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동화 3 편 - 다르 소녀와 달무리 검]
저녁 9시 반이 되어서 민박집에 여학생들과 선생님이 도착을 했다. 늦은 시간인데도 주인아주머니는 여학생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민박집 마당에 버스가 들어서고 여학생들은 차례로 버스에서 내렸다. 선생님도 함께 내렸다.
“혼저옵서예!”
“저희 혼자 아닌데요? 모두 10명이에요.”
“죄송해요. 어서 오세요란 말씀서예.”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 따라 모두들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예지가 예약된 것을 확인하고는 선생님과 함께 집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다. 다른 여학생들은 집안을 둘러보고는 마음에 들었는지 거실에 가방들을 내려놓고는 여기저기 문들을 열어보고 야단들이다. 그렇게 요란을 피우던 여학생들은 거실에 다 모여 잠자리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에는 선생님을 편히 지내시도록 하자는 의견으로 침대가 있는 옆방으로 모시기로 했다. 선생님은 여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받아들이기로 하셨다. 그리고 거실에서 선생님이 계실 방의 반대편에는 침대가 없는 넓은 방에서 모두 함께 자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학생들은 거실에 있는 각자의 가방을 들고는 선생님께 편히 주무시라고 단체로 인사를 하고는 넓은 방으로 갔다. 그리고 각자의 편리대로 가방을 여기저기 놓고는 이불을 몽땅 꺼내어 방바닥에 깔아놓았다. 그러자 은비와 미수는 이불 위에서 빙그르 굴렀다. 민지는 태권도 기본동작을 선보였다. 예지는 잠자리 배치에 대해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다르와 하루랑 대화를 하고 있었다. 결국 여학생들은 동서남북으로 잠자리를 배치하고는 모두 누웠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여학생들의 머리들이 중앙으로 몰려있다는 것이다. 그때에 미수가 고개를 들고는 소리쳤다.
“야! 머리통들이 한 곳으로 모였잖아~ 잠 잘거니? 아님 수다를 떨거니?”
“뭐~ 수다 떨다 자면 되지……. 뭘 걱정이니?”
워낙 수다쟁인 은비는 인선이를 꼭 안고는 고개만 들고는 한마디 했다. 그러자 미수는 지지 않겠다는 듯이 대장처럼 큰소리로 말했다.
“그럼 오늘밤엔 귀신얘기나 하자~ 가장 무서운 얘기 한 사람에게 내일 일일 대장을 시키는 걸로....... 어때?”
“일일 대장? 그게 뭔데?”
은비가 되묻자 특히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하루는 얼떨떨해하였다. 그러자 예지가 좋은 생각이라며 설명을 했다.
“좋은 생각이야~ 내일은 우리 시내버스를 이용할 거거든....... 관광할 장소를 지정하고 결정하는 권한을 주는 거지. 무엇을 관광할지, 어디서 내릴지, 그런 거 말이야.”
“좋아! 그럼 누구부터 시작할래?”
민지가 좋다고 하면서 다르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자 다르는 당황 해 하면서 말했다.
“저번에는 내가 먼저 했잖아! 이번에 다른 사람이 먼저 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을 때에 인선이가 하루에게 말했다.
“하루 언니야, 언니가 먼저 해주라~ 일본에 무서운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래, 하루야, 네가 먼저 해라!”
예지가 그렇게 하루에게 먼저 할 기회를 주고자 했다. 예지는 하루가 너무 소심한 것을 보고 늘 마음에 걸렸었던 것이었다. 용케 하루는 먼저 하겠다고 했다.
“어느 날 여학생 셋이 어두운 밤길에 집으로 가고 있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다 보니 수양버들나무가 있는 넓은 길에 이르렀지. 그날에는 달도 매우 밝았거든, 그래서 세 여학생은 달을 보며 반겼지. 그리고 달빛에 자신들의 그림자를 보려고 돌아섰거든.
그런데 두 여학생의 그림자는 보이는데, 가운데 있던 여학생의 그림자가 없는 거야. 그러자 셋은 놀랐지 그리고 가운데 친구의 그림자를 찾았지. 그때에 수양버들나무 가지에 그림자가 걸려 있는 거야. 여학생 셋은 놀라서 막 뛰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뒤를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서 소리쳤지. ‘어머, 얘들아~ 우리 그림자도 없어졌어.’ 모두 뛰면서 뒤를 돌아보았지.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서 그림자 셋이 뛰어오고 있는 거야. 너무 놀란 여학생 셋은 죽으라고 뛰었지. 얼마나 뛰었는지 금세 한 여학생의 집에 도달을 한 거야. 집안으로 후다닥 들어갔지.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았어. 달이 구름 속으로 숨어버렸더니 창밖엔 어두운 거야. 그리고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어. 어디로 갔을까?”
“집으로 갔겠지 뭐. 누나야~”
“누구 집에 갔을까?”
“그림자가 무슨 집이 있어?”
민지가 나서서 말했다. 그러자 모두 웃었다. 아니 너무 긴장하다 보니 저절로 웃고 말았던 것 같았다.
“여학생 셋은 안심을 하고는 방안에 주저앉았다. 그때 여학생들은 서로의 앉은자리에 그림자가 살짝 보였던 거야. 서로 자기의 그림자를 만져보았지.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러자 안심을 하고는 서로 쳐다보며 웃었어. ‘우리가 괜히 놀란 거야. 별것 아닌데 말이야.’ 그러나 여학생 둘은 조심스럽게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이상이야.”
“언니야~ 재밌다. 언니 그림자가 없네?”
“뭐?”
하루가 깜짝 놀라서 일어나 앉았다. 그러자 다른 친구들도 모두 일어나 앉아서는 한바탕 웃었다.
“하루가 더 놀라잖아!”
“다음은 누가 할래?”
“내가 할게!”
줄리아가 나서서 말했다. 그러자 친구들은 기대가 됐다는 듯이 자리에 눕지도 않고 줄리아를 쳐다보았다.
“이대로 앉아서 들을 거야?”
“응, 어서 얘기해!”
“바다의 물귀신이야기야. 어른이나 아이들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았었지. 배라고 하기엔 큰 통나무 안을 파내어서 만든 길이 2 미터 되는 통나무배였지. 열 살 된 형과 일곱 살 된 여동생과 아홉 살 된 콩이는 통나무배를 끌고 바다로 나갔어.
그런데 그날은 바람도 없고 매우 파도가 잔잔한 고요한 아침이었지. 이런 날에는 물고기가 거의 나타나질 않아서 고기를 잡기가 워낙 힘들지. 그래도 셋 남매는 꼭 물고기를 잡아가야만 했어. 왜냐하면, 홀어머니가 앓고 누워있었거든. 태양이 머리 위에 올 때까지도 남매는 한 마리도 물고기를 잡지 못했지.
그때에 여동생이 소리를 쳤어. ‘오빠야, 저기 뭐야?’ 오빠들은 여동생이 가리키는 쪽을 쳐다보았지. 커다란 바위만 한 사람의 얼굴이었어. 그 얼굴이 입을 크게 벌리고는 물을 빨아들이고 있는 거야. 남매가 타고 있는 통나무배도 그 물살을 따라 큰 입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지. 남매는 기절을 한 채로 말이야. 그때에 바닷가에 있는 배들에서 사람들이 본거지. 모두들 놀랐지. 황급히 육지로 올라온 거야. 그 큰 얼굴은 바다 위를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수평선으로 사라졌어.
그 후로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를 두려워했지. 그러나 물고기를 식량으로 하는 바닷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야만 했어. 그러나 바람이 없고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일 때에는 아무도 바다로 나가질 않게 되었지.”
“언니야, 그 남매가 불쌍하다.”
“다음은 누구?”
“내가 할게!”
은비가 나서서 하겠다고 말했다. 인선은 은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은비 언니 옆에 바싹 붙어 앉았다.
“부산 영도는 옛날에는 절영도, 절명도라 불렀어. 거기에는 유명한 태종대와 망부석이 있어. 일제시절에 그 사이에는 예쁜 일본식 집이 있었지. 그 집에는 젊은 일본인 부부가 알콩달콩 살았었지. 그런데 행방이 되기 전에 남편은 바다로 나간 후에 돌아오지 않았어. 그러나 일본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가 행방이 되었지. 그런데 그 여자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았어. 결국엔 그 집안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지. 그리고 이 집은 너무나 아름답고 잘 지워졌지만 흉가로 남아있었던 거야. 어느 날 노부부가 이 집을 싸게 구입하여 살게 되었단다. 마을 사람들이 일본여자의 한이 담긴 집이라서 귀신이 나온다고 했어. 그런데도 노부부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별일 없을 거라며 당당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갈수록 할아버지는 흉한 꿈을 꾸고 헛것을 보게 된 거야.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는 문을 향해 손을 저으며 저리 가라고 외치는 거야. 결국은 시름시름 앓다가 정신이 나가고 말았어.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믿음이 약해서 그런다고 하면서 할아버지를 붙잡고 기도한다고 애를 썼지만, 할아버지는 점점 더 심해져 갔어. 결국에는 할아버지는 정신이 돌아버리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할아버지를 잃은 할머니는 그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어. 결국에는 일본 여자가 남편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난 것처럼, 할머니도 할아버지를 잃어버린 후에야 마당에 나와 망부석을 바라보다가 결국을 그곳을 떠나게 되었단다.”
“맞아, 흉가에서 살면 안 되는 거야!”
“너무 슬프다. 언니야~ 이 이야기는 진짜 같아!”
“그래, 맞아! 실제 있었던 이야기야.”
“실제라고 하니깐 으스스하다!”
“다음은 누구? 민지, 네가 할래?”
“응. 경주의 동해에 동굴들이 많은데, 그중에 한 동굴에 대한 이야기야.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서려면, 먼저 이 동굴에 와서 한 여인을 받쳐야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전설에 대한 이야기지. 해마다 봄이 돌아오면 용천제(龍天祭)를 드리기 위해서 마을에 한 여인을 제물로 드려야 한다는 거지.
어느 날 그 나라에 왕자가 사냥을 나왔다가 일행에 헤어져 헤매고 있었지. 하얀 말을 탄 왕자는 지친 몸으로 동해에 작은 마을에 도달했거든, 거의 탈진상태여서 정신이 오라가락 했던 거야. 그러다가 어느 작은 초막 앞에서 그만 말에서 떨어져 버렸지.
그때에 물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오던 한 여인이 땅에 쓰러져 있는 왕자를 발견하고는 부축해서 방 안으로 옮기고는 잘 간병을 해 주었지. 왕자는 의식을 찾고는 간병한 여인에게 고맙다고, 이 은혜를 꼭 갚겠다고 말했어.
그런데 그 여인은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지. 비록 가난하게 살고 있지만 마을에서는 효녀라고 칭찬이 자자했어. 왕자는 거의 회복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차비를 하려는데, 관가에서 건장한 남자들이 몰려왔어. 그리고는 이 집에 여인이 이번에 제물로 뽑혔다고 하며 여인을 데려가겠다고 하는 거야. 여인은 홀어머니를 두고는 못 간다고 사정을 했지.
그러나 이미 뽑힌 이상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어. 그리고 강제로 여인을 끌고 갔지. 홀로 남은 어머니는 말없이 눈물만 흐르고 계신 거야. 이를 본 왕자는 도저히 그냥 떠날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왕자는 그 일행의 뒤를 따라갔지.
동해바다가 보이는 어느 동굴 앞에 제단이 있었고, 그 여인은 제단 위에 묶인 채 앉아 있었어. 많은 마을 사람들은 구경거리인양 주변에 몰려와 지켜보고 있었어. 잠시 후에 동굴에서 커다란 용 한 마리가 스르르 나오더니만 제단 위에 있는 여인을 물어서는 동굴 안으로 들어갔어. 이를 지켜보던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여인에 대한 은혜를 잊을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왕자는 백마를 탄 채로 동굴 안으로 달려갔지. 마음 사람들은 경악을 하며 소리쳤어. ‘효녀를 구하라! 효녀를 구하라!’ 하며 소리쳤어. 그러자 잠시 후에 왕자는 여인을 말에 태운 채로 동굴에서 나오고 있었지. 마음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지. 그리고 관가에서 나온 건장한 젊은 남자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고, 마을 사람들도 뒤따라 동굴로 들어갔지. 동굴 안에는 용 한 마리가 피를 흘리며 죽어있었지.
여인을 태운 백마는 곧장 여인의 집으로 달려갔지. 말없이 눈물만 흐리고 계시던 여인의 어머니는 딸을 보자 통곡을 하며 여인을 끌어안았지. 그때서야 여인은 깨어났고 홀어머니와 서로 부둥켜안은 채로 한없이 눈물을 흐리고 있었지. 왕자는 그 여인에게 입맞춤을 하고는 금화를 주고는 다시 찾아오겠다고 하고는 떠나갔지. 그 후에 마을에서는 다시는 용천제를 드리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야. 끝.”
“언니야, 재미있다. 그 왕자는 다시 왔어?”
“그럼, 다시 와서는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했지.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거야.”
“이건 무서운 이야기라기보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네.”
“몰라~ 이것밖에 생각나는 게 없었어.”
“좋아, 다음은 누구? 이젠 다르가 할 차례인 것 같아?”
“나야? 음……. 귀신 이야기는 좀 그런데? 간단하게 얘기하지 뭐~ 옛날 옛날에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갔어. 나무꾼은 여유롭게 콧노래를 부르며 좋은 나뭇가지만을 잘라서는 지게에 쌓았지. 그리고는 깊은 산속을 내려오다가 개울소리가 들려서 땀도 나고 했으니 몸이나 씻고 갈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래서 지게를 한쪽에 세워두고는 개울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깊은 산속 개울에서 사람소리가 들리는 거야. ‘뭐지? 이런 깊은 산속에서 사람소리가 들리다니........’ 그러면서 주변을 기웃거리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갔지. 정말 두세 명의 여인네들이 개울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하고 있는 거야. 나무꾼은 놀라면서도 호기심에 살며시 숲 속을 헤치며 조금씩 다가간 거야. 그런데 나무꾼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은 여인네들은 휙 하고 뒤돌아보았어. 나무꾼은 순간 몸을 감추고는 여인네들의 얼굴을 보았지. 그런데 그 여인네들의 하얀 얼굴에는 눈코입이 없는 거였어. 기겁을 한 나무꾼은 숲을 헤치며 위로 도망을 쳤어. 그런 나무꾼의 모습을 본 여인네들의 웃음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거야. 나무꾼은 지게도 팽개치고는 ‘나 살려라~’ 하고는 줄행랑을 했어. 이상 끝.”
“뭐야~ 이게 다야?”
“언니야, 그 여인네는 정말 얼굴에 눈코입이 없어?”
“그럼, 사실은 여인네들의 피부가 너무 희어서 빛에 빛난 거지. 그렇게 몰래 남의 목욕하는 걸 보면 못쓰지. 그렇지? 인선아!”
“응, 맞아! 쌤통이다.”
“다음은 누가 할래? 린다? 아님 미수?”
“넌 언제 하니? 예지가 먼저 해!”
미수가 심통을 부렸다. 그러자 린다가 나서서는 먼저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어느 아름다운 마을에 예쁜 오두막집이 있었어. 그 집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살지 않았어. 그전에 많은 아이들과 함께 부부가 살았었어. 그런데 질병으로 온 가족이 죽게 되었지. 그때에 아이들도 죽자. 마지막으로 죽어갔던 여인은 자신의 아이들을 예쁜 옷으로 입혀 아이들 방에 누이고 방을 막아버렸어. 그리고 여인도 결국은 죽게 되었어. 나중에 이웃들이 발견하고는 부부의 시신을 거두어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어.
그런데 집이 너무나 예쁜 오두막집이서 이웃사람들이 잘 관리해 왔었어. 그러던 어느 날에 홀로 사는 한 나이 많은 여인이 이 예쁜 오두막집을 사서는 일하는 두 아주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어. 그런데 저녁이 되면 이 여인의 방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어. 때로는 맛있는 과자나 음식들을 해 오게 하고는 여인은 방으로 가져가는 거였어. 일하는 두 아주머니는 처음에는 적적하셔서 그런가 보다 했었어.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두 아주머니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래서 두 아주머니는 여인의 방을 몰래 들여다보았어. 그랬더니 여인은 여럿 아이들과 재밌게 놀고 있는 거였어. 깜짝 놀란 아주머니들은 여인의 방문을 열었어. 그랬더니 여인과 함께 놀던 아이들이 순간적으로 벽으로 사라져 버린 거였어. 나이 많은 여인은 화가 났어. 그래서 벽을 탁 치면서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다고 그랬어. 그때에 여인은 벽이 비어있는 느낌을 가지게 됐어.
그래서 아주머니들과 함께 벽을 뜯어보았어. 그랬더니 거기 벽 안에는 문이 있는 거였어. 그래서 여인은 문을 열어보았어. 그랬더니 거기에는 아이들의 미라가 누워져 있는 거였어. 아주머니는 경찰을 불었고, 여인은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놀랐어. 자기와 함께 놀아주었던 아이들이었던 거였어. 곧 경찰이 오고 직원들이 와서는 미라 된 아이들을 잘 장례를 치려 주어 아이들의 부모 곁에 묻어주었지.
그러나 여인은 자신과 함께 놀아주었던 귀여운 아이들이 미라였다는 것을 잊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두 아주머니는 여인을 예쁘게 치장을 해서는 멋진 장례를 치르고는 아이들이 묻힌 묘지 옆에 같이 있도록 해 주었어. 이상이야.”
“아~ 슬프다. 그리고 아름답다. 그렇지? 인선아!”
“응, 언니야, 그 아이들이 보고 싶다.”
“다음은 예지 네 차례야!”
“알았어! 수지는 맨 나중에 해라!”
“그러지 뭐~”
“생각해 봐라~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니? 아님 없다고 생각해?”
“귀신이 어디 있냐? 그냥 상상해 보는 거지.”
“은비는 그렇게 생각하니? 또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
“있다고 생각해~ 성경에도 나오잖아? 귀신 들린 아이......”
“그런데 귀신이야기하지 않고 뭐 하는 거니?”
“수미야, 내가 맨 나중에 하려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야~ 귀신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지만, 사실 귀신(鬼身)은 악령이 사람 몸속에 들어온 걸 말해! 그리고 사람마다 천사와 악령이 항상 곁에 있다고 해. 그런데 천사나 악령은 자유의지가 없어, 오직 사람만 자유의지가 있거든, 그걸 부러워하지. 그리고 천사는 사람의 자유의지를 간섭하지 않아, 악령은 사람의 자유의지를 괴롭혀서 혼란스럽게 하지.”
“넌 그런 걸 어디서 들었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터무니없는 소리 같아!”
“은비야, 나도 그랬어! 어릴 적에 오빠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해서는 날 울리고 그랬었지. 이젠 다 커서 그러지 못하는데,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해준 거야. 우린 전설이야기나 성경에서 천사와 사탄 또는 악령이라는 것을 듣고 알잖아? 이게 터무니없는 것이 아님을 사람들은 알기에 귀신이야기를 전해져 내려온 거야.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란 거지.”
“그건 그렇고 언제 귀신이야기 할 거니?”
“알았어! 미수야, 너무 그러지 말자. 이제 얘기할게. 귀신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말이야. 강철이란 학생이 있었어. 초등학교, 그 당시에는 초등학교라고 했어. 1960년대쯤에 이야기니깐, 집집마다 TV나 인터넷이 없었으니깐 아이들은 주로 밖에서 놀았단다. 어느 날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에 모였어. 보통 아이들이 모이면 이삼십 명씩 되거든, 거기엔 강철이도 있었지. 물론 남녀가 다 같이 모여서 놀아. 주로 놀이는 숨바꼭질이나 치기 놀이 또는 도둑놈 잡기 놀이 등등 숫자가 많으니깐 그런 놀이들을 많이 해. 그날은 소수의 경찰과 다수의 도둑으로 편을 짜고 쫓고 도망가고 그런 놀이지. 특히 어둑어둑해질 때면 더욱 재미나는 거야. 학교의 운동장이 얼마나 넓으니, 그리고 숨을 곳도 많고. 강철이는 도둑이었지. 잡힌 도둑들은 운동장 한가운데에 원을 크게 그려놓고 감옥이라고 해서 거기에 잡힌 도둑을 가둬놔. 그때에 강철은 화장실에 소피(오줌) 보려고 들어갔다가 금방 뛰어나온 거야. 소피를 보려고 하는데 뒤에 문기둥에 흰 귀신이 서있는 거야. 강철은 놀라 소피도 다 못 누고는 뛰어나온 거지. 그리고 소리쳤어. ‘얘들아! 화장실에 귀신 있다. 하얀 귀신이야~’ 그리고는 강철을 집으로 도망갔지. 아이들도 그 말에 모두들 집으로 가버렸어. 다음 날 아침에 학교에 간 강철은 그 귀신이 궁금한 거야. 그래서 강철은 곧바로 그 화장실로 갔지. 날이 밝으니깐 덜 무서웠던 거지. 그 당시에는 화장실이 학교 건물 안에 없고 건물 밖에 따로 화장실이 있었어. 그것도 재래식 화장실이지. 남자화장실은 소변보는 곳과 대변보는 것이 따로 있어. 대변보는 곳은 구멍이 뻥 뚫려 있고 깊었지. 빠지면 못 나온데, 강철은 화장실 소변보는 곳으로 갔지. 그리고 입구에서 안을 두리번거리며 살폈단다. 근데 문 안쪽에 흰 옷이 걸려 있는 거였어. ‘어? 저거였어? 그냥 옷이잖아! 귀신인 줄 알았네. 치~’ 그리고는 멋쩍어하며 교실에 갔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친구들이 놀릴까 봐. 이상이야. 어때 흰옷을 귀신으로 본 강철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맞아! 착각을 한 거지. 귀신으로 말이야.”
“미수, 이제 알겠지? 귀신이 있다 없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먼저 귀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지. 대부분은 먼저 착각을 하게 되지.”
“그렇구나!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보게 된다 이거지?”
“민지의 말이 맞아! 보이는 대로 생각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고 있는 대로 보는 거지.”
“그래! 귀신을 무서워하지 말자! 다 상상일 뿐이야.”
“이건 귀신 이야기가 아니고 귀신 강연을 하는 거였네. 다음은 수지차례야!”
이제 좀 안심이 된다는 듯이 민지가 수지를 쳐다보며 말했다. 수지는 자세를 바로 잡고는 몸에 힘을 주며 포주를 취했다.
“나의 귀신이야기는......, 옛날, 조선시대였지. 그 당시에는 봇짐장사꾼들이 참 많았어. 이 마을 저 마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고 소식도 전해주고 그랬었지. 봇짐장사꾼은 물건도 팔고 소식도 전해주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도 꾸며서 전해주고 그랬었지. 그런 이야기 중에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귀신이야기였어. 왜냐하면 귀신이야기를 해주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오거든. 그중에 재밌는 귀신이야기가 뭐냐 하면..........”
“뜸 들이지 말고 펄떡 말해라~ 귀가 간지럽다야.”
“은비야~ 기다려라~ 이런 이야기지. 어느 날 봇짐장사꾼이 마을야산으로 넘어가는데, 그곳에는 공동묘지가 있었거든. 그리 어둡지 않은 늦은 시간이었지. 공동묘지를 지나쳐간 봇짐장사꾼의 봇짐이 점점 무거워지는 거였어. ‘허허, 웬 짐이 무겁더냐?’ 그래도 꾹 참고 고개를 넘어가는데, 점점 무거워지더니 도저히 갈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봇짐장사꾼은 한 늙은 나무 아래에 주저앉았지. 그리고는 봇짐을 내리고 살펴보았지. 이상이 없는 거야. ‘어찌 짐이 무거웠을꼬?’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짐을 메고 가던 길을 가는데 점점 봇짐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는 거야. 가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 하기를 여러 번이었는데, 짐을 손으로 들어보면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어. 그런데 등에 메고 가면 이상하게도 점점 무거워지는 거였어. 결국은 장사를 못하고 그만 집으로 돌아왔지.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그래서 장사꾼은 몸이 허약해서 그런가 하고는 일단 쉬기로 했지. 그래서 푹 자고 일어났는데, 글쎄 눈앞에 밥상이 차려져 있는 거야. 혼자 사는 장사꾼은 깜짝 놀랐지. ‘이게 뭐야? 누가 왔나?’ 하고 부엌으로 가보야지. 아무도 없는 거야. 장사꾼은 며칠 동안을 먹고 자고, 먹고 자고 그랬지. 장사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너무 궁금한 거지. 그래서 장사꾼은 자는 척하고는 살폈지. 그랬더니 아리따운 여인이 아침저녁으로 음식을 차려놓은 거였지. 그뿐 아니라 방청소와 빨래까지 해 놓은 거였어. 장사꾼은 기다렸다가 음식을 차려서 들어오는 여인을 덥석 덮쳤지. 그러자 그 여인은 더 이상은 숨기지 않고 사실을 말했어.”
“뭐라고?”
“오~ 린다가 궁금하구나! 그 여인은 며칠 전에 낭군을 잃었다는 거야. 즉 세상을 떠났다는 거지. 그래서 한없이 슬퍼하다가 공동묘지 근처에 있는 나무에 목메어 죽었었다는 거야. 그러니깐 그 여인은 실제 사람이 아니었던 거지. 즉 귀신인 거였어. 그런데 장사꾼이 지나갈 때에 봇짐 위에 앉았었다는 거야. 그렇게 함께 돌아다니다가 결국엔 장사꾼 집에 머물게 되었다는 거지. 그 이야기를 듣던 장사꾼은 그만 기절하고 말았어. 이제는 어쩔 수가 없었지. 장사꾼도 혼자이니 그 귀신여인과 함께 살게 된 거야. 낮에는 장사하러 나갔다가 저녁이 되면 그 여인과 오순도순 재밌게 살았다는 거였어. 이상입니다.”
“언니야!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귀신이랑 살아?”
“인선아! 귀신이 무서우면 같이 못살지. 그러나 귀신을 불쌍히 여긴 장사꾼은 그 여인의 한을 풀어주고 싶었던 거였지.”
“와~ 멋진 장사꾼 아저씨네!”
“오~ 모두들 나만 빼놓고 재미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섭섭하네.”
“어머나, 선생님! 안 주무셨어요? 죄송해요.”
이때에 선생님이 열려있는 방문 옆에 앉아 계셨던 것이었다. 그리고는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엿듣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선생님은 건넌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자꾸 소곤소곤하는 소리가 들려서 잠이 들었다 깼다 하였던 것이었지. 그래서 살며시 거실에 나오셨다가 열린 방문에서 소리가 나는 걸 아시고는 잠잠히 듣고 계셨던 것이었다.
“나도 귀신이야기 하나 해볼까?”
“선생님도요? 그럼 이 게임에 동참하시는 거예요.”
“무슨 게임?”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한 사람은 내일 하루 대장이 되는 거예요.”
“그래? 그럼 당연히 나도 참여해야지!”
“좋아요. 무슨 귀신이야기죠?”
“들어봐요~ 제주도에 우리가 여행을 왔으니 제주귀신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제주도예요?”
“그래요. 제주도에 귀신은 ‘어둑시니’라고 한단다. 즉 어둠의 귀신이라고 하지. 어둑시니 중에 ‘그슨새’란 귀신이 있단다. 이 그슨새는 흐린 날이나 안개 낀 날에는 나타나서 유혹한다는 것이지. 자 들어봐! 어느 날 한 소년이 늦도록 학교에서 놀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었지. 학교에서 놀 때에는 날씨가 참 좋았지. 집으로 가는 길이 20리(8km)나 되어서 소년은 1시간이나 걸어가야 집에 도착을 하거든, 그런데 고갯길을 넘어가는 데에 갑자기 안개가 자욱한 거야. 앞이 전혀 안 보일 정도였지. 소년은 아는 길이라서 겁 없이 씩씩하게 걸어갔지. 그때에 한 아이가 주젱이(볏짚단의 우산)를 쓰고 가고 있는 거였지. 소년은 혼자 고개를 넘어가는 것보다 친구가 생겨서 좋다고 다가가 말을 걸었지. 그런데 자세히 보니 소년의 반 여자 친구였어. ‘너, 늦게 집에 가고 있니?’ 그러자 그 소녀는 말이 없었어. 그래서 소년은 그 소녀의 얼굴을 보려고 주젱이를 제켰더니 허수아비의 얼굴이었어. 소년은 깜짝 놀라 뒷걸음쳤지. 그러자 소녀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거야. 소년은 겁을 먹고는 막 달렸지.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으로 말이야. 어떻게 됐겠니? 소년은 안갯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어. 다음날 이른 아침에 한 어부가 고기를 잡으려고 바닷가로 나왔지. 그런데 어부는 바닷가에 화강암 바위에 소년이 피를 흘린 채로 죽어있는 거야. 곧 경찰에 알려 그 소년을 이송해 갔어.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 고개에는 자주 그슨새가 나타난다고 말했어. 특히 흐린 날이나 안개 낀 날에는 틀림없이 나타난다고 말이야. 이 정도로 끝내자.”
“어머, 선생님, 우리는 어떡해요?”
“인선아, 걱정 마라. 혼자만 다니지 않으면 괜찮아~ 그슨새는 혼자 다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거든.”
“우리도 뭉쳐 다니자! 그슨새가 나타날지 모르잖아~”
은비가 인선이를 생각해서 말했다. 그러자 모두들 그렇게 하자고 서로 손에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파이팅 하고 외쳤다. 이때에 예지가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누가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내가 어찌 알겠니? 처음부터 듣지 못했거든……. 아쉽다.”
“참, 선생님은 나중에 오셨지요. 제 생각에는 하루의 그림자귀신인 듯해요.”
다르가 하루의 이야기가 가장 무서웠다고 슬쩍 말했다. 그러자 수미가 손을 휘저으며 나서서 말했다.
“내 생각엔 선생님의 그슨새가 너무 무서웠어. 곧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잖아~”
그러자 모두들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은 선생님이 내일 하루 대장이 된 셈이었다.
“좋아! 내일은 내가 대장이다. 모두 내 말에 복종할 것. 알았어요. 그럼 오늘은 이만 하고 모두들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납시다.”
“네!”
그렇게 선생님은 여학생들을 모두 잠자리에 누워 자는 것을 지켜본 후에 선생님의 방으로 들어가셔서 주무셨다. 이런 모습을 끝가지 지켜보던 제주도 달은 빙그레 웃으며 파도소리와 함께 바닷가로 멀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