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각 01]복잡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까.
감정에게 바라는 나의 마음이다.
"너네 쫌 나눠져라! 베스트 프렌드 그만하고."
내 마음은 나도 잘 모를 때가 더 많다.
기분이 퍽 상하다가도 조금이라도 기쁜 일을 만나면 1초 전 내가 먹구름 상태였다는 것도 잊은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만다.
기쁨, 슬픔, 우울, 화남, 분노, 행복, 애증···.
사람의 감정에 대한 단어로 정의한 것은 많지만 사실상 '이거야!' 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은 조각 케이크가 아니라서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행복함 20%, 기쁨 17%이었다가 지금은 우울 30% 그리고 화남 70%야.'라고 말할 수 없다. 그저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일상적인 감정들은 무던히 느껴왔었고 그렇게 크게 내게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기에 그저 흘러가게 두지만 가끔은 *이성적인 감정들의 진두지휘로도 조절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있다. (*내가 나에게 하는 말로, 한 껏 조절한 마음을 담아 내가 속으로 나에게 하는 말이다.)
버겁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들이 내 머리와 마음을 오가며 비상사태를 알리는 상황은 그렇게 썩 반기는 순간이 아니다. 일상은 흘러가는데 답답하고 어떻게든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 그 속에서 해결해보려 안간힘을 쓰고 버티기를 며칠, 몇 달을 보내다 쌓여버린 감정들이 쏟아져 질식할 것 같을 순간. 그런 때는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없고, 공부나 돈 혹은 타인의 조언 그 모든 외부에 의한 방법들로도 해결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그대로 두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나 자신인 것을 알지만 그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고 안쓰러운 나의 모습과 터져버린 수십 가지의 감정들에 벅차올라 눈물이 펑펑 난다.
'마음껏 울어버려. 꽉 막혀있던 감정들이 눈물로 몸과 마음에서 방을 빼면 좀 나을지도 몰라. 상황은 나아질 것이 없지만 적어도 나의 기분은 조금 차분해질 수 있을 거야.'
어른이라고 불리는 나이가 되었어도 아이처럼 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단기간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려 애쓰는 것처럼. '끅끅.' 마음을 애써 누르려는 것 같은 울음. 한번 터져버리면 달리기를 한 것 마냥 숨이 턱 끝까지 차는 울음. 그런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에는 너무나 많은 감정이 타고 흐른다.
이 감정들을 차곡차곡 접어 각 감정별로 분리수거할 수 있다면 좋겠다.
"참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 무엇보다 내가 나를 잘 안다는 뜻이며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플라스틱 같은 감정, 종이 같은 마음, 유리 같은 조각으로 분류해서 깔끔하게 버려낼 수 있다면.