렇게 끼워준 건만도 기분이 좋은데, 멋진 여름방학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하늘을 날 것만 같았다.

미수의 집은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파트에 살고 있다. 학교는 SH여자중학교이었다.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비는 같은 동네이어서 항상 같이 다니는 편이다. 미수는 너무나 신나서 깡충깡충 뛰듯이 친구들과 헤어지고는 집으로 갔다.

오늘은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비는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집으로 갔다. 사실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느라 버스 타고 가는 것을 그만두고 걸어서 갔다. 다르는 친구들과 헤어지고는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 되어버렸다. 집으로 들어오는 다르를 보고는 어머니는 말했다.


“다르야, 오늘은 왜 늦었니? 걸어왔니?”

“네, 실은 미수가 팥빙수를 사줘서 친구들이랑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렇게 늦어버렸네요. 죄송해요.”

“그랬었구나! 그래, 미수가 웬일로 너희들 모두에게 빙수를 사줘?”

“엄마! 사실은 미수가 우리 팀에 들어오겠다고 해서 한턱낸 거야.”

“그래? 그럼 사인조가 아니라 오 인조가 되겠군!”

“오 인조? 사실은 더 많지~ 가만……. 팔인조가 되겠는데요.”

“팔 인조? 너무 많지 않겠니? 떼 지어 다닐라~ 사람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하겠다.”

“우리가 오리인가요? 떼 지어 다니게요.”

“어떻든, 몰려다니지는 마라. 남 보기엔 안 좋아~”

“네, 알았어요.”

“배고프지 않니? 저녁식사는 다 됐단다.”

“네, 곧 씻고 올게요.”


다르는 어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치고는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는 세면실로 갔다. 다르의 어머니는 그새 식탁 위에 저녁식사 준비를 차려놓았다. 오늘은 다르의 아버지가 늦는가 보다 다르와 어머니 둘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다르는 방으로 들어갔다.

다르는 책상 앞에 의자에 앉아서는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창가에 밝은 달빛을 보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와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달빛도 밝았다. 하늘에는 달 주변에 약간의 구름들이 달빛에 돋보이면서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가족처럼 보였다.


“보기가 좋구나. 외롭지 않겠네!”

“그렇게 보이니? 남들은 날 보고 늘 외롭다고 하던데......”

“그건 달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다는 거야. 네가 아니고…….”

“그래? 그런 거였어! 난 또……. 날 그렇게 보는 줄로만 알았지.”

“뭐, 궁금한 거 있으면 말해! 언제든지......”

“미국친구들이 지금 한국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단다. 곧 갈 것 같아~”

“네가 어떻게 알아? 몰래 봤구나!”

“몰래 보긴....... 너만 내 친군 줄 아니? 린다도 줄리아도 내 친구야!”

“그래? 넌 영어를 알아들어?”

“뭔 소리? 난 세계 언어를 다 알아듣거든…….”

“그렇구나! 미안~ 알려줘서 고마워!”

“곧 연락할 거야. 출발하기 전에 말이야.”

“기다리고 있어! 좀 피곤하다. 시험도 끝났으니 일찍 자야겠다. 굿 나이트~”

“굿 나이트 유!”


다르는 창밖에 있는 달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는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동안 기말고사 시험 준비하느라 많이도 피곤하였던 모양이다. 달도 잘 자라고 달빛을 낮추어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44. 내가 가니 지금 모이라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